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경제 불황은 노동자-민중의 저항을 불러 일으켜, 자본에 의한 통제를 그만큼 어렵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은 국가를 통해 노동자-민중의 통제를 더욱 강화한다. 국가는 지배계급의 이익을 보편적 이익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공공성과 보편성의 외피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대중 정부가 내놓은 파쇼적 악법들이 간교한 이데올로기로 포장되어 공공성과 보편성을 띄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지난 7월 인터넷의 음란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김대중 정부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일명 통신질서확립법)'을 통해 온라인 등급제를 실시하려 했다. 온라인 등급제는 '국가의 개입을 보장할 수 있으며 자율규제라고 하면서 등급표시제를 법으로 정하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등급기준을 정하는 것은 등급표시를 사실상 강제될 수 있다'는 이유로 노동자-민중의 투쟁에 의해 국회에서 거부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조항은 청소년 보호법으로 이전되어 청소년 보호라는 강력한 이데올로기를 무기로 강행되었고, 나머지 일부 조항은 `전자표시제'로 변형되어 대통령령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 또한 통신질서확립법과 정보통신기반보호법(지난 7월 발효)은 온라인 상에서 노동자-민중의 저항을 막기 위해 온라인 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법률 이외에도 김대중정부는 디지털 산업을 촉진한다는 이유로 노동자-민중을 해적으로 몰아 가면서 지적재산권을 강화하는가 하면, 창작성이 없는 디지털 정보에 대해서까지 독점권을 인정하는 '온라인 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안'을 준비중에 있다. 이들 법안은 노동자-민중의 공공 정보를 자본가 소유로 사유화하고, 그 사유화된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감시하고 통제하는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의 새로운 법률안에는 파쇼적 성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있다.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하자, 이를 빌미로 국민들을 테러로부터 보호한다는 궁색한 논리로 그 본색을 확연하게 드러내었다. 역대 정권에서 각종 비리에 연루된 국가정보원이 '자숙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지난 11월 12일에 '테러방지법'을 입법예고 한 것이다. 이 법에 따르면 테러 발생시 민간인에 대한 군법적용이 가능하게 하며 국가정보원에 막대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최근 개정 법률을 둘러싸고 있는 간교한 이데올로기는 노동자-민중들을 현혹하며, 때로는 직접적으로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무력화시킨다. 그러므로 법률안 개악저지 투쟁에 있어 정부의 기만적인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한가지 방법은 개악된 법률들이 노동자-민중의 자율성과 투쟁성을 억압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가운데 법제도와 법기구에 대한 민중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속에서 노동자-민중의 자율적 규범의식을 함양하고 이것으로 법을 대체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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