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협상의 위기!
남반구연구소(Focus on Global South, www.focusweb.org) 10/22, 아일린 콰*
제네바 - 미국, 유럽연합, 그리고 WTO 사무국은 회원국 중 절반 이상이 새로운 의제가 이번 11월 9일 WTO 각료회의에 제출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새로운 의제들이 포함된 새로운 무역 협상 라운드를 밀어붙이려 안달이다.
여러 수도에서뿐만 아니라 제네바에서도 강대국들은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비공식 각료회의와 같은) 슈퍼 그린룸(Super Green Room, 주요 선진국들과 소수 영향력 있는 개발도상국들만 참여하는, 각료회의 전에 주요 사안에 대한 합의점들을 도출하기 위한 소규모 회의-옮긴이) 회의를 개최하는 것에서부터, 주요 선진국들이 입장을 바꿨다는 거짓 소문을 퍼트리고 WTO 내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현실과는 전혀 다른 것을 보도하도록 언론을 조작하는 것까지, 여러 가지의 음흉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9월 26일, 각료회의 선언문 초안이 회원국들에게 배포되었다. 발표되기 전후로, 20-25개 회원국들은 논란이 되던 여러 의제들을 비밀스러운 소규모 협상에서 치열하게 토론했다. 비공식 일반이사회가 여러 차례 개최되었고 회담 결과가 대다수 회원국들에게 공유되었다 하더라도, 선언문 초안이 서술된 방식은 그린룸에 참여한 국가들의 것이며, 최빈국이나 아프리카 그룹 등 대다수의 입장은 반영되고 있지 않다.
비공식 각료회의가 이미 두 차례 개최되었다. 하나는 8월 말 메히코에서, 다른 하나는 10월 13-14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었다. 두 차례 모두 약 20-21개 회원국들이 참가했다. 그리고 두 경우 모두, 초청을 받지 못한 나라들이 초청장을 확보하려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싱가포르에 가려고 했던 한 아프리카 대표에 따르면, WTO 사무국에 연락하자 사무국이주최하는 회의가 아니라서 초청장을 보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싱가포르 사무소로 연락하자 자신들은 회의 운영만을 맡고 있기 때문에 초청장을 발송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일반이사회 의장인 홍콩의 스튜어트 하빈슨은 애초에 싱가포르 회의가 끝나면 선언문 2차 초안 작성을 생각했었다. 싱가포르 회의에 초청 받지 못한 국가들의 분노를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그는 생각을 바꿨다. 다음 주 초(10월 26일 경)에 선언문 2차 초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게임 전략을 짰다.
이 전략은 그린룸과 같은 협상을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이 선언문에 대한 20-25개국의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나서, 기타 회원국들을 배제시키거나 압력을 넣는 등 여러 차원의 위협을 사용해 '동의하던가 떨어져 나가던가'의 방식을 내놓는 것이다.
오늘날까지 입장들 간 차이가 여전하다. 소규모 협상에서 소외된 최빈국이나 아프리카 등 대다수 개발도상국들은 일반이사회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언론이 아주 효과적으로 (특히 싱가포르 회의에서) 이용되어 논쟁 지점들이 해소된 듯한 인상을 그리고 있다. 한 개발도상국 대표는 "이 모든 과정은 뉴라운드를 위한 정신병으로 유도하려는 과정의 일환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협상이 정확히 어떠한 지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아직 많은 혼란이 있다. 이번 주 초, 싱가포르 회의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보고회에서 몇몇 대표들은 언론보도에서 얻은 인상과는 완전히 다른
보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도상국의 우려에 귀막기
지난 3-4년 동안 개발도상국들의 주문(呪文)은 "이행!"과 "새로운 의제 반대"였음에도, 현 상황은 이를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 더군다나, TRIPs(무역관련지적재산권) 협정의 어떠한 조항도 공중 보건을 보호하는 데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50개 개발도상국의 제안서 등 올해 WTO에서 진행된 TRIPs 및 건강에 관련된 작업들은 완전히 저지되고 있다.
