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노동자의 삶

아직도 우리 사회는 대학이라는 문을 나서는 순간 핑크빛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을 모조리 깨어버리진 못했다. 이공계의 전공을 선택하면 그 중에서도 특히, 건설계통의 전공은 최소한의 실업자 신세는 면하리라 하나 둘 우리는 그 길을 주저함없이 선택했다.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그 선택은 단순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네 이공계 졸업자의 현실은 어떠한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교묘하게 이용되어지는 하루 8시간 30분의 근무. 게다가 언제 시작되어져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야근의 연속, 벌써 몇일째 이 지긋지긋한 시간이 계속되어지지조차 모를일이다. 기술인으로서, 엔지니어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보지만 자괴감만 커질 뿐이다. 정규대학을 나온 여느 직업과의 비교에서 차마 창피해 말조차 꺼내지 못할만큼의 열악한 임금과 세계 최장시간의 노동! 우리는 무얼 위해서 이 길을 선택했고 무엇때문에 이렇게 주저하고 있는지 참으로 답답하고 서글프다.
일의 양이 많아지면 그만큼 많은 인원의 노동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세살배기 어린아이도 알일이다. 하지만, 우리 건설업계의 현실은 세살배기 어린아이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있는 인원으로 어떻게든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심지어 16시간 이상의 노동을 할때도 있다. 남들처럼 열심히 공부했다. 국가에서 인정하는 기술계 자격증도 취득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돌아오는 건 휴일없는 노동과 시간의 한계를 넘어선 착취와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뿐이었다. 게다가 영세한 중소기업수준의 업체가 대부분이어서 경영주와의 충돌은 곧바로 해고와 직결되는 요인이 되버렸다. 행여 지역 업체와 연대해서 노동조합이라도 만들 양상이면 아예 그 싹부터 자르는 것이 이 바닥의 현실이다. 인문계열을 전공하고 일반사무직 직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다수의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믿어지지 않을 터무니없는 말처럼 들릴것이다. 하지만, 이건 명백한 사실이다. 이 나라가 아무리 개념조차 없는 자본주의 국가라지만 우리의 노동현실은 너무나도 초라하고 열악하다. 참 많은 회의가 든다. 결국에는 이런 결과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도 9시뉴스에서 말하는 그 정부의 노동시간과 정당한 댓가를 돌려달라. 지금 거리에는 수많은 실업자가 차가운 도시를 헤메고 있다. 내 일을, 이토록 넘치듯이 많은 내 일을 그들에게 조금만이라도 나눠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쉬고 싶다. 8시간 근무와 모두가 누리는 일요일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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