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인터넷내용등급제’가 시행되었다. 이제 ‘청소년에게 유해한 사이트를 걸러낸다’는 명분 아래 전국의 PC방, 학교,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는 차단 소프트웨어가 설치된다. 많은 네티즌과 사회단체들은 공권력이 과거와 같이 사전검열을 하기 어려운 새로운 미디어 환경인 ‘인터넷’에 대한 통제를 위해 인터넷내용등급제가 시행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였다. 이들은 그 어떠한 불이익과 차별을 당하더라도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인터넷 등급 표시와 차단 소프트웨어 설치를 거부할 뜻을 선언하였다.
11월 8일, 서울지검 컴퓨터 수사부는 「디지털 말」 웹 마스터로 재직하던 이대성 씨를 비롯 11명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였다. 이유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비방하는 글을 다른 곳에 퍼 올려 인격권을 침해했기 때문이다.
11월 12일, 국정원은 ‘테러방지법’을 입법예고 했다. 국가보안법의 각종 독소조항을 그대로 담고 있는 데다 테러 발생시 계엄령이 발효되었을 때와 다름없는 군병력 동원 및 경찰권을 부여해 민간인에 대한 군법적용이 가능하게 하며 국정원에 막대한 권한을 부여해 심각한 기본권 침해를 예고하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서 미국 상원이 10월 25일 ‘반테러법’을 통과시켰고, 프랑스 하원도 10월 31일, 반테러 조치를 강화하는 ‘일상 보안에 관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11월 19일 아침 7시, 최연소 장기수로 14년간 복역하다 99년에 석방된 강용주 씨(85년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20년형 선고)가 재구속됐다. 혐의는 ‘보안관찰법 6조 신고의무 불이행’. 보안관찰법에 따르면 강 씨와 같은 보안관찰처분대상자는 출소 후 7일 이내에 거주 예정지 관할 경찰서장에게 출소사실을 신고하여야 한다. 그러나 강 씨는 보안관찰법이 위헌임을 주장하며 그동안 신고를 거부하고 있었다. 다행히 다시 풀려났지만 검찰은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11월 23일, 금속연맹 문성현 위원장이 구속되었다. 형 만기일에 단병호 위원장을 재구속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98년부터 묵혀두었던 업무방해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집시법위반, 일반교통방해죄 등을 들어 문성현 위원장에게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한 것이다.
그밖에도 10월에는 1995년 2월 의사·대학교수·약사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진보의련’ 회원들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하였다. 이어 10월 23일, 국정원은 「자주민보」발행인을 비롯 기자 2명을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 제작과 고무찬양, 해외인사들과의 통신 혐의로 구속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였다.
사회당은 미국에서 일어난 9.11 사건 직후, 테러 예방을 빙자하여 사생활 침해, 정보통신의 자유 억압 등 시민적 기본권이 축소될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대비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이같은 우려는 곧바로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입지가 좁아진 민주당과 김대중 정권이 정권재창출을 위해 자신들에게서 등 돌리는 보수층과 군인들을 허겁지겁 끌어안으려는 정치논리가 보태져 보수주의 경향은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강대국의 무력을 통한 안보 정책에 편승하여 감시와 검열의 망을 넓히면서 민중의 기본권을 침해하려는 국가주의적 통제는 은근하고도 강력하다. 이제 아무리 예민해져도 모자라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부족할 우리의 ‘기본권 확대’ 운동을 시급히 전개해야 한다. 시민적 기본권 보장에 함께 할 모든 세력에게 연대를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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