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 입안 과정 교사 참여 제도화

"일하다가 잠깐 수업하고 나온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들 얼굴보다 공문이 먼저 떠오른다."

요즘 교사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다. 손지희 교사(불광중·수학)는 "교육부의 학교교육계획에다 시도교육청, 시군구교육청, 단위학교의 지역별, 학교별 특색사업까지 더해지는데 교사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니까 업무량 조절이 안된다"고 말했다.

7차 교육과정을 비롯해 교육정책과 학교운영 등에서 교사들의 목소리가 배제돼 있다는 것이 현직교사들의 목소리다.

경북 김천의 설동진 교사(금릉초)는 "전교조가 합법화됐으니까 교육부는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공교육 내실화방안이나 교원수급정책 등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교육부는 교육정책은 교섭사항이 아니라며 노조와의 교섭을 교사들의 처우에만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정책이 교사들의 노동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교육정책에 교사들의 요구가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교사들의 입장이다. 예를 들어 7차 교육과정의 선택교과제가 실시되면 계약제인 기간제 교사, 기존 교원이 속성 연수를 통해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부전공 연수제, 월요일에는 A학교, 화요일에는 B학교에서 수업하는 순회교사제 등이 도입 또는 확대되는 등 교사들의 노동조건이 떨어지게 된다.

진보교육연구소 연구실장인 천보선 교사(구일고·지리)는 "교육정책의 결정은 정부와 교사, 사회단체, 학부모 등이 참여한 가운데 벌이고 정부는 집행을 담당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학교 내에서도 "전달사항만 얘기하는 교무회의를 의결기구화하고 학교운영위원회에 교사, 학부모가 대등하게 참여해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유 전교조 정책연구국장은 "교장 승진의 통로가 되는 현재의 장학사, 연구사 제도를 폐지하고 현직교사 중심의 연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교장 임명제를 선출보직제로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가 지난 2월 전국 초·중·고 재직 교사 7백62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의 43.6%가 교장선출보직제를 '지금 당장 실시해야 한다'고 답해 '옳지만 시기상조'(29.5%), '현제도 보완'(24.4%) 보다 높게 나타났다. '현제도 유지' 의견은 2.5%에 불과했다.

다른 노동과는 달리 미래 세대를 가르치는 교사에게 요구되는 소명의식을 위해서는 교사 양성 및 훈련과정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예비교사들에게 임용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유능한 재원을 확보, 유지하기 위해서는 교원 처우개선도 중요하다.

김일 교사(청주여상·수학)는 "맞벌이를 하지 않는다면 교사 봉급만 갖고 자녀들 대학 보내기는커녕 4인가족이 생활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보람만 갖고 교직에 몸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교사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는 현재 방학중에 단기간 실시되는 연수가 아니라 6개월∼1년 단위의 안식년제 도입 등으로 지속적인 재교육이 실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천보선 실장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소명의식과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양성하고 사기를 부활시키는 것이 곧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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