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호/연재] 아르헨티나 실업노동자 운동(2)

아르헨티나 실업노동자 운동(2)

152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운동의 미래'와 '결론' 부분을 싣는다.
-[인터내셔널뉴스] 편집팀

[먼슬리리뷰], 2002년 1월 호, 제임스 페트라스

운동의 미래

MDT는 아르헨티나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되었다. 이 운동은 살타, 휘위
와 마탄자스로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 코르도바와 로사리오를 둘러싸고 있는
빈곤에 찌들은 교외 지역을 향해 바깥쪽으로, 그리고 내륙의 "유령의 도시들"
로 급속히 확산되었다. 지역 단체는 위에서 언급했던 두 개의 전국 회의로 표
면화된 전국 연맹을 건설했다. 이러한 성공은 수만 명의 실업노동자들을 조직
화하고 수천 명의 노동조합 활동가들에게 동력을 부여하고 여성과 청소년들로
부터 적극적인 참여(참여자 중 약 60%가 여성이다)를 유도한 데에, 그리고
(제한적이지만) 체제로부터 일정한 양보조치를 실제로 얻어낸 데에 기인한다.
그러나 운동의 힘은 이웃관계, 상호 간 신뢰와 확고한 요구 사항 등 주로 지
역적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MDT의 가장 주요한 매력은, 이 운동이
끊임없는 구조조정(SAP), 예산 삭감, 저임금 일자리를 여러 개 가져야 하는
사실, 의회의 부패와 무능력, 그리고 집행 부서들의 권위주의적이고 엘리트적
인 성질에 지친 사회에서의 행동 그것도 직접행동에 촉매역할을 해준다는 점
이다. 실업노동자들은 이 모든 것에 반대하는 유일한 축이며, MDT는 직접행
동 -즉, 최소한의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고속도로를 점거하는 것- 이
라는 유일하게 효과적인 전술을 사용한다.
실업자운동이 규모와 행동력에서 확장됨에 따라, 이들은 대학생, 반체제 노동
조합, 인권단체와 소규모 좌파 정당들과 연대하고 있다. 가장 의미 있는 전술
적 연대는 공공부문 노동조합(ATE)과 지역 교사 노조와 형성한 것이다. '5월
의 광장 어머니회'나 좌파 학생 단체들은 이들에게 정신적 지지를 주면서 지
지자들을 조직화해줬다. 그런데, 특히 노동조합과 연대활동을 하는 동안 실업
자 운동은 어렵게 얻어낸 자율성과 행동의 자유를 혼을 다해 지켰다. 실업자
운동은 자신들의 확산되어 가는 힘을 소유해보려는 전형적인 정치가들의 선동
적인 개입을 거부했다.
실업자운동의 역동적이고 전례없는 성장 그리고 상품 이동을 마비시키는 도로
점거의 성공은 어떻게 운동을 진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열성적인 논의 및 토론
과 나란히 간다. 운동에 관한 토론에서 몇 가지 기본 의제들이 제기되었다.
지역주의: 운동이 시작하고 지속될 수 있는 힘은 지역사회, 바리오 그리고 이
웃과의 긴밀한 연계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럼에도 국가는 살인, 대대적인 구
속과 군사 점거 등 이 운동을 폭력적으로 탄압했다. 그리고 경제적 긴축이 진
행됨에 따라 전국적 수준에서의 집단 행동만이 국가 폭력을 약화시키고 체제
로부터 양보조치를 확보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활
동가들에게 보다 명확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대중적 참여를 확고히 자리매김
하는 데 가장 성공적이었던 몇몇 지도자들은 전국적 회의와 조직을 거부하고
신뢰하지 않는다. 제네랄 모스코니의 운동이 그렇다. 지도부는 2001년 9월 초
두 개의 전국 회의에의 정식 참여를 거부했다.
경쟁 단체: 운동의 탈중심적 근원은 지역적 행동 및 지도력을 추진하고 여러
운동의 자율성을 수호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고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왔다. 그
