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투쟁, 어두운 공교육을 비춘 1만의 횃불

“난 용기도 없고, 힘도 없습니다. 여기 오기까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교장에게 혼나서 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올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힘을 주었던 아이들 덕분이었습니다” -뜨거운 동지애를 확인시키는 단결의식을 이끌어 나가기전 서울지부 서정선 교사의 소감

#1

전교조 동지들이 있다면야

서울지부 조합원들은 7시가 넘자 하나둘 깃발을 들고 여의도 광장에 모였으며, 8시경이 되자 어느덧 경기·인천지부 조합원들까지 수천의 대오를 이뤘다. 10시경엔 비행기를 타고 올라온 제주지부 조합원들이 손을 흔들며 무대 밑으로 깃발을 흔들며 지나갔으며 수도권 결의마당 종료를 전후해 충남, 충북, 대전, 강원, 경북 등지의 조합원들이 속속 도착했다. 길이 먼 경남, 광주, 전남지부 조합원들은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여의도에 도착했다. 15번째로 도착한 울산지부 조합원들이 2시 30분경에 여의도에 도착할 때까지 부산지부 조합원들이 안 보이자 몇몇 교사들은 부산지부 ‘동지’들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새벽 3시경이 되어서야 부산지부 조합원들은 3∼400명 가량 모습을 드러냈으며 많은 조합원들이 기쁘게 맞이했다. 부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차가 막혀서 늦었어요. 뭐 늦게 와서 쪼매 아쉽지만 내일 더 열심히 투쟁하면 되지요”라며 밝게 웃어보였다.

#2

500개 텐트로 만든 철옹성

지난 26일 8시부터 시작된 전교조 조합원들의 연가투쟁은 대우자동차 노조원들의 정성과 지지가 담긴 파랗고 빨간 텐트의 엄호를 받으며 시작됐다. 부패정치, 보수언론, 경제단체 등이 밀집한 여의도에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오후 4시 텐트와 무대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8시 이후, 순식간에 모인 교사들의 손에는 동지들의 초가을 밤추위를 걱정하며 챙겨온 침낭, 보온물통이 그득했고 참교육을 위해 연가투쟁에 참여한 교사 한명 한명, 지부 하나하나를 살뜰히도 맞아준 ‘반갑습니다’ 노래가 여느 때보다 덜 추운 밤기운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3

집회문화의 새 지평

‘C받이의 반란’ 등 다채로운 마당극

“연가처리 과정에서 마음 고생도 많이 했고 밤길을 달려 올라오면서 오늘 긴긴 밤을 어떻게 보낼지 막막했는데, 집회가 이렇게 기쁘고 행복한 것임을 새롭게 확인”했다는 김남철(여수화양고·역사)교사는 해웃음·울산·강원·대전지부 문선대의 노래, 가위바위보·경기·대구지부 문선대의 몸짓, ‘C받이의 반란’ 마당극 등 세심하게 마련된 문화제가 지친 마음을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우리가 지쳤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하룻밤의 꿈이다!” 여의도광장을 가득 메운 열기는 교육부에 대한 분노이기도, 옆자리에서 차가운 아스팔트를 지키고 있는 동지에 대한 사랑이기도, ‘우리의 주장이 순수하고 정당한 이상 학생·학부모·국민 모두가 반드시 동참하고 박수를 보낼 것’에 대한 확신이기도 했다.
밤샘문화제의 화룡점정은 무대위에서 ‘동지’들의 튼튼한 두 팔을 믿고 몸을 날려 파도타기를 하며 동지애를 체득한 인간파도타기였다. 파도타기에 참여한 한 교사는 “투쟁 속에서 ‘동지’라는 말과 느낌이 내 살에 살갑게 다가왔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남효기자

#4

거리의 교사들

시작종이 울렸다. 27일 정오 교사 1만 2천여 명이 서로 50여 명씩 나뉘어 서울 종각역, 동대문역, 을지로 입구 등 18개 지역 길가에 나란히 서 있다. 이들은 점심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온 직장인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다. 이들이 나눠주고 있는 유인물 겉장엔 ‘빈부격차도 갈수록 심해지는데...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마저 빼앗기고 있다'고 적혀 있다. 학교에 있어야 할 이들이 왜 여기서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을까? 특별한 교수-학습을 하려고 한다는 게 거리로 나선 교사들의 하나 같은 마음이다.

박병관 대전 대암초 교사는 “더욱 나은 교육환경과 교육정책을 위해 교육당사자인 교사들이 나서게 되었다"면서 “교실보다는 좀 불편하고 힘든 게 사실이지만 결코 우리 뜻을 굽히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거리의 교사 앞엔 교탁과 칠판이 없다. 학습 자료는 오직 이들의 몸. 교사들을 지켜보고 있는 이들은 길가는 시민과 텔레비전 앞에 앉은 전국 학생들. 학습 주제는 교육평등권 수호와 교육시장화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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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 연가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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