당근과 채찍
WTO 회원국 반 이상이 투자 규범 도입에 완강히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린룸 협상들은 어떠한 투자 협정을 포함시켜야 하는 지를 계속 협의하면서 문안을 작성하고 있다. 두 가지 선택이 나온 것 같다. 하나는 채택/비채택(opt-in opt-out) 방식으로, 모든 회원국들이 합의를 도출해내고 마지막에 가서 참여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단계 접근법으로, 논의를 지속시키는 대신 제5차 각료회의에서는 협상을 시작한다는 것을 명시하는 것이다.
선언문 초안이 발표된 후, 투자 관한 비공식 일반이사회에 참가했던 한 대표에 의하면, 말레이시아 대표가 자기 나라에게는 두 번째 방식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의 말에 회의 참가자들은 폭소를 터트렸으며, 발언자는 화가 나서 이렇게 반박했다고 한다. "나중에 누가 웃게 되는지 한 번 두고 보자." 나와 만났을 때 이 대표는 폭소와 관련해, "이런 분위기라면 얼마나 위협적인 상황이 현재 전개되고 있는지 충분히 추측 가능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현재 케언스그룹(농업수출국 그룹-옮긴이) 회원국 중 남아메리카, 태국과 필리핀 등 주로 개도국들은 투자규범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지 않다. 제네바 측은 그들의 주관심사가 농업이기 때문에 투자규범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들은 뉴라운드를 통해 최소한 농업에 대한 협상을 종료시키고 어쩌면 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라운드 없이는 농업에 대한 의무적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며 협상 기한이 무한대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회원국들은 케언즈그룹이 새로운 의제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농업 협정을 얻어낼 수 없을 것이라 한다. "유럽연합은 뉴라운드를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준비되었을 때에나 보조금을 감축시킬 것이다,"라고 한 농업 협상가는 말했다.
우루과이라운드 당시, 같은 채택/비채택 전략을 통해 서비스가 최종 패키지에 포함되었다. 푼타델에스테에 모였던 회원국들은 일괄수락방식 즉, 모든 협정이 동시에 협상되고 결론이 맺어져야 한다는 방식에 합의했다. 그래도 개도국들에게 마지막에 가서 서비스에 서명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할 선택권이 주어졌다. 그런데 우루과이라운드 도중 미국과 유럽연합은 '일괄수락방식'을 왜곡하고 변경했다. 그들은 협상 패키지의 결과 전부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거나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방식이 투자와 경쟁에 적용된다면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개발보조 지지자들(Friends of the development box)'
농업 관련 초안은 대부분 미국이 작성했을 것이라고 제네바 측은 추측하고 있다. 미국이 가장 만족해하는 것을 보면 뻔하다.
초안에서 미국은 농업 협정 관련 회원국들의 양극화된 입장 간에 일정한 합의를 도출해낸 것과 같은 인상을 심어준다. 유럽연합은 농업이 공산품과 다르게 취급되길 원했던 반면, 케언즈그룹은 농업 부문의 완전한 자유화를 원했었다.
주로 농업이 WTO 협상에서 가장 첨예한 논란지점이었는데, 현재 제출되어 있는 농업 관련 문안에 대해서는 일정 정도 만족해하는 것 같다. 남반구의 한 대표는 "균형이 잡힌 문안이다. 오해하지 말아라. 내가 원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다. 그러나 양쪽 모두 어느 정도 만족해하면서도 불만족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다르게, 기타 개도국들은 2000년 6월 '개발보조'에 대한 문서를 제출한 데 이어 올해에는 여러 비공식 제안들을 해왔던 이 특정 그룹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개발보조 지지자들'이라 자칭하
는 이들은, 선언문의 농업 부문에 '개발보조'에 대한 언급이 들어가도록 현재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그룹에는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케냐, 니카라과, 파키스탄, 세네갈, 스리랑카, 우간다와 짐바브웨가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목표는 농업 협상에 있어서 '제3의 세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들은 또한 농업 협상을 더 이상 유럽연합, 케언즈그룹과 미국이 주도할 수 없도록 하고자 한다.
