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민중연대투쟁 또는 민중연대전선이 처한 현실은 객관적으로 시민운동이 우리 사회에 미치고 있는 정치적 영향력에 미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민중연대투쟁(전선)에 참여하고 있는 부문 가운데 특히 노동자, 농민 독자의 투쟁력도 따라잡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즉 민중연대투쟁(전선)은 그 자체의 정치적 실체 또는 정체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며 단지 각 부문이 동시에 참여하는 민중대회 일정을 치르는 일과성 행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 결과 지금으로서는 민중연대투쟁(전선)을 통한 사회 전체의 정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최소한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각 부문의 역량이 그를 통해 강화되고 있지도 못하다.
그런 가운데 민중연대투쟁(전선)은 정치적·이데올로기적 차원에서 사실상 개량주의 정치 및 민족주의 정치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 개량주의 정치 세력은 민중연대투쟁(전선)을 결과적으로는 선거의 동원 부대로 상정하고 있으며, 민족주의 정치 세력은 민중연대투쟁(전선)을 끊임없이 민족민주전선으로 가져가려 하고 있다. 이는 올 상반기 '김대중 정권 퇴진'에 대한 논쟁을 통해 이미 드러난 바 있다. '김대중 정권 퇴진'에 대해 이 두 정치 세력이 취한 입장과 태도는 한마디로 아래로부터 일어나는 대중투쟁의 동력과 열망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맞춰 왜곡시킨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민중연대투쟁(전선)이 부문간 이해를 수평적으로 나열하는 연대 수준을 넘어 전체 계급 역관계를 돌파할 수 있는 정치적 집중을 이루기가 무망한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은 2002년 지자체 및 대선을 앞두고 더욱 전면화 될 것이 분명하다. 마침 이 두 세력은 비록 동상이몽 속에서나마 2002년 양대 선거를 중심으로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민중연대투쟁(전선)은 선거 연대에 대한 논란만 무성할 뿐 실질적으로 대중투쟁을 일으키고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그에 따라 부문간 또는 사안별 연대를 넘어 전체 계급세력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정치적 집중은 힘들어질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민중연대투쟁(전선)이 지금과 같은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일차적 관건은 노동자계급의 역할 여하에 달려 있다. 사실 개량주의 및 민족주의 정치 세력의 정치적 영향력은 이미 노동자계급 내부에 깊숙이 미치고 있으며, 바로 이 점이 민중연대투쟁(전선)의 정치적 집중을 가로막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세계사의 경험에 비추어 보거나 한국의 역사적·정치적 현실을 보더라도 민중연대투쟁(전선)이 부르주아 권력 및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의 주도적인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는 많은 부분 현장활동가들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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