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copyleft 대학생신문]
비권. 운동권의 반정립으로서 규정되었던 비권이 세력화하고 있다. 비권의 세력화는 비권이 총학생회를 수권하거나 학내 주류 정치세력으로 등장하는 것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비권은 이미 운동권의 반정립을 넘어서는 다양한 정치세력을 지칭하는 단어가 되었다. 비권이 특정한 정치세력이 됨으로써, 그들은 이제 안티 운동권의 틀을 벗어나고 있다. 비권의 양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학교발전을 내세운 비권
비권의 대표주자라 불리는 성대사랑은 올해 선거에 '성대사랑 plus'라는 이름으로 출마했다. 성대사랑 plus는 성대사랑의 'SKY를 넘어서'라는 학교발전 이데올로기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성대사랑과 유사하게 고려대는 '고대사랑'이 '비운동권 최초를 꿈꾸는 사람들 선본'으로, 한양대는 '임시총학생회' 모임이 '소리없는 99%의 명예혁명 선본'으로 출마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학생회'를 꿈꾸는 충북대 '대한민국' 선본까지 학교발전 비권은 일류주의나 학벌주의를 비판없이 수용한다. 대학이 잘 만든 공산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변해가는 데 주저없이 앞장서는 세력이다.
▲종교단체 비권
정후보는 177cm, 부후보는 155cm. 이화여대 '7755' 선본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7755의 다양성으로 이화에 집중하겠습니다'는 모토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7755 선본은 겉으로 보기에는 기독교 선본임을 내세우지 않지만, 정부후보가 기독교 동아리 출신으로 후보 이력에도 이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기독교 선본이라 부를 수 있다. 연세대는 98년 이후 지난해까지 기독교 선본이 총학생회 선거에 연속 출마했다. 지난해 서울대에서는 '성경책을 모태로 한 자료집'을 펴낸 기독교 선본이 나오기도 했다.
▲문화 코드를 내세운 비권
99년 서울대에서 힙합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광란의 10월' 선본. 올해는 "학교 생활 잼있냐?"로 시작하는 조까지마 선본까지. △서울대에 게릴라 콘서트 유치, △학내 만화방 게설 등 7가지의 공약만을 내세운 조까지마 선본은 총학생회의 자치적, 정치적 성격을 모두 무시하고 '노는 것'에만 치중한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학교나 재단 권력을 등에 업은 비권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4개 단대 중 3개 단대에 ROTC 선본이 출마해 당선됐다. 단대마다 모토는 다르지만 정부후보들이 ROTC 출신으로 겉보기에도 '조직적 출마'다. 아직 총학생회 후보 등록기간이 끝나지 않았지만 총학생회 선거에도 ROTC 후보들의 출마가 예상된다. ROTC가 조직적으로 학생회에 출마하게 된 의혹은 후보의 "훈육관님이 학생회 하면 훈련 빼주신다고 했습니다"라는 대답으로 풀어졌다.
이들 비권 선본의 특징은 처음 선거에 나와서는 '비권'임을 강조하지만, 총학생회 수권 등으로 세력한 후에는 나름의 정치지향 세력으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학생회 선거를 운동권과 비권의 대결 양상으로 몰고 가는 것은 표몰이를 위한 손쉬운 선택일 뿐이다. 비권들은 서로의 특징을 공통분모로 내세워 '자유주의 정치 세력'으로 불리기도 한다. 정치적 중립성을 외치는 비권은 운동권과 정치 지향이 다른 하나의 정치세력인 것이다. 그것도 제가 가진 정치성은 숨긴 채로 운동권의 정치성을 비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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