이 보조 제안에서 나온 규정들은 국경 관련 및 국내 보조 조치에 대한 유연성을 개도국에게 제공해줌으로써, 소농들이 농촌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덤핑으로부터 주요 식량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선언문에서 개발보조에 대한 언급은 이들에게 중요한데, WTO 농업 협상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보조에 대한 이들의 요구는 예의 바르게 받아지나 결국 강대국들로부터 무시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조가 선언문에 명시되지 않는다면 지난 2년 동안 이들이 제안해온 의견들은 협상에서 완전히 배제될 것이다. 사무국은 이와 관련된 제안들을 적극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사무국은 작년에 제안서가 처음 제출되었을 때 당시 문서에 사무국 명의를 넣기 원했던 한 개도국을 말렸다. 또한 문서에 명의를 넣은 다른 대표에게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에 대해 양보하지 않는 미국과 스위스
TRIPs와 공중보건은 상당수 개도국들을 연합하게 만든 의제이다. 차기 각료회의에서 별도의 선언문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왔다. 지난 몇 주 동안 길고 긴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논의를 지체시키는 국가들은 미국, 스위스 그리고 최근에는 캐나다이다. 정체된 상황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선언문 내용은 물론, 제목조차 합의되지 않고 있다. 개도국들은 TRIPs와 공중보건에 대한 선언문을 원하고 있으나, 미국은 TRIPs와 에이즈로 협소화시키려 한다.
이 과정에 지친 한 아프리카 대표는 지난주, "우리는 매일 3시부터 6시까지 회의한다. 고문 같다. 그들을 이길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 우리가 제시하는 모든 논거에 대해 그들은 일일이 반박을 하고, 그 반대 상황은 별로 없다. 그들에겐 지적재산권과 관련해 30년 동안 일해 온 변호사들이 있고 말발로 우리를 이기려 하고 있다. 우리에게 괜찮아 보이는 것은 결국 (현 협정보다) 더 제한적인 것이 되어버린다."
역시 아프리카에서 온 또 다른 대표는 이 의제와 관련 작업을 하고 있는 개도국들은 매우 실망하고 있다고 전한다. "다른 쪽은 더 많은 조건들을 부과하려 한다. 우리가 현재 동의하고 있는 것은 TRIPs 협정 내 유연성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다. 우리는 개정을 원하는 게 아니라 공동의 이해를 위해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여태까지 논의에서 진척된 것이 없다. 6월에 있었던 그 자리에 아직 머물러 있고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사무국에게 잘못이 있다,"라고 그는 말한다. "선언문이 어떻게 나와야 하는 지에 대해 우리는 이미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저 쪽도 자신들의 제안서를 제출했다. 사무국은 두 개를 합했어야 했다. 대신, 우리는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병행수입에 대해 말할 때 그들은 특허권에 관한 28조를 들이민다. 또한 유연성에 관한 6조의 의미를 희석시키고 28조에 종속시키려 하는데, 사실은 그 반대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환경 - 합의를 깨는 것?
