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13개 대학 1004명의 교수들이 지난 11월10일 서울대에서 전국교수노동조합을 출범시켰다. 교수들은 이 자리에서 대학의 민주적인 개혁과 교권수호를 위해 가장 선도적으로 실천하며 또 그 성과가 사회 전반의 민주화로 귀결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을 다짐하였다. 이는 민교협(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에서 교수노조 연구팀을 꾸려 본격적으로 교수노조 건설의 타당성을 검토한지 1년 9개월만의 성과였다. 각 대학 교수 30여명으로 꾸려진 전문연구팀의 연구, 민교협 산하 교수노조추진기획단의 활동, 별도의 조직으로서 교수노조준비위원회의 조직화 작업 등 교수들이 진정한 대학개혁의 주체를 꾸리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연구와 교육의 공공성을 폄하하는 시장주의적 대학정책, 편의주의적 학문정책, 대학운영의 비민주성 등으로 인하여 그간 대학현장은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울 만큼 황폐화되었다. 이를 척결하는 데는 그간의 교수임의단체인 교수협의회, 교수평의원회, 교수회 등으로는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 교수 일반의 인식이었다. 따라서 강력한 교섭권을 갖는 법정조직인 노동조합이 유일한 최선의 대안이라는 데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전국교수노조는 자신의 활동목표를 조합주의와 경제주의에 두고 있지 않다. 교수노조는 교수의 고용안정, 연구자로서의 신분보장, 연구조건과 교육여건 등 교수노동조건의 개선 등과 같은 교수권익옹호 차원의 자기과업에 머물지 않고 지식생산자적 전문(연구)직 노동조합으로서 큰 틀에서의 교육적·사회경제적 정책과제를 자기책무로 삼고자 한다. 대학교육의 공공성 강화, 비정규직 시간강사문제의 척결 및 학문재생산기반의 확충, 대학정책의 민주성 확보를 통해 교육 일반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도모하고 대학운영 상의 비리와 부조리를 뿌리뽑고 대학인프라를 확충함으로써 연구와 교육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나아가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사회의 민주적 발전에 주체적으로 기여하고자 한다.
한편에서는 일부 교수사회의 경직성, 비민주성, 연고주의, 권위주의 등의 병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어온 줄 안다. 교수노조는 교수사회에 아직도 부분적으로 잔존하고 있는 이러한 내부문제들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대응함으로써 대학의 풍토를 개선하고 대학개혁의 주체가 올곧게 서도록 만들고자 한다.
출범의 돛을 띄운 교수노조는 내년 3월경 결성예정인 공무원노조와 함께 합법화 및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해 연대투쟁해 나갈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교수와 공무원의 노동권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 교수노조와 공무원노조는 특별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노동관계법과 공무원법의 개정을 통해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고자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권확보투쟁을 권력이 계속 가로막는다면 권력과의 일전도 불사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하지만 교수조합원들은 모든 법적 제도적 모순들이 대화와 협상에 의해 시정·개선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우선 기울여나가면서 노동자동지들, 나아가 국민과 함께 대학민주화와 노동해방의 그날까지 어깨걸고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당국은 우리나라 교육의 민주적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인적자원부의 해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역설적인 주장을 겸허히 받아들여 교수노조와 조합원들에 대한 탄압행태를 철회하고 교수의 노동기본권을 '조속히, 법적 제도적으로 완전하게'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 교수노조에 대한 네티즌들의 뜨거운 동지애적 격려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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