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고시 접수마감 다음날. 인천교대의 분위기는 안쓰러울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은 대자보들. 휘날리는 플래카드들. 김은희(가명, 국어4) 씨는 어제가 마감이였던 임용고시 원서를 결국 접수하지 않았다. "임용고시 거부안건에 80%이상이 찬성을 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접수하자고 결정이 나와서, 많이 망설였지만 접수는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잘한건지 모르겠네요"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상경투쟁, 그 이후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7월 '교육여건개선 계획안'을 통해 2004년으로 예정돼 있던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1년 앞당긴다며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 4천여 명을 '교대학점제'를 통해 초등교원으로 수급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국의 교대생들은 이 땜질식 처방에 대해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며 이를 알려내고 반대하기 위해 거리로 뛰어나왔다. 지난 27일 세종문화회관 앞, 초등교육사수를 외치는 1만여 명의 교대생들은 공권력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 "교대 특성상 대부분 여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전경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리치더군요"라며 그때 일을 떠올렸다. "함께 죽을힘을 다해 손을 붙잡고 뛰면서,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고, 함께 연행될 각오로 싸우면서 우리 4학년 임용고사 투쟁도 이렇게 해나가고 있지 않은가 생각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접수를 한 친구들과 그렇지 않은 친구들로 나누어져 있지만 그래도 함께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라며 은희 씨는 "상경투쟁을 통해 내가 먼저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 믿음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임용고사 원서접수, 그러나
"지금 분위기는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4학년들은 4학년 안에서 분열되고 있고, 후배들은 임용고사거부를 하겠다고 해놓고 철회한 선배들에게 대한 배신감으로 가득 차 있고." 현재 교대협 및 각 교대 게시판은 4학년의 임용고사와 초등교원 수급정책과 관련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비난의 글과 '수고했다는, 그리고 함께 계속 투쟁하자'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하루에도 십여 개씩 올라온다. 임용고시 원서를 접수한 4학년들은 접수를 하지 않은 다른 친구들에게 미안해하며 제대로 말도 걸지 못하고 있다.
"일년쯤 늦게 시험 본다고 달라지나요. 친구들이 제게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린 함께 정말 열심히 싸웠거든요. 비록 저는 원서 접수를 하지 않았지만 일년 뒤면 같이 있을 텐데요"라며 그녀는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후배들도 4학년들을 비난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람이 정작 자기 일이 되어봐야 그 사람 심정을 이해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아쉽게도 교대인의 싸움을 많은 이들이 의약분업 때처럼 '밥그릇 싸움' 정도로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밥그릇 싸움'이라는 여론에 대해 김구현 교대협 의장(광주교대 총학생회장)은 "현 초등교육정책의 문제점을 바로 알리고, 위기에 처한 초등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육이 교육답게 바로 서는 그 날까지 학급당 학생수 연차적 감축, 파행적인 교원양성·임용정책 철회를 위해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싸울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
끝나지 않은 싸움
많은 이들이 교대인의 싸움이 임용고사접수를 마지막으로 끝났다고들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대자보가 교대 여기저기에 붙어있다. 정부는 초등교원 수급정책에 참교육을 위한 각계의 반발이 심해지자 현재 정부는 그 방책으로 중등교사 소지자 교대편입을 확정하고, '1년의 보수교육을 거쳐 4천여 명의 초등교사를 양성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바꿔 '2천5백 명의 학생을 교대에 편입시키겠다'며 한보 물러선 그러나 일방적인 협상안을 내놓았을 뿐이다. 하지만 정부의 방안대로 시행하면 실제 편입생은 교대 정원의 70%에 달하게 돼 내실 있는 교육이 이뤄질 수 없을 뿐더러 실제 편입생의 수용조차 불가능해 앞으로도 교육부와 교대생 간의 대립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 협상안에 의하면 시도교육감의 추천을 받은 2천5백 명의 편입생이 6개 교대로 분산될 경우 한 학교 당 4백여 명이 배정되는데 이는 현 교대의 한 학년 정원에 맞먹는 숫자이다. 김은희 씨는 "이것은 교대학생들의 교육여건을 질적으로 저하시킴과 동시에 교육의 질마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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