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인권 언제까지 방치할건가?

지난 18일, 전주근로자선교상담소(소장 이희운) 부설 외국인노동자선교센터(선교센터)는 이주노동자의날을 맞이해 「외국인이주노동자 인권포럼」을 열었다.

선교센터의 임희모 소장은 "한국에 유입된 이주노동자들은 2천년 현재 28만명에 이르며 이들 중 64.1%가 불법체류자이며 합법노동자가 아닌 미등록노동자인 산업연수생까지 포함하면 실제 불법노동자가 94.1%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많은 숫자의 이주노동자가 한국경제에 미친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대부분 중소영세업체에서 단순기능직 3D업종에 종사한다.

기업 이윤 위한 값싼 노예
임소장은 "이들 이주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을 선택적으로 일부 조항만을 적용받으며 임금을 착취당하고 작업환경이나 불안정한 주거와 생활문제, 신분상 불이익 문제, 강제출국문제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찬웅 소장은 "현재의 이주노동자가 법과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같이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해 이윤을 증대하려는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박소장은 "대구에서는 팔목이 잘린 노동자의 산재보상금을 사장이 갖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며 "이들은 병원복을 입은채로 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다 강제출국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언어소통과 열악한 근로조건이 산업재해율을 더욱 부추긴다"고 전했다.

박소장은 "내년에는 2천명여명이 산업연수생으로 더 들어와 중소·영세업체의 부족한 인력으로 채용될 것인데 이들이 연수생 자격으로 근로기준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불법체류노동자도 '노동자'의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소장은 이어 "산업연수생 한 명당 소개비 형태로 중소기업협동조합이 받는 돈은 연간 총 5백억원에 이른다"며 "불법체류노동자의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게 하는 또하나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부, 이주노동자 정책 전무
마지막으로 '노동부의 이주노동자정책'에 대해 전주지방노동사무소 근로감독과장인 이영식 감독관은 "근로기준법 5조에 따라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전문직 종사자를 제외한 산업연수생, 외국에 있는 국내자본회사의 연수생, 불법노동자들의 지위를 보장할 수 있는 조항은 없다.

이 감독관이 말한 근로기준법 5조(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균등처우 조항)는 전문직 종사자와 같은 극소수 이주노동자를 제외하면 96%를 넘는 불법체류노동자에게는 '근로자'의 지위에 부합되지 않아 실제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적 장치는 없음을 시인하는 것과 같다.

지난해 12월 24일 김제 화재현장에서 몰도바 노동자 1명이 숨지고 숨진 노동자의 시신이 본국으로 이송되는 데에 무려 반년이 넘게 걸리고 중증 화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또 한명의 노동자가 치료를 받으려면 몸을 숨기며 강제출국되지 않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겪어야만 하는 이들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선교센터의 이지훈 실장은 "산업연수생을 포함한 불법체류 이주노동자가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비행기 삯으로 수백만원의 빚을 떠안고 왔지만 이들을 '인간'으로 대하기보다 '값싼 노예'로 '일할 것'을 국가에서 공식화하는 것이 지금 이 땅의 이주노동자의 현실"이라며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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