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1월 10일, 교수노동조합이 출범했다. 전국 113개 대학 1천4명의 교수들이 조합원으로 참가한 교수노조는 이날, 교육의 공공성과 민주성을 무시한 채 시장논리를 대학사회에 무차별적으로 강요하고 있는 교육부와 사학재단에 맞서 교수들이 대학개혁의 실질적인 주체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년의 준비기간 동안 대학민주화를 염원하는 교수들은 ‘사회적 기득권층인 교수들이 노동자인가’라는 악의적인 질문부터, 교수들의 노조가입자체를 방해하는 교육부의 탄압을 뚫고 드디어 전국단일노조의 깃발을 올린 것이다. “교수노조의 발족 그 자체만으로도 노동운동에 대한 기존인식을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교수노조 관계자들의 말처럼 교수노조의 출범은 한국 노동운동사와 지식인 운동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임이 분명하다.
교수노조 결성은, 이 땅의 노동자매 형제들과 대학개혁을 위해 싸우기 위함이다
이날 교수노조는 초대 위원장으로 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를, 부위원장으로 박거용 상명대 교수와 이용구 경문대 교수, 유제호 전북대 교수를 선출했다.
황상익 교수노조 초대위원장은 “교수가 노동자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우리가 노동자임을 선포하는 것은 우리 내부의 특권의식과 기득권 의식을 버리고 가장 낮은 자리에서, 이 땅의 노동 자매 형제와 공공성, 민주성, 진취성이 살아 숨쉬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대학개혁투쟁을 시작하기 위함이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교수노조 건설을 선포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사립학교 민주화와 대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투쟁을 전개해왔던 교수노조는 출범 직후인 11월 안에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저지와 교육의 공공성 쟁취를 위한 전국 교수 1만인 선언’과 전국교수대회를 개최한다. 교수노조가 당면과제로 삼고 있는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 ▲국립대·전문대 발전방안 교수참여 보장 ▲계약제·연봉제 도입 중단 등의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교수노조 합법화 쟁취, 교수노조 활성화의 분수령
그러나 대학개혁의 희망, 교수노조의 앞길에는 아직 ‘희망’보다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무엇보다 대학사회에 존재해왔던 다양한 형태의 교수단체들이 관료적으로 대학을 통제해온 교육부와 막강한 자본으로 정치권과 제도권에 대한 로비를 수행하고 있는 사립학교 재단과 싸워야 한다. 이를 위해 결성된 것이 “완전한 노동 3권이 보장되는 노동조합”인 것이다. 그러나 교수들의 이러한 질적 비약에 맞선 교육부와 대학당국의 탄압 또한 거세지고 있다. 교육부는 교수노조를 “현행법에 금지되어 있는 불법노조”라고 규정하고, 교수들이 노조에 가입할 경우 이들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또 교수 재임용제 도입 이후, 교수들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는 사립대학 소속 교수들은 이미 실명으로 교수노조에 가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체 교수의 64%가 합법화를 전제로 교수노조 가입의사를 밝혔지만, 출범 당시 노조가입인원이 1000명 안팎인 것도 교수노조의 활성화를 위해 ‘노조의 합법화’가 커다란 분수령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교수노조는 출범 결의문을 통해 “오늘 우리는 대학사회의 진정한 개혁을 위해 어떠한 어려움도 같이하며 힘을 모아 모든 장애를 극복해 나갈 것을 굳게 다짐한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들 역시 자신들에게 곧 도래할 대학과 정부의 탄압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금기’를 깨고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전국교수노동조합의 앞날에 승리의 역사가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