2005년도 수능 개편시안 - 결국 국·영·수 집중 부채질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연구위원회는 지난22일 ‘대학수학능력시험 2005년도 개편시안’을 발표하였다. 7차교육과정은 10학년까지의 국민공통과정과 11∼12학년의 선택 교육과정, 그리고 수준별 교육과정 및 시·도교육청과 학교별, 학생별 선택과목이 운영이 확대되므로 현재와는 다른 형태의 시험체제가 나와야 하고, 이러한 요구를 효율적으로 대학수능이 선도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5가지 개편시안
제1안은 ‘현 대학수학능력시험 보완안’으로, 현행 수능 시험의 기본 틀을 그대로 유지하되 출제 범위 및 내용 수준의 일부를 7차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게 일부 수정·보완하는 방안이다.

제2안은 ‘교과영역별 단일 선택시험안’으로 7차 교육과정에 따라 예상되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편성·운영 실제, 그리고 예상되는 대학의 모집단위별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집중 이수할 교과영역으로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의 5개 영역을 설정하고, 그 이수 수준에 따라 고등학교 1학년의 국민공통기본교과목을 중심으로 심화선택과목의 일부를 포함한 ‘보통시험’과 고등학교 2, 3학년의 심화선택과목을 중심으로 한 ‘심화시험’으로 이원화하여 교과영역별로 두 시험중 하나만 택하도록 하고 있다.

제3안은 ‘기본교과 공통시험(수능Ⅰ)과 선택과목 선택시험(수능Ⅱ)안’으로 국민공동기본교육과정과 선택중심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제7차 교육과정의 기본 편제에 부합하도록 ‘공통시험’(수능Ⅰ)과 ‘선택시험’(수능Ⅱ)으로 이원화하는 방안이다.
공통시험은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5개영역(언어, 수리, 사회탐구, 과학탐구, 영어) 기초학력검사이며, 고등학교 2, 3학년학기 초에 각 1회 응시 가능. 선택시험은 6개영역(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제2외국어 및 한문)을 설정한후, 각 영역에 포함되는 선택과목별로 시험을 구성한 학업성취도 검사로 고3말에 1회실시한다.

제4안은 ‘일반학업능력시험(수능Ⅰ)과 교과목 선택시험(수능Ⅱ)안'으로서, 대학에서 학업할 수 있는 기존 능력을 측정하는 ‘일반학업능력시험’과 교육과정에 있는 교과목을 중심으로 한 ‘교과목 선택시험’으로 이원화하는 방안이다. 일반학업능력시험은 평가 영역을 ‘언어, 수리, 영어’로 국한하고, 고2부터 연 2회 실시한다. 교과목 선택시험은 교과목별 학업성취도 검사로서 고3말에 1회 실시한다.

제5안은 ‘학업적성검사(수능Ⅰ)와 기초학력검사(수능Ⅱ)안’으로 교육과정의 변화와는 무관하게 대학에서 요구하는 일반학업적성과 기초학력을 측정하는 검사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학업적성검사는 미국의 SAT Ⅰ 시험과 같이 언어적성과 수리적성을 측정하는 검사이며, 기초학력검사는 미국의 ACT 기초학력검사와 같은 대학교육에 필요한 최소한의 성취기준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개편시안 무엇이 문제인가

시험부담 늘고 사교육비 증가

이번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시안을 살펴보면 1안을 제외하고 모두 수능Ⅰ과 수능Ⅱ의 이원화 정책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위원회는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체제 개편의 필요성을 “7차 교육과정에 따른 대수능 시험의 내용변화와 사회적 요구”라고 밝히고 있어, 7차 교육과정과 무관한 제1안과 5안은 도입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개편시안의 핵심은 2, 3, 4안에 모아지고 있다.
우선 이번 개편시안은 2안을 제외하고는 학생들이 적어도 2∼3회에 걸쳐 시험을 치뤄야 하므로 시험 부담의 가중과 이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가 당연시 될 것이다.
2안 또한 주당 15과목씩 배우는 다교과 피상학습에서 벗어나 학생의 수험 준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 하고 있으나 문과 학생들이 인문이나 사회에 대한 심화시험을 선택하는 경우 15에서 16과목씩을 고3때 집중적으로 이수해야 하므로 시험부담을 전혀 줄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학교교육의 파행화를 불러올 것이다. 이번 개편시안들을 보면 적어도 2년전에 대학에서는 입시요강 발표를 선행하고 있다. 따라서 고2, 3에서는 79개나 되는 선택과목 중 시험과목에서 제외된 과목은 파행을 불러오게 된다. 특히, 대학은 ‘국영수+전공’ 방식을 원하고 있어, 결국 국영수 중심의 교육과정 편성 획일화를 불러일으킨다. 동시에 대학의 학부나 계열단위 선택교과의 편중과 교양선택의 ‘몰락’을 필연적으로 예고하고 있다.

학교교육과정과의 관계성에 있어서도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주장하고 있는 7차교육과정은 다양한 선택권을 학생들에게 주어 흥미, 적성, 진로와 관련한 개인의 선택을 모아 개인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 하지만 대학이 원하는 것은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가 아니라, 국영수 성적과 전공분야이다. 학생들은 대학입시에 필요한 선택과정을 먼저 선택할 것이지 학생 개인의 선택과정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7차교육과정의 교과목 선택제의 오류와 한계를 스스로 밝힌 꼴이라 하겠다. 선택 교과목수가 79개나 제시되었지만, 이를 전부 시험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한정된 선택교과만 시험과목으로 설정해야 하는데 특히 3안은 구체적으로 대학에서의 학업과의 연계성 등을 들어 그 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하고 있다. 이는 결국 교과 선택제의 문제점을 본질적으로 드러낸 것이라 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편시안 마련에 대한 졸속성을 들 수 있다. 이 개편시안은 22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계속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12월 중순경에 확정될 것이다. 그러나 무려 5가지나 되는 개편시안을 이제 내오고 나서 12월 중순까지 개편안을 확정한 다는 것은 제도의 졸속성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며, 한편에서는 수능이원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개선안 마련을 희석시키기 위한 물타기가 아닌가 하는 지적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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