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가두어도 동지애와 노동자 세상을 향한 열정은 못 가둬…'(제목)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67일간의 내남 교도소에서의 생활은 나를 조금 더 꿋꿋하게 발전시킨 모양입니다. 다시 현장을 조직하고 투쟁력을 점검하여 정권과 자본에 다시 한판 붙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처음 구속 될 당시는 한없이 위축되었고, 변화되고 통제된 사회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내 자신이 처한 위치를, 아니 우리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생각하며 탄압을 밥먹듯이 하고 있는 정권과 자본에 다시 한번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하게 일었습니다.
동지들 반갑습니다. 늦게나마 출소인사드립니다.
지난 9월 5일 출소하면서 옥문밖을 나오는 그 해방감은 이 세상의 어떤 기쁨보다도 컸습니다. 지옥과 같은 감시와 통제의 울타리를 벗어나면서 깊은 숨을 들이마셔보니 이것이 자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루빨리 출소시키기 위해 마음고생 몸 고생하신 금속노조 경주지부 간부님들과 발레오만도 동지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강원도,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그리고 서울에서 휴일면회를 조직 해 주신 현장신문 동지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사실 휴일은 교도소내에서는 '곱 징역'입니다. 달력에 빨간 글씨는 고역의 날이었습니다. 운동도 샤워도 없이 조그만 창 틈 사이로 바라다 보이는 하늘을 바라보는 게 고작입니다. 이런 마음을 헤아려 몇 시간씩 차를 달려와 면회투쟁을 해주신 동지들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담벼락하나 사이에 두고 창살 속에 갇혀있는 이훈우 지부장을 비롯해 여섯명의 동지가 있습니다. 당당히 투쟁을 외치던 동지들이 그리워 집니다. 먼저 나온 이후로 내가 죄스럽고 동지들을 두고 배신한 것인 양 마음이 무겁기도 합니다. 지난날 어느 동지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해 주었습니다. "몸은 갇혀있어도 마음은 갇히면 안된다. 조합원동지들도 양동지와 마음만은 함께 있다"며 용기를 복돋워 주었습니다. 저는 지금 내남교도소에서 갇힌 몸으로 고생하시는 동지들에게 똑같은 얘기를 해 주고 싶습니다.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구속동지 구출'을 되뇌어 봅니다.
동지들! 조석으로 쌀쌀해지고 있는 요즘 마음만은 추워지지 말라고 따뜻한 정성이 담긴 편지 한 장 구속동지들에게 보냅시다.
그리고 위장폐업과 집단해고에 맞서 많은 날들을 투쟁하고 있는 경주의 세광지회 동지들에게 조금의 관심과 용기를 심어줍시다. 동지들의 조그만 관심이 정권과 자본의 탄압에 맞서 안해 본 투쟁이 없을 정도로 열심인 세광지회 동지들을 살릴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시간이 날 때 경주역의 천막농성장에 한번 들러 세광의 동지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동지적 애정을 퍼주고 왔으면 합니다. 노동조합 간부들도 많이 힘들어하고 지쳐 있는 듯 합니다.
동지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많은 힘을 얻을 것입니다. 저 또한 더욱 열심히 활동하고 투쟁하는 모습을 잃지 않겠습니다.
이제 추석입니다. 고향가시는 길 안전운전 하시고 휴가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경주에서 양현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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