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기사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례] '8. 15. 통일대축전' 경찰, 도심행사 허용(한겨레 2001. 8. 11.)
경찰은 통일연대의 `8·15 통일대축전’행사와 거리행진을 원천봉쇄하거나 불허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치르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0일 "그동안 분리개최돼 온 민족화해협력국민협의회(민화협) 행사에 한총련이 처음으로 참여하기로 한데다 통일 관련 행사를 놓고 학생과 경찰이 충돌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14일로 예정된 서울 용산 미8군 앞 집회는 금지통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관계자가 '8·15 통일대축전행사와 거리행진'을 허용해 주는 이유를 밝히는 부분에서, 우리는 그 허용결정이 경찰 내지 정부당국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결정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경찰 내지 정부당국이 14일 미8군 앞 집회는 불허할 방침을 정하였다고 한다. 일단 방침을 정하면 금지통고의 근거를 무엇으로 할지는 집시법에서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추측컨대, 이미 전국 미군부대 정문에는 주한미군노조(한국노총 소속)가 내년 7월까지 위장집회신고를 해 놓았으므로 그것을 이유로 하거나, 제5조 1항 2호의 '폭력집회가 될 것이 명백'하다는 것이거나, 주요도로라는 것이 금지통고의 사유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 헌법은 제21조에서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라고 허가제를 명문으로 금지하고 있다. 보수적인 헌법재판소도 "대의민주주의 체제에 있어서 집회의 자유는 불만과 비판 등을 공개적으로 표출케 함으로써 오히려 정치적 안정에 기여하는 긍정적 기능을 수행하며, 이와 같은 자유의 향유는 민주정치의 바탕이 되는 건전한 여론표현과 여론 형성의 수단인 동시에 대의기능이 약화되었을 때에 소수의견의 국정반영의 창구로서의 의미를 지님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회불안만 우려해서 무조건 집회·시위를 “타부”시 할 것이 아니라 비폭력적이고 질서파괴의 것이 아니면 민주주의의 신장을 위해 위축시켜서는 안될 기본권으로 보호(헌법재판소 1992. 1. 28. 선고 89헌가8 결정)" 또 "집시법상 신고제도의 취지가 신고를 받은 관할 경찰서장이 그 신고에 의하여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성격과 규모를 미리 파악함으로써 적법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보호하는 한편 그로 인한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사전조치를 마련하고자 함에 있는 것(대법원 1990. 8. 14. 선고 90도870판결)"이어서 집회나 시위는 절대로 경찰이 허용해주는 것도 아니며, 불허할 방침을 정하는 등 경찰이 허용을 운운할 기본권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다시금 한낱 장식에 불과한 기본권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 집시법의 각종 독소적 조항과 경찰당국의 '경찰마음'이라는 자의적인 법집행이 심각한 수준이며 언론은 늘 '시민들의 교통불편'을 운운하며 교통혼잡으로 인한 손실을 계산하기 바쁘다.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집회를 막기 위해 짜낸 갖가지 묘안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집시법 제5조 제1항 제2호를 악용하는 경우다. 이 조항은 "집단적인 폭행·협박·손괴·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는 금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본질적으로 그 판단을 전적으로 경찰당국이 하게 되어 있어 헌법상 금지되는 사전허가제에 다름 아니다. 실제 경찰은 집회전력을 문제삼아 자의적으로 입맛에 맞지 않는 집회는 이 조항을 이유로 금지하고 있다. 이미 법원도 "종전에 개최한 집회에서 수차 집단적인 폭력행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주최하는 이 사건 옥외집회에서 집단적인 폭력행사가 있을 개연성이 명백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서울고등법원 1995. 5. 30. 선고 95구6146판결)"고 한 바 있다. 현실적으로 경찰의 자의적인 금지통고를 막을 수 없고 위헌소지가 크므로 이 조항을 삭제하고 문제가 된다면 형법 등을 통해 사후적으로 규제하면 될 것이다.
최근 들어 주요 집회장소에 대한 위장집회신고와 경찰의 이를 이용한 집회봉쇄로 인하여 집회가 어렵게 되어 있다.
[사례] 최근 서울시내 주요 집회장소의 집회신고 현황
[대학로]
서울 대학로 주변 카페, 소극장 등 70여 업체 상인들로 구성된 대학로문화발전추진협의회는 지난달 25일부터 9월25일까지 3개월간 오전 10시∼오후 7시 마로니에 공원에서 ‘건전한 시위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을 갖겠다고 집회신고를 냈다(국민일보 2001-07-11) .
[종묘공원과 종로]
◎ 세운현대상가 상우회에서 이미 7. 9. - 8. 31.(8/2, 9, 15, 23, 28 제외)에 종묘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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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진보연대가 종묘공원에 위장집회 신고를 했음을 찍어온 사진들, 시간별로 직었다. |
◎ 확인한 결과 최근 다시 세운상가 상우회에서 9. 1. - 12. 31.까지 "세운상가 활성화를 위한 홍보 캠페인" 명목으로 집회신고가 되어 있었다.
