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살려놓으니까 너희들은 필요 없다?
"물에 빠진 놈 건져놨더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라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 기업이 있다.
바로 한국시그네틱스다. 한국시그네틱스는 98년 워크아웃 들어간 회사를 살리려 임금, 상여금 반납해 가며 고통을 분담한 조합원들을 파주공장에는 절대로 못 받겠다며 용역깡패를 동원해 조합원을 폭행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계속해 온 한국시그네틱스.
반도체 조립업체 한국시그테틱스는 지난 66년 미국의 필립스에 의해 세워졌다. 이후 95년 거평그룹이 인수 한 후, 96∼97년 2천억 이상을 투자해 파주에 제 2공장을 신설했다가 98년 8월 부채과다로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이때 시그네틱스 노조는 회사가 정상화되면 잉여인력을 파주공장으로 전환시킨다는 약속을 믿고 △임금동결 △주택자금 등 중단·축소 △퇴직금 누진제 펴지 △호봉 승급 6개월 분 반납 등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하나로 고통분담에 동참했다. 이 덕분에 2000년 6월 영풍그룹이 한국시그네틱스를 인수한 후 그해 8월 워크아웃을 조기에 졸업할 수 있었다.
회사가 살아나고 공장이 정상으로 돌아갔지만 고통을 나눠 짊어진 시그네틱스 노동자에게 돌아온 것은 '파주 공장 이주 불가자' 모집이었다.
영풍그룹은 "서울 공장 이전시 이주불가 지원자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평균임금의 600%를 지급하고 실업급여 혜택을 주겠다"면서 2000년 11월 이주불가자 모집공고를 낸 것이다. 당시 회사의 반 강제적인 이주 불가자 모집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던 조합원만 1백 80여명.
영풍그룹은 이어 2000년 2월 서울 공장을 노사와 사전 협의도 없이 안산으로 이전한다고 통보했다. 안산공장은 서울공장의 1/3 규모로 잉여인력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이는 필연적으로 정리해고의 수순을 의도한 처사였다. 반면 파주공장은 STI라는 용역업체를 두어 계약직 근로자를 계속 충원해왔다.
회사측은 지난 7월 초 서울공장을 일방적으로 전면휴업하고 7월 21일 조합원들을 일방적으로 안산공장으로 발령시켰다.
이에 시그네틱스 노조는 지난 4월 불법 이주불가자 모집 등에 대해 노동부에 공식 고소했고, 자난 5월 11일 회사가 임단협 교섭 중 공장 장비 무단 반출을 시도해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7월 23일 노조는 안산공장 '전보발령처분효력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노조는 사측과 계속적인 교섭을 벌였집만 사측은 교섭을 회피하며 부당노동행위를 계속해 왔다. 한국시그네틱스는 지난 8월 9일 교섭 당일이었으나 불법 용역 깡패 250여명을 농성장에 투입해 무자비한 폭행과 성추행도 서슴치 않았다.
더욱이 한국시그네틱스는 '노조파괴·정리해고 시나리고'를 만들어 조직적인 정리해고와 노조탄압을 진행해왔다. 이 시나리오에는 "업무방해 증거 확보, 관공서 협조, 정리해고 회피 노력의 증거 마련... 노조 분열 유도'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2월 7일 시그네틱스 노조 대표가 구속됐고, 조합원 41명이 해고됐지만 시그네틱스 노조는 이에 굴하지 않고 98년 워크아웃 당시 자구계획 약정대로 파주이전을 요구하는 집회와 농성을 계속 진행 중이다.
이진숙기자 kokoree@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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