런데 향후 공동 행동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이고 개인적인 차이들이 몇
가지 경우에서 드러났다. 실업자운동 대부분이 선거 정치를 거부하지만, 지도
자들 몇몇은 좌파 정당, 특히 '사회적 축(Social Pole)'이라는 새로운 조직에서
자리를 제안 받은 바 있다. 또 다른 차이는 현존하는 반체제 노동조합과의 관
계와 관련된 것이다. 소수의 실업자운동 지도자들은 전술적 협력 관계를 거부
하지만 많은 이들은 CTA와 ATE가 결국 행동을 장악하고 진보적 노동조합
간부들의 중도적 의제에 맞도록 실업자운동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
한다. 예를 들어, 8월 전국 행동의 날 중 하루, ATE의 영향을 받은 시위대는
핵심 도로를 점거하는 동안 우회 도로를 뚫어놓았다. 이와 같은 양보를 한 의
도는 중산층 도로이용자들을 "설득시켜" 노동부에게 우호적인 손짓을 하려는
것이었다. 많은 실업 활동가들은 '우회 도로'을 열어놓는 전략을 도로점거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약화시키고 실업자들의 사기를 저하시켜 전통적 노동조합
식 줄다리기를 계승하게 만들기 때문에 거부해왔다.
전통적 정치가들의 침입: 운동의 강력한 추진력은 행동의 자율성으로부터 온
다. 성공적인 조직화가 가속화되자, 명목 상 "야당" (페론주의자들과 기타)의
전형적 기회주의적 정치가들이 요구안 중 몇 가지를 수용하려 하면서 시위대
사이에서 "매개자"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며,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의
해 운동을 분열시키고 세력의 한 부분을 얻어 자신들의 잃어버린 병력을 채우
려 한다. 운동은 여태까지 이 기회주의적 선동가들의 감언을 거부해왔다. 하지
만, 억압이 더욱 심해지고 기본적 필요요건들이 충족되지 못하면, 운동은 정치
적으로 더욱 급진화되거나 아니면 기존의 정치 보스들의 '매개'를 받아드리려
는 유혹이라는, 분명한 선택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학생들 -아군과 위험: 실업노동자들은 9월 7-8일 전국 회의를 소집했다. 그런
데, 수많은 학생들, 문화 단체 그리고 심지어 자아지원(self help) 단체들이 나
타나 회의의 사회적 구성도를 희석화시켰다. 학생 발언가들의 길고 많은 경우
까다로운 발제는 운동의 전망을 수립하는 데에 있어 그다지 뚜렷한 기여를 하
지 못했다. 실업자운동 참가자들이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학생과 기타 참가자
들을 환영해주긴 했지만, 학생들이 전형적인 이데올로기적 분화를 소개해 행
동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우려들이 있었다. 실업자운동들과의 연계를 진지하
게 모색하는 몇 개 학생 그룹들이 있는가하면, 회의에서 "왜 이 시기에 세계
화는 결국 운동들을 망하게 만드는가"에 대해 장황하게 연설하는 학생들도 있
다. 실업자 참가자들은 이 같은 개입을 거부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고, 실질
적이며 즉각적이고 전략적인 요구안을 작성하는 일을 추진시켰다. 라누스의
실업자운동은 대중 시위 후에 나타나는 '신성하지 못한 연맹'에 대한 압력을
유의해야만 자율적 실업노동자 운동의 지도부가 유지될 것이라 주장했다.
점점 커져가는 이 같은 모순들은 운동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새로운 과제들을
드러낸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점이 아니라, 실업자들이 이와 같은 사
안들을 마을, 지역과 전국 수준의 공개 회의에서 토론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