[광화문 근처]
◎ 광화문 '열린마당'과 해태상 앞은 레미콘 지입차주 노동자들로 구성된 건설운송노조에서 계속 집회를 하자, 레미콘사용자단체 대표로 있는 유재필의 소유회사인 (주)유진기업이 노조집회에 따른 대응집회라는 목적으로 10. 1. - 12. 31.까지 위장집회신고를 해 놓고 있다.
◎ 한편 미대사관 100미터밖에 집회가능지역인 석탄회관앞도 위 (주)유진기업에서 10. 1. - 12. 31.까지 집회신고를 해 놓은 상태이다.
실제 88개 시민, 노동, 사회단체로 구성된 집회시위의 자유 완전쟁취를 위한 연석회의(집시법 연석회의)가 10. 24. - 27.까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광화문 열린시민마당, 종묘공원에서 모니터링한 바에 따르면 아래와 같이 집회신고가 되어 있었지만 전혀 집회가 열리지 않았다.
집회방해목적의 위장집회신고를 집회방해죄로 처벌하고, 단순한 중복집회신고는 금지통고의 사유가 되지 못한다. 또 중복집회신고가 있고 목적이 상반되더라도 일단 양 신고단체가 협의해서 조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협의를 하였음에도 취하도 집회도 하지 않는 경우에만 일정한 규제를 하면 될 것이다.
집시법 시행령 제8조 제1항의 별표상 주요도시의 주요도로는 인천방향에서 서울을 관통해 북쪽 망우리까지를 ②번 주요도로로 지정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서울에만 ①번에서 ⑮번까지의 주요도로가 지정되어 있어 사실상 서울시내의 도로 전부를 지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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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시법 개정 연대회의는 지난 10월30일 광화문 열린공원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가졌다. |
현재 대사관 등 특정장소의 100미터내에서는 집회는 물론이고 행진조차 금지되어 있다.
[사례] 일류기업 삼성의 해고자 집회 막는 방법
97년 삼성본관 빌딩 옆의 태평로 빌딩에 싱가포르대사관을 입주시켜 당시 계열사였던 이천전기(98년 퇴출 후 일진그룹이 인수) 노동자들의 집회를 '원천봉쇄'한 바 있는 삼성은 해고노동자들이 100미터 떨어진 삼성생명 빌딩앞에서 집회를 하자, 지난 25일 엘살바도르 대사관을 삼성생명본사 사옥 21층에 유치함으로써 다시금 집회를 '원천봉쇄' 했다. 또 한번 완벽한 '예방조치'를 취한 결과가 된 셈이다. 다시 새로 들어선 종로 2가 국세청이 입주해 있는 삼성타워에서 집회를 하자 2000. 6. 5. 여기에도 온두라스 대사관을 유치하였다(경향신문 2000-03-27/2000-06-10).
집시법상 대사관과 관련없는 집회는 조건없이 허용해야 한다. 항의집회라도 외교통상부의 심각한 외교적 마찰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 경우 50미터내에서만 금지통고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국회 등은 오히려 집회가 장려되어 국민들의 목소리가 전달되어야 할 장소이다. 청와대, 국무총리공관 등 100미터 집회금지도 권위주의적 발상으로 생긴 입법이다. 모두 삭제되어야 한다.
위에서 열거한 것들뿐만이 아니다.
사용자 집 근처나 장관집 근처에서 항의캠페인이라도 할라치면 주거지역이라는 이유로 금지통고한다. 집회를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시설보호요청을 할 수 있을까.
또 지난 6. 16. 제2차 민중대회에서는 신고하지 않은 '대통령의 상징물'이 있다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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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광화문 열린공원도 위장 집회 신고가 되어 있었으나 그 시간에는 집회가 열리지 않았다. |
어디 이 뿐인가 지난 7. 7. 경주에는 사복경관이 시위대로 가장하여 택시유리창에 돌을 던져 깨뜨린 폭력시위조작사건까지 벌어지고 있다. 교보생명, 삼성생명 해고노동자들의 집회를 법원이 집회와 시위 자유의 취지를 망각한 채 업무방해금지가처분(결정문에는 '부당해고'라는 등의 주장은 명예훼손이므로 이런 구호나 문구가 적힌 피켓을 사용하는 금지하고 있어 사실상 1인 침묵시위를 강요하는 내용임)을 받아들이거나, 법무부(검찰) 소속기관인 법률구조공단에서 소송지원을 하고 증거자료로 경찰이 촬영한 현장사진이나 수사서류가 첨부되어 있는 점에서 검찰의 조직적 개입하에 집회주체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탈세와 특정정치세력과 결탁하여 이미 사회적 공기이기를 포기한 족벌언론과 같이 신문·방송 등의 매스미디어가 국가권력과 소수의 대자본에 독점됨으로써 사회의 여러 이해관계 집단이 자신들의 의사를 충분히 표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집회 및 시위의 자유가 가지는 역할과 기능은 더욱 중요하다. 집회가 있는 날이면 민주노총에는 꽤 많은 전화가 걸려온다. 교통이 막힌다는 것이다. 조직된 전화부대도 있었겠지만 아마 길이 막혀 전화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단지 내가 조금 불편하다는 이유로 집회와 시위의 자유라는 기본권 박탈을 용인하고 비난할 때 언젠가는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