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서울 구로을과 동대문을, 강원도 강릉의 세 선거구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는 2002년 지자체 선거와 대선 국면의 진입을 앞두고, 재·보궐선거의 의미를 넘어 향후 한국 정치의 향방을 가늠하는 의미를 갖는 선거였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몇가지 시사점을 뚜렷이 던지고 있다.
먼저 세 선거구에서 예상을 뒤엎고 민주당 후보가 모두 탈락함으로써 김대중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확연히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용호 게이트로 상징되는 권력·검찰·조폭의 검은 유착관계는 김대중 정권의 개혁 이미지에 치명상을 안겨 주면서 선거 패배의 직접적인 쟁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렇게 참패하기까지에는,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과 국가경제를 파탄지경으로 몰고 온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참패는 한나라당이 세 곳 모두 당선되는 압승으로 귀결되었다. 한나라당 정권이 민주당 이상으로 부패하고 가진 자들의 편에 서서 더욱 공격적인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댈 것이란 점은 불을 보듯 훤한 일이다. 그러나 현실정치에서 민주당에 대항하는 정치적 실체로 서 있다는 점 때문에 민주당에 대한 민중의 심판은 역설적으로 더욱 반민중적인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안타깝지만 진보정당이 한국정치의 실질적인 대안 주체로서 가능성을 보이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반복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압승에 답답해 할 것만은 아니다. 진보정당의 착실한 전진을 꾀하는 데서 길은 열릴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으로 나뉘어 출마한 진보정당은 서울의 두 선거구에서 공히 양당을 합하여 5% 전후를 득표했다. 게다가 둘로 나뉜 각 후보들은 2% 전후 지지로밖에 나타나지 못했다.
노동자 민중의 핵심적인 고통들을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시켜 내고, 대중투쟁 속에서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지 진지하게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더욱 전진하는 진보정당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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