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실업회피 위해 휴학

최근 청년의 실업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실업상황은 IMF이후 단순한 경기침체 때문이라기보다는 노동력 수급 불일치(기업의 채용기피) 등 구조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북여성노동자회가 지난 26일 여대생의 직업의식에 관한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여성노동자회 봉귀숙 사무국장은 "이번 실태조사는 여대생들의 직업의식을 취업준비 실태와 취업모색을 위한 개인과 주변의 환경적 요인을 통해 알아보고 이를 근거로 대졸여성의 취업률을 증가시키기 위한 제도적 차원의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목적을 밝혔다.

전북지역 대학생 209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부터 두 달간 벌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근무형태는 프리랜서가 42% 전일제 직장근무가 35%, 희망직종은 교사 학원강사 연구원 등 전문기술직이 78%로 나타났다.

여학생들은 진로준비중 대학원 진학과 유학준비, 임용고시 준비가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취업준비를 위해 수행하는 취업준비활동으로 가장 열심히 하는 것은 학점관리였으며 그 다음이 컴퓨터 관련 자격준비, 어학능력준비, 직업정보검색 순이었다.

대학교육이 자신의 진로결정에 도움이 되는가는 질문에 28.9%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현재 선택한 전공으로는 취업이 어렵다는 응답이 30%인 것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또 취업을 위해 투자하는 돈은 13만원에서 20만원 가량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실태조사를 분석한 김명아(전북대 사회학) 씨는 "현재 여대생들은 4년만에 졸업하는 동기생들을 농담삼아 조기졸업생이라고 추켜세운다"며 "이는 취업의 어려움 때문에 일부러 졸업을 늦추기 위해 휴학이라는 고육책을 쓰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여대생들은 더욱 악화된 고용현실로 실망 실업자화 되거나 불안정한 비정규직 상태에서 차별적 현실을 묵묵히 감내하면서 높은 강도의 노동에 시달리거나 구직과정에서 아예 여대생들의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대생의 실업문제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이러한 대졸여성의 저조한 취업율에는 노동시장과 가부장제라는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대다수 여학생들은 여성자신이 실력을 키우면 되지 않겠느냐는 다소 막연한 생각만 있을뿐 구조적 제도적 문제에 대한 인식이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실태조사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국여성노동조합 전주익산지부 박미란 지부장은 늘어가는 여성고용의 현실에 대해 "여성노동자의 74%가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며 여성의 임금은 남성노동자의 59%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결혼과 출산에 따른 퇴직압력과 직장내 성희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전체 여성노동자의 5%만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지부장은 "여성노동자의 문제는 취업률이 낮은 걸 넘어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취업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에 대한 정부의 규제조치 수립 △공공탁아 및 공공유치원 시설 확대 △기업내 정규직에 일정비율을 여성할당제 실시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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