유럽연합은 예상외로 WTO 규범과 다자환경협정 간의 관계, 사전예방 원칙과 마크부착제도 등, 환경에 관해 새로운 규칙들을 밀고 있다. 그들은 개도국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무역환경위원회 내에서 규범을 명확히 하는 작업에 착수해 결국 제5차 각료회의에서 협상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2단계 접근법을 제안하고 있다. 그럼에도 반대는 여전히 강력하다. 싱가포르 '미니 각료회의' 전에 개최되었던 그린룸 회의에서 유럽연합은, 이 사안이 유럽연합 내 국가들의 지지 문제가 걸려있는 정치적 문제임을 회원국들이 이해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한 한 답변으
로, 동남아시아의 한 대표는 그렇다면 유럽연합은 해당국이 동의할 수 없는 운영 상의 해결이 아닌 정치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싱가포르 '미니 각료회의' 결과에 대한 비공식적 보고에 의하면, 농산물에 대한 보호주의가 두려워 애초에 환경 규범을 거부했던 케언즈그룹가 굴복하는 듯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개도국들은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WTO가 근본적으로는 기업 이익을 위해 작동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많은 개도국 회원들은 규범을 주장하는 측이 좋은 뜻을 갖고 있음에도 결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규범 이행이 기회주의적으로 이용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골목대장식 전략에 대한 개도국 대표들의 분노
뉴라운드에 대해 대다수 회원국들은 불만을 품고 있는데 강대국들이 자기 의제를 밀어 부치기에 급급해 하는 과정에서, 합의를 강제로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 음흉한 전술들이 사용되고 있으리라는 상상은 그다지 빗나간 것은 아니다. 이는 개도국 대표들을 분노하고 짜증나게 만들고 있다.
한 예로, 농업을 담당하는 카리브 지역의 한 대표는 이번 각료회의를 위한 논의 과정이 지난번에 비하면 비교적 투명하다고 처음에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녀의 참여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농업 관련 문안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는 것을 듣고서는 마음이 바뀌었다.
또 다른 대표에 의하면, 체제전환국의 한 대사는 농업과 관련된 그린룸 회의에 참석하고 싶어했다. 그는 WTO 사무국에 연락했고 사무국은 초청장을 발송해주기로 약속했다. 그는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사무국에 대한 불만도 표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아프리카 최빈국 대표는 선언문에서의 최빈국 언급에 대해, "대체 누가 우리가 좋아하지도 않고 매번 반대하는 서술방식으로 초안을 작성하고 있는가? 바로 사무국이다. 그는 우리의 친구인가? 그는 WTO 내 최빈국 부서의 국장이면서 과연 우리의 이해관계를 진심으로 알고 있는가? 초안을 작성할 때 내가 서술방식이 이해되는지, 문서화되기 전에 나한테 전화해서 물어본 적이라도 있는가?"라고 한다.
논의 과정과 초안 작성을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그는 "우리가 사무국과 협상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본적으로 지금 현재의 상황이다. 의장은 앉아서 초안을 작성하지 않는다. 그는 의견을 물어보지만 결국 사무국이 쓴다. 사무국이 얼만큼의 대표성을 갖는가? 이 과정을 사무국이 지나치게 주도하고 있다. 왜 회원국들은 이렇게 중요한 것을 사무국에게 맡겨야 하는가? 왜 사무총장을 마치 회원인 양 행동하도록 남겨두는가?"
그는 최빈국과 통합체계(Integrated Framework, 다자무역체제에 최빈국들을 통합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옮긴이) 제안 관련 WTO 회의에서의 경험을 상기하면서, "우리(최빈국들)는 그것(사무국의 제안서)을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과되었다. 나는 수정을 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 사무국은 자기들이 무엇인가를 도입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통과시켜주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의 이해가 걸린 제안이라면 그들은 '본국과 상의해야 한다. 오늘 받은 것이다'라고 한다. 그들은 우리를 서두르고 있다. 자기들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사안은 빨리 통과시키려 하면서 자기들에게는 시간을 더 달라고 한다."
많은 대표들은 또한 자국에 가해지는 양자간 압력을 우려하고 있다. 한 아프리카 대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규범이야말로 가난한 나라에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들이 이용하고 있는 양자간 압력은 규범 자체보다 더욱 강력하다. 만약 내가 너무 강한 주장을 펼치면 미국은 우리 장관에게 전화한다. 사실을 왜곡시켜 WTO 내에서 내가 미국에게 창피를 준다고 말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그가 무슨 말을 했지?'라고 묻지도 않는다. 그냥 다음 날 항공권을 나한테 발송해줄 것이다."
