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은 반세계화 투쟁에 나서야 한다

지난 11월13일 여의도에서 열린 1차 전국농민대회[photo-copyleft참세상뉴스]

"농정개혁, 정치보다 시장을 앞세우는 대전환이 필요하다." "한국농업 52조 들여 빚만 3배 키웠다." "쌀 개방반대 보다는 개방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등.

최근의 농업, 농민문제를 바라보는 자본의 언론을 보면 거의 노골적으로 한국농업의 포기선언이 흘러나오고 있다. 농민들의 자살 소식은 이제 더 이상 일간지면의 뉴스거리조차 되지 못할 지경이다. 450만 농민의 삶은 이미 벼랑 끝이다.

김대중 정부는 이미 지난 9월 4일 쌀 증산대책을 포기하고 품질 위주의 쌀 생산 정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쌀 발전산업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00일에 끝난 국제무역기구인 WTO 제4차 각료회의의 결과는 이러한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 농업정책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새로운 무역전쟁을 알리는 선전포고와도 같은 WTO 뉴라운드 출범에 맞춰 김대중정권하 농업분야는 2005년 이후 관세화를 통한 쌀 시장 개방과 농업 용지로 조성중인 새만금 및 서산간척지의 산업용지 전환 허용 등 농업 정책 방향을 전면수정한 '신농업정책'의 기조를 세우고 추진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은 농업회생에 대한 어떤 전망도 없는 채 '세계적 질서'운운하면서 사실상 농업을 포기하겠다는 김대중정권에 대한 강력한 투쟁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전농의 주요 요구를 보면 ▷쌀 생산비 보장 ▷수매가 6.6% 인상 ▷쌀 재고 과잉분 북한 지원 ▷사법처리 반대 ▷쌀 수입 반대로 요약된다. 이러한 농민들의 강력한 투쟁에 대하여 정부의 탄압 역시 만만치 않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 역시 11월 13일 제 1차 전국농민대회 투쟁을 이유로 전농 지도부 9인과 농민 18명을 사법처리 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농민 투쟁에 대한 탄압을 전면화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정권의 이러한 탄압을 마른장작에 기름을 부어넣는 꼴이다. 농민의 농가부채 규모는 2000년 말 기준, 가구당 2천20만원으로 93년에 비해 2.9배나 증가했다. 농민들은 이미 그들의 폐허가 되어가는 삶 속에서 스스로를 투쟁의 주체로 조직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현실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러나 농민운동은 이제 한단계 더 진전되어야 할 과제에 직면해 있다. 즉, WTO 뉴라운드체제가 농업정책에 가져오는 의도를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이다. 말하자면, 시장개방에 의한 저농축산물 가격의 유지와 그를 통한 농민경제에 대한 압박은 여전히 자본축적의 주요 조건이고, 노동자들을 저임금이라는 굴레 속에 묶어두는 기본적 수단인 것이다. 그러한 조건의 유지가 재벌로 불리는 토착 독점자본뿐만 아니라 최근 급속히 그 직접적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초국적 자본의 요청이기도 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농민들은 '민족경제 수호, 우리쌀 살리기' 차원의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반세계화·반신자유주의 투쟁의 주력대오로서 민중연대전선에 집중하고 집결해야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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