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독점에 대한 대안은?

진보넷에서 운영하는 참세상 방송국과 참세상 뉴스는 동영상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근 이 동영상 파일의 포맷 문제로 논쟁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참세상 방송국과 뉴스는 리얼 포맷의 동영상 파일을 제공해왔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동영상 파일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제기가 된 것이다. 왜냐하면,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의 경우, 윈도에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별도의 설치가 필요 없으나, 리얼 포맷의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리얼 플레이어를 별도로 설치해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무료로 리얼 플레이어를 구할 수 있고, 설치 작업이 어려운 것은 아니나, 대부분의 컴맹들에게는 이조차 난감한 일이었을 것임은 짐작이 간다.

하지만, 진보넷이 리얼 포맷으로만 제공하는 것은 사실 같은 이유에서였다. 즉, 첫째, 윈도 미디어 포맷으로 되어있는 파일을 그누/리눅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접근할 수 없다. 둘째, 윈도 미디어 포맷으로 제공한다면, 그것은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독점을 강화시키는데 일조하는 행위이다. MS보다 리얼 네트워크사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 아님은 물론이다. 혹자는 두 개의 파일포맷 모두를 지원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개의 파일포맷을 지원할 경우, 이용자들은 사용하기 쉬운 윈도 미디어 파일을 이용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즉, 우리가 MS의 독점을 강화시키는 데 일조한다는 비난을 면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용자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하게 함으로써, 우리가 제공하는 컨텐츠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 역시 거부할 수 없는 명분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딜레마적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적절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MS 독점을 극복하는 일은 독점에 대한 도덕적 비판과 달리, 현실적인 측면에서 무척 힘든 것이 사실이다. 정치적으로는 MS 독점에 대해 비판적 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MS 윈도 없이는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다는 '현실론'에 항상 밀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실론은 편리함에의 굴복-매킨토시나 그누/리눅스만을 사용하는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가-을 합리화하는 명분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그러한 한계를 가지고 있음은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정보사회에서 컴퓨터의 사용은 필수적이며, 운영체제는 이러한 컴퓨터 사용에 있어서 필수적인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공공성'이 강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MS 독점의 문제는 이와 같이 강한 공공성을 가진 프로그램이 일개 사적 기업에 의해서 통제된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만일 인터넷의 기본 프로토콜인 TCP/IP가 특정 기업의 특허로 인해 독점되어 있다면, 지금과 같은 인터넷의 풍요로움이 가능했을까?

이런 맥락에서 MS 윈도의 소스를 공개하라는 요구는 정당하다. 그것은 공공성이라는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의 기본 인프라가 특정 기업에 의해 독점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위협으로부터 사회와 개인을 보호하고자하는 측면에서도 정당하다.

하지만, 이러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MS를 제재하는 것은 참으로 요원해 보인다. 한때 회사 분할의 위기까지 몰렸던 MS는 지난 9월 미 법무부가 MS의 회사분할안을 포기하고, 지난 11월 2일에는 MS와의 합의안을 도출함으로써 MS의 승리로 기울어지고 있는 듯 하다. 물론 미 법무부와 MS의 합의안에 대해서 소송에 관여했던 18개 주정부들이 반발하고 있어서 법적 싸움이 쉽사리 끝나리라고 예상하기는 힘들지만, 문제는 '시간은 MS의 편'이라는 것이다.

역시 기술은 법보다 빠르다. 빠르게 진전되는 기술은 법적 분쟁을 과거의 것으로, 법적 판결을 이미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MS가 익스플로러의 확장을 위해 윈도의 독점력을 이용했는지에 대한 법적 분쟁이 계속되는 동안, 이미 익스플로러는 넷스케이프를 제치고 웹브라우저의 독점적 지위를 확고하게 구축했다. 또한, MS는 지난 10월 26일 미국, 한국을 비롯한 세계 50여 개국에서 동시에 윈도 XP를 출시함으로써, 또 한 단계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사용자 인증과 관련된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와 인터넷폰, 인스턴트 메신저 등 XP가 포함하고 있는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이 독점을 강화하리라는 우려가 사회적으로 크게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독식을 향한 MS의 행군은 멈출 줄을 모른다. 더욱이 MS는 모든 전자기기들과 인터넷 서비스를 MS의 플랫폼과 단일 로그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통합하겠다는 닷넷(.NET) 전략을 표방하고 있어, 운영체제에 이어 인터넷마저 MS의 독점력에 포섭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편리성은 양날의 칼이다. 앞서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의 예를 든 것처럼, 편리성의 유혹은 너무나 강력하다. 단일 로그인 시스템 역시 마찬가지이다. 각각의 사이트에 접속할 때마다 로그인을 다시 해야하고, 별도의 비밀번호를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불편한가? 하지만, 메피스토에 영혼을 팔아먹은 파우스트와 같이, 우리는 편리성이라는 MS의 유혹에 빠져, 결국은 우리를 구속할 굴레를 스스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정보사회의 기본 인프라인 운영체제가 MS라는 특정 기업에 의해 독점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을 언급했다. 예컨데, 이런 것들이다. 이용자들의 컴퓨터 이용패턴은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의해 규정된다. 즉, 이제 MS 프로그래머들의 손에 의해 전 세계 컴퓨터 이용자의 사용 패턴이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이 무언가 불편하게 만들어 놓았거나, 이용자가 원하는 어떠한 기능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그러한 방식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소스를 공개하고, 그것을 수정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은 이용자들 각각의 환경에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들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다. 윈도에는 그러한 자유와 권한이 없다. 이용자들은 그저 프로그래머가 정해놓은 '한계'내에서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해볼 수 있다. MS가 저작권 보호를 위해 특정한 이용허락 표시가 없는 한, 복제를 하지 못하도록 설정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소리바다나 그누텔라와 같은 파일 공유 프로그램을 허용하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MS의 독점력이 더욱 강화되고, 대안적 운영체제는 멀어져만 갈 때, 이러한 상상력은 과도한 것이 아니다.

또한, MS 소스가 공개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윈도를 주 운영체제로 사용했을 때, 국가보안상 안전하다는 확신을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우려를 무시한다면, 참으로 과감한 정부가 아닐 수 없다. 중국, 브라질, 그리고 유럽 각국에서 MS 독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우리 정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MS 닷넷 전략이 이용자의 프라이버시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가공할 만하다. 단일 로그인 시스템의 편리함은, 거꾸로 보자면, 이용자의 인터넷 사용, 즉 어떤 사이트에 접근을 했고, 어떠한 파일을 교환했으며, 어떠한 소통을 했는지가 모두 파악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내가 나쁜 짓만 안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누군가 계속 감시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 정말 끔찍한 일이다.

MS 독점에 대한 대안은 있는가? 미국에서의 반독점법 소송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한국 정부 역시 MS 독점을 견제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대응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최근 '다음(Daum)'이 MS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고, 윈도XP에 대해 출시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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