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진지한 눈빛 속에 10월 26일부터 28일에 걸쳐 3일 동안 '민중의 복지, 노동권·생활권 쟁취를 위한 연대한마당'이 치루어졌다.
10월 26일은 선언의 날로써 참여단체들이 직접 내용을 조직하고 준비한 참여단체 공동토론회가 열렸다. '불안정 노동자의 권리선언 : 노동유연화 반대, 노동권·생활권 쟁취를 위해' 라는 주제로 열린 공동토론회는 150여명이 참가하여 뜨거운 열기와 집중을 보여주었다.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노동자, 산재노동자, 실업노동자, 이주노동자의 삶과 실태 그리고 요구를 발제자의 발표를 통해 듣는 것도 물론 좋았지만 프레스일을 하다 산재를 당하신 노동자, 네팔에서 오신 이주노동자, 장애인 노동자가 직접 나와서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 싸울 수밖에 없었던 요구를 들을 때는 정말 우
리가 연대하여 하나가 되어 싸워야 함을 가슴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참여단체 공동토론회는 단지 내용이 풍부하고 듣는 사람이 만족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요구의 주체들이 직접 내용을 마련하고 토론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요구와 자신의 요구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그런 토론의 자리였다.
둘째날인 어울림의 날에도 이러한 기조는 계속 이어졌다. 중앙대 곳곳에서 열린 비정규/영세 노동자 한마당, 산재노동자 한마당, 장애노동자 한마당, 실업노동자 한마당, 이주노동자 한마당, 사회복지노동자 한마당, 산재보험 공대위 발족식, 의약품 공공성 한마당 등 각 마당에서는 토론회를 주최하거나 그동안 투쟁의 기록을 담은 영상물을 상영하고 투쟁에서 갈고닦은 노래실력을 뽐내는 등 흥겨운 장들이 이어졌다.
특히 문화제는 거창하지는 않았어도 이러한 각 마당에서 진행되었던 내용들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
초대가수인 젠과 박성환 동지의 노래공연도 좋았지만 산재노동자들의 가슴절절한 퍼포먼스,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참가하여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를 외치던 재연퍼포먼스, '한번 더'를 연호하게끔 했던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자들의 율동공연, 그리고 어머니가 딸에게 썼던 실업노동자로서의 애환과 투쟁의지를 담은 편지 낭독 등 각 마당에서 스스로 발언하고 공연을 준비하고 구성했던 주체들의 당차고 힘있는 실력들이 한껏 발휘되고 어우러질 수 있는 자리였다.
마지막 날인 행동의 날에는 예상보다는 적은 인원이 모였지만, 예정대로 여의도에서 간단한 결의의식을 가진 뒤 휠체어를 탄 장애노동자, 무진복을 입은 산재노동자, 페이스페인팅을 한 이주노동자들을 앞세워 여의도에서 마포대교를 지나 연세대로 향하는 행진을 시작하였다.
행진을 진행하는 중 트레일러 위에서는 천지인의 게릴라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흥겨운 공연이 진행되었으며, 공연 사이사이에는 각 부문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의지를 밝히는 자리도 마련되었다.
행진 중간 중간에 많은 시민들로부터 환호와 박수를 받았으며, 행진 종착지인 연세대로 들어와 뜨겁게 정리집회를 마친 뒤 3일 동안의 한마당 행사는 막을 내렸다.
민중복지 한마당을 평가해보자면, 의의는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연대의 의지와 서로의 처지를 공감할 수 있었고, 당위에 의해서가 아니라 가슴 절절한 감동으로 연대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행사의 모든 진행이 몇몇 대표나 유명인사들로 이루어지기보다 조금은 지루하고 서투를지라도 참여주체들의 직접적 참가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점이 큰 의의로 자리잡을 수 있겠다.
이러한 의의와 더불어 한계 또한 존재하였는데, 불안정노동자의 확대가 노동내부의 분할을 만들어 내면서 노동간 단결 및 조직화가 큰 과제로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마당에서는 전체 노동계급의 연대를 위한 장이 되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불안정 노동자들이 자신의 요구를 내걸고 공감을 할 수는 있었지만, 아직 전체 노동운동 속에서 연대의 전선으로 파급력을 갖기에는 여러모로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어차피 한마당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 우리가 그 기간동안 느꼈던 가슴 뿌듯한 감동은 끊임없이 되새기고, 우리의 뼈아픈 현실은 또 그대로 직시하면서 이후의 노동자대회 그리고 지속적인 투쟁의 장을 통해 전체 노동자 계급의 진정한 민중의 복지, 노동권·생활권 쟁취를 위한 행보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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