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공원에서 '전태일' 열사 어머니가 흘린 눈물

<경기도 마석/참세상 뉴스>= 입속 한기가 뿜어질 만큼 완연한 초겨울이다.

마석 모란공원은 아침부터 전태일 열사 31주기 추모기념행사 준비로 민주노총 조합원, 민주노동당 등으로부터 참가한 인파로 붐비었다.


이미 주차장은 만원, 수많은 민주열사의 주검이 놓여진 이곳 모란공원에서 손님을 맞은 전태일 열사의 묘소는, 공원 정문에서 60m 떨어진 가파른 언덕길에 자리잡고 있었다.


나즈막한 목소리로 "저기구먼, 난 도붕구에 살지, 작은 아들 식구하고". "우리 태일이는 첫째야, 참 사내답고 착한애였는데" "그 소식을 들었을 땐 지금도 가슴이 너무 아프지........"라며 연신 흐느끼는 이소선(73세)할머니, 그녀가 바로, 한국 노동운동의 정신적 지주인 대 '전태일' 열사의 생모다.


대학교를 다닌다는 손자 전 모(22세)씨는 "명절때나 집안행사에서 태일 삼촌의 애기가 나오면 분위기가 갑자기 엄숙해 져요", "할머니가 요즘 기력이 많이 약해졌져 걱정입니다", "글쎼요, 저희 삼촌이 그런분이라는게 저도 자랑스럽지만, 제 자신이 아직 삼촌의 희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적이 없어요......." 라며 여운을 남긴다.


이날, 추모 행사엔, 노동조합 조합원, 전태일 열사 가족, 친구 등 100 여명이 참석했다.


노동, 진보정당 대표자들이 차례로 인사말을 전하는 동안 이소선 할머니는 전태일 열사 묘소 오른쪽 가장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응시하며 고개를 떨군다.


"노동자의 정치세력화, 미 테러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우리는 진정한 바보가 되어야 한다.........." 라는 발언이 추모 행사 참가자의 귓가에 들리는 동안, 이소선
할머니의 얼굴 표정은 태일이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으로 가득찼다.


이내 눈물 방울이 이 할머니 눈가에 맺히면서, 참가자들의 표정 또한 더욱 어두워진다. 전태일 열사의 사진앞에 선 이소선 할머니는 끝내, 풀바닥에 주저앉는다.


"지금도 태일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우, 그 녀석이 봉제공장에 다닐 때, 오죽 일을 많이 시켰으면, 손톱 10개중에 4개가 부러지거나 빠졌지"라며 아들의 사진을 쓰다듬는 이소선 할머니.....


행사가 끝났다. 사람들 뒤켠에서 태일이 사진을 혼자서 보고있는 이소선 할머니, "난 태일이가 자랑스러워, 그렇지만, 다시한번 꼭 봤으면 좋겠네........"


"70년 당시 봉제공장에서 근로기준법 개정과 노동조건개선을 요구하며 자신의 몸을 불사른 열사 전태일은 분명, 당시 시대의 불합리에 대해 용기있게 항거한 예수그리스도 같은 존재이다" 1주년 추모행사 부터 함꼐 했다는 한 목사님의 발언이다.


전테일의 숭고한 희생 정신은 분명 한국의 노동운동의 산 역사라 할 만큼 모범과 본보기가 되었다.

그렇지만, 전 열사의 죽음은 우리 사회의 암울했던 시대상에 대한 부끄러운 단면이기도 하다.

추모행사를 마치며, 손자들의 부축을 받으며 공원을 내려가는 이소선 할머니, "태일이는 아직 내 마음에 살아있어, 그리고 우리를 언제나 지켜보고 있지"라며 읇조리는 태일 열사 어머니의 눈가엔 어느새 다시 눈물방울이 맺혔다.

이 할머니의 눈물은, 흐르는 눈물이 아닌, 우리 사회가 격고 있는 모순에 대한 자기 표현이다.


오늘 이곳에 온 참가자들은 31주기를 맞는 전태일 추모행사 이전에, 진보진영이 격고 있는 전술적 한계, 와해와 분열 행태로 인해, 결국 이들의 입지가 축소되고 작금의 보수 세력이 제목소리를 내는 사회 구조를 만드는데, 일조한게 아닌지 겸허한 내부 반성과 자기 정화 작업이 절실할 떄다.


이 땅의 진보진영은 더 이상 전태일 열사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전선을 재정비하고, 일반대중이 함께 따르고 참여할 수 있는 대중적 사회참여 민주주의의 전형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대중 기저의 사회 비판 수준을 높이고, 보수와 진보가 상호 건전하게 비판, 대안을 제시, 사회의 중재자인 언론이 균형적인 견제 조정을 통해, 대중 다수가, 제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합의에 기반한 민주주의 사회를 이룩하는데 밑거름이 될것이다.

이러한 이상향에 대한 갈망과 염원이 바로 오늘 모란공원에서 전태일 열사 어머니가 보여준 눈물의 의미가 아닌지 곰곰히 되씹어 본다.


(끝)
기사 입력시간: 02:20:12

설이창남 기자 (tolerance@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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