그는 나아가 강대국들이 두려움을 주입시키기 위해 쌍방의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대다수를 효과적으로 침묵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여태까지도 효과가 있었고 지금도 있다. 바로 그래서 강대국들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왜 이렇게 두려워하냐고? 그 쌍방의 압력이 나를 잡을 것 같아 두렵다. 그래서 대장을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 나는 침묵한다. 나한테 그 위협은 정말 실재적이다. 나는 가난한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할 수가 없다."
자국에게는 권력으로 무장한 WTO가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이라는 확신에 찬 그는 "나는 개도국들이 사기 당하는 것을 보고 있는 게 괴롭다. 결국 우리에게는 WTO를 그냥 놔두고 돌아가서 개발을 이룩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돌아와 WTO에 합류하는 것이다. WTO는 개발을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없다."
시애틀 이전보다도 더욱 악화된 지금의 위기
시애틀 이전보다 왜 지금의 상황이 더욱 큰 위기인가? 반대 의견이 여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의 무모함은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음 주가 되면 국가들은 완전히 밀려, 선언문 자체를 아예 거부하던가 아니면 또 하나의 노골적인 거래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사무국과 선진국들은 시애틀로부터 교훈을 얻었다. 33페이지 짜리 선언문은 모든 사안에 대한 모든 그룹의 입장을 담고 있었는데, 결국 합의를 도출해낼 수 없었다. 현재의 선언문 초안은 몇 개의 괄호만 있을 뿐 훨씬 더 깔끔한 문서이다. 그리고 이 문서는 많은 이들이 반대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치열한 협상 과정에서는 개도국들이 반대의사를 표명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좁아진다. 비교적 균형 잡힌 초안이라는 것, 그리고 큰 변화는 또 다른 협상 과정을 초래할 것이라는 논리는, 국가들이 획기적인 변화를 주장하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데에 이용될 것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다른 선택은 완전한 거부인데, 이것은 많은 국가들이 취할 수 없는, 지나치게 강한 입장이다.
둘째, 9.11 이후 형성된 정치적 지형의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광범위한 동맹'에 대한 협상은 무역공간으로 퍼지고 있다.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뉴라운드가 필요하다는 죌릭의 수사학은 한 외교관이 논평했듯이, 그가 본 가장 "저열한 수준의 통상 외교"로의 타락이다. 그러나 효과적이었다. 또 다른 정부 대표는 "(대테러전쟁) 옹호자들은 다른 사람들을 침묵시키는 데 이 논리를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분위기가 변했다. 중립적 위치에 있던 국가들이 손쉬운 선택을 하기 위해 편을 바꾸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러나 세 번째이자 가장 주요한 이유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시애틀에서와는 달리, 손을 잡고 심지어 농업과 같이 전통적으로 대립 지점이 되어왔던 사안에 대해 동의를 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정치적 연합의 힘으로, 뉴라운드에 대한 반대입장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이 독자적으로 주도하는 뉴라운드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을 남아메리카 국가들(특히 케언즈그룹에 속한 국가들)은 굴복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결정적이었다.
WTO에서 두 가지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그린룸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의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반대 입장을 취하면서 소외당하고 있는 국가들의 흐름이다. 후자와 관련, 올해 7-8월의 상황이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강대국들은 그들의 정치력 힘으로 며칠 후 이 두 번째 집단 -주로 최빈국, 아프리카그룹, 카리브해 국가와 몇 개 아시아 국가들- 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각료회의의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예측하기 어려운데, 특히 개최지와 관련된 혼란과 정치적 민감성으로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그래도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선진국들은 개도국에 압력을 넣고 소외시키는 전략을 더욱 세련화하는 것 외에 시애틀로부터 배운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다자무역체제를 절름발이로 만드는 흉한 권력의 정치를 드러내고 있고, 이는 결국 개도국에 살고 있는 대다수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 아일린 콰는 남반구연구소에서 정책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제네바에 거주하고 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