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생각이 다르면 정신병자!
부안에서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글을 지역 주간지에 실은 이유로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을 침해당한 일이 벌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12일 부안 백산고 정재철 교사가 부안저널에 '새만금을 생각하며 이형(李兄)에게'라는 글을 기고한 뒤다. 지난 1월 3일 정재철 교사가 학교에서 받은 편지에는 발신인이 부안문화원장으로 된 편지글과 부안군문화원 회원이 문화원장에게 보내는 탄원서가 함께 들어있었다. 편지글과 탄원서는 백산고와 도교육청 등 지역의 공공기관으로 이미 발송된 상태였다. 발신인은 부안군문화원장이었지만 정교사가 직접 방문해 확인한 결과 문화원장은 "절대 그런 편지글을 보낸 사실이 없으며 그런 탄원서는 보지 못했다."며 매우 불쾌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관기관장까지 도용한 속셈은?
편지글 전문(全文)은 이렇다.
"정선생씨 문화원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요 지금 어느 때인데 이같은 망발을 하는거요 탄원서 원문 보내니 자중하시오 특별히 사학을 가르치는 자로써 생각이 깊어야 합니다"
이 편지글은 문화원장이 쓴 글로 보이지만 탄원서를 작성한 사람이 임의로 "문화원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요"라는 문구를 붙여 마치 문화원장이 직접 탄원서를 작성한 것처럼 보인다.
탄원서는 "존경하는 문화원장님 본인은 부안군문화회원의 한사람(이후 한사람)으로서…"로 시작한다. 정교사의 지난해 12월 12일자『부안저널』기고글 일부를 싣는다. "새만금의 사업 추진에 앞장 선 지역 분들이 그 공로로 상을 받았다는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공사가 진행되는 한편에 천막하나 달랑 치고서 추위에 떨며 새만금의 부당성을 몸을 해쳐가며 알리는 이형에게는 어떤 상이 있습니까?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형에게는 역사의 상이 있음을..."
이 문구에 대해 쓴 것으로 보이는 탄원서 작성자 '한사람'의 글이다.
"새만금 재개를 위하여 헌신한 애쓰고 상탄 분들을 조롱하는 추잡하고 야비한 3치혓바닥을 함부로 놀린다는 것은 교사로써 특히 역사를 바로 세운다는 양심을 저버린자로…" 심지어 '한사람'은 정교사에 대해 "2세들을 가르칠 가격이 없는 독선자로 이 지역의 학교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 개인에 대한 비방을 넘어 '한사람'은 전교조까지 들먹였다. 탄원서 일부를 다시 인용하면 "그 자의 신원을 살펴본 즉 불순세력과 야합한 참교육을 볼모 삼아 전교조를 앞세워 무던히도 속을 썩힌 양의 탈을 쓴 이리로써 위선자임이 밝혀졌습니다."라고 돼있다. 이 외에도 한사람은 정교사를 정신요법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으로 몰아부치기도 했다.
정교사는 "익명성을 이용해 개인의 생각과 표현의 자유를 철저히 유린한 것"이라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표현의 자유를 힘으로 억누르는 사회
이번 사건에 대해 정교사는 "낙후지역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대표적 지역주의, 개발주의가 사업을 추진하게 한다"며 "특히 소외지역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대표적인 지역주의와 개발주의이며 지역의 보수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준형 집행위원장은 "글로써 자신의 입장을 말하는 것을 정신병자 취급해 표현의 자유를 유린한 것"이라며 "서로 다른 생각의 차이를 대화보다는 일방적인 비방으로 몰아가는 행위가 허용된다면 남한 사회의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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