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김대중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국정운영 최우선과제로 ‘국제 수준의 경쟁력 제고’를 제시했다.
각 언론사는 최근 비리와 각종 게이트에 대해 “큰 충격과 더불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심정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는 김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주로 다뤘으나, 연두기자회견의 초점은 경쟁력 강화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 남북관계 개선에 맞추어졌다.
특히 김 대통령은 “정부소유 은행의 민영화를 착실히 추진하는 등 기업과 금융구조조정도 시장 원리에 따라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히는 등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한 경제정책 추진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 향상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챙기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빈부격차를 완화할 특단의 조세개혁과 사회보장대책, 주5일 근무제 도입과 비정규직 노동자 대책, 구속 노동자 석방 문제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내용도 들어있지 않다.
김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을 가장 반긴 쪽은 당연히 재벌을 비롯한 기업주들이었다.
경제5단체는 김대중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세계 일류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데 국정방향의 최우선을 두겠다고 밝힌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경총은 “월드컵 개최와 지자체 및 대선 실시 등 정치사회적 분위기의 이완요소가 많아 노사관계 불안이 크게 우려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란 충고도 잊지 않았다.
과거 94년과 95년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제경쟁력 강화’를 국정 최우선의 과제로 한다며 연두기자회견을 했지만 결과는 철도, 지하철, 현대자동차 등 파업사업장 경찰력 투입과 96년 노동법과 안기부법 날치기 통과로 이어진 바 있다.
민주노총은 연두기자회견 관련 성명서를 통해 “최근 전윤철 기획예산처 장관, 강봉균 KDI 원장, 진념 재경부 장관 등의 ‘구조조정의 최대 걸림돌은 노조’라느니 ‘월드컵 때 노사평화협정을 체결해 쟁의 없는 월드컵을 만들어야 한다’느니 하는 발언들에서 보듯 정부 핵심 경제관료들은 반성없이 모든 탓을 노조에 떠넘기고 있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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