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기리는 추모식 열려

지난 21일 서울역 광장에는 313개의 작은 촛불이 켜졌다. 올 11월까지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들을 기리는 추모의 촛불이 이것이다.

인도주의의사협의회(이하 인의협)와 전국실직노숙자대책종교협의회(이하 전실노협)은 지난 21일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을 기리는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쉼터 실무자와 자원봉사자, 노숙자 관련인 1백여명과 거리의 시민과 서울역 노숙인들이 모였다.

이날 인의협과 전국실직노숙자대책종교협의회(이하 전실노협)가 주최한 노숙자 추모식에서 인의협 정일용 대표는 추모사에서 "거리에서 죽어간 이들도 태어날 때는 보모님의 사랑하는 아들이지만 IMF, 구조조정 등으로 이들을 거리에 내 몬 것은 정부였다. 노숙자라고 해서 거리에서 죽을 수는 없다" 며 “정부는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보호소와 기본적인 식사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는 오늘 우리가 노숙자 추모제를 왜 열었는지 깊히 생각해야 한다"며 정부의 노숙인 대책을 촉구했다.

IMF 체제 이후 지난 4년간 거리에서 숨진 노숙인 수는 연간 평균 400여명. 인의협이 밝힌 노숙인 사망자 수는 1998년 479명, 1999년 467명, 2000년 413명, 2001년 11월 현재 313명에 달한다. 인의협 주영수 의료사업국장은 이와 관련 "전체 노숙자 감소분 1천9백여명 중 1천 6백여명 가량이 거리에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매년 12월 21일 Homeless Memorial Day를 지정해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을 애도하고 노숙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 이날 추모제를 개최한 인의협과 전실노협도 매년 12월 21일 이후부터 연말까지를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자 추모기간'으로 선포하고 노숙인의 넋을 기리며,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노숙인이 급증한 후 4년이 지나면서 노숙인들은 거리와 쉼터생활자로 어느 정도 고착화되는 양상을 뛰고 있다. 그 중 거리 노숙자들은 쉼터나 의료시설 등에 부적응자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극도로 황폐한 사람들만이 거리에 남게된다.

현재 거리에서 제공되는 정부의 공공의료지원이나 공공 식사지원 등은 전무한 상태며, 일부 민간영역에서 자원활동으로 제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9월부터 쉼터 입소자 중에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의료특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됐지만, 선정기준 등의 문제로 노숙인 특례자로 선정되는 경우는 매우 희박한 실정이다.

사회는 물론 노숙인 쉼터에서도 적응하지 못한 거리노숙자들이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매년 4백여명씩 죽어가는 것이 새해를 맞는 우리의 가슴 아픈 현실이다.

이진숙기자 kokoree@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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