노동운동의 힘이 약화되고 있다는 근거 중 하나는 불확실한 노동의 급증, 비
공식 부분의 증대, 그리고 실업자 수 증가에 주목한다. 노동조합 지도부에게
물어보면 그들은 실업자들을 조직화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경제 체
제에 있어 실업자들의 미약한 힘, 그리고 집단 행동에 대한 실업자들의 무관
심을 자주 제기하곤 한다. 아르헨티나에서 실업자의 조직화가 엄청나게 발달
하고 있다는 점은 이런 가정들을 의문시하고 새로운 문제들을 제기한다. 아르
헨티나의 사례는 실업노동자들이 조직화될 수 있고, 집단 행동에 참여할 것이
며, 경제 체제를 마비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고, 양보조치들을 협상하
고 쟁취해낼 능력이 있다는 것, 게다가 노동조합들이 최근 이룩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노동운동의 약화가 실업자 및 비공식 노동의 특성과 관련되었다기보다
오히려 노동조합의 구조와 접근 방식 그리고 지도 체계와 관련되었다는 사실
을 암시한다. 실업자운동은 바리오에서 일대일 식으로 아래로부터 조직화된다.
노동조합 관료들은 조합비를 내지 않는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조직화할 때에
는 "전문가들"을 들여보낸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실업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실제로 실업자들을 조직화하는 데에는 더더욱 실패하게 된다. 둘째로, 실업자
운동은 지도부와 지지자들이 같은 계급 출신이며 공개적인 회의에서 평등하게
논의하고 논쟁하는 수평적 구조로 되어 있다. 노동조합들은 많은 경우 회사
사장에 버금가는 월급을 받는 상위 관료들에 대한 개인적 충성을 기반으로 하
는 수직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실업자운동은 연속성 있는 직접행동을 벌이며
공개된 회의에서 요구안을 집단적으로 협상한다. 노동조합 엘리트들은 상징적
투쟁을 하고 나서 닫힌 문 뒤에서 국가 또는 고용주와 협상을 하고, 노동자들
의 주요 관심 사항을 무시하는 속에서 협상을 벌이고, 조합원들에게 협의 사
항을 '팔아' 넘기던가 아니면 그냥 강제하곤 한다. 결과적으로, 실업자운동 지
도부는 운동 구성원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얻고 있지만 노동조합 보스들은
신뢰를 받지 못하거나 아니면 긴축만을 고려하는 국가 또는 고용주와 적극적
인 협력 관계를 갖는다는 혐의를 받는다.
실업자가 많은 노동시장은 '위로부터 아래'라는 기존 조직화 방식, 조합비 자
동 납부와 공식적 조직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그 어떠한 노동조합 보스도
조직화한답시고 빈민촌의 진흙탕 비포장도로를 터벅터벅 걸어다니려 하지 않
는다. 또는 얼었거나 더위에 찌는 임시방편 회의장에서 열리는, 지금 즉시 식
량을 달라고 우는 아이들 및 여성 투쟁가들 또는 세계화와 실업에 대한 장황
한 강연에 지루해하는 청년 실업자들 사이에 끼어 회의를 하려 하지 않는다.
노동조합 지도부는 고속도로를 점거하면서 새총을 들고 불타는 타이어로 만든
바리케이트 뒤에 서서 실탄이 장착된 무기를 대면하려 하지 않는다. 노동부
사무실에서의 30분 짜리 회의를 얻어내서 긴축 재정에 어떻게 완충지대를 만
들 것인가, 통제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를 의논하는 노사정위원회를 형성하
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오늘과 같은 형태로 조직화된 거의 모든
노동조합들은 공식적 정당과의 선거 시기의 연계에만 관심이 있고 실업자들을
조직화하는 데 완전히 무관심하던가 아니면 주된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실업자운동은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추진력과 사회적 창의력을 통해 시장과
생산 현장을 연결시키는 고속도로를 봉쇄함으로써 경제 체제에 압력을 효과적
으로 행사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1996년 네껜의 유령 도시에서 실업 석유 노
동자들이 도로점거에 일찍이 성공하였고 이러한 전술은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도로점거는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착취당하고 주변화된 집단들이 취하는 일
반적인 전술이 되었다. 볼리비아에서는 수만 명의 농민과 인디언 공동체들이
신용, 기간 시설, 코카를 재배할 자유, 그리고 보건 및 교육 예산 확충을 요구
하면서 고속도로를 봉쇄했다. 에콰도르에서도 마찬가지로, 경제의 달러화와 산
악지역에 공공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에 대해 대규모 도로점거를 수행
했다. 콜롬비아, 브라질과 파라과이의 도로점거, 행진과 토지점거의 조합은 즉
각적인 요구와 더불어 재분배 정책, 그리고 신자유주의와 외채 상환 반대 등
을 요구하는 데 사용되었다.
이 모든 집단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은 이들이 경제에서 비전술적인
위치에 있음에도 경제의 전술적인 분야에서 행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 산
업, 은행들, 광물 및 석유 산업, 제조업 일부는 (외채를 갚기 위해) 외화를 벌
어들이는 주요 산업들이며, 엘리트에게는 매출과 수입이 창출되는 곳이다. 축
적 과정을 통제하는 엘리트의 입장에서, 소농, 실업자, 인디언, 농민, 지역 상
인과 제조업체들은 중요하지 않고 희생시킬 수 있는 자들이며, 수출, 금융거
래, 사치품 수입과 같은 중요한 활동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품 및 자본의 흐름이 시장에 이르기 위해서는 도로를 통한 자유로운 이동이
있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주변적인 집단들"이 전술적 행위자들이 된다.
이들의 직접행동은 엘리트의 순환로를 방해하며 축적 과정에 혼란을 야기한
다. 실업자들의 도로점거는 산업노동자들이 기계와 생산라인을 멈춰 세우는
것과 기능적으로 같다. 하나는 이윤의 실현을 막는다면 다른 하나는 가치 창
출을 막는다. 선거 정당과 관료적 노동조합 외곽에서 이뤄진다는 한에서, 공장
체계 밖의 대중 조직은 이와 같은 전술의 유효성을 보여준다. 자율적 조직화
는 아르헨티나 및 기타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핵심적이다. 이러한 경험은 새
로운 대중운동들이 투쟁을 지속하고 폭력적 탄압에 저항하고 임시적 또는 즉
각적 양보조치를 쟁취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르헨티나에서 실업자 단체들의 전국 운영위원회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전역
에 퍼져있는 이와 비슷한 소농 또는 농민들의 전국 조직- 를 설립했다는 것은
지역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으며 국가를 대면할 힘이 된다는 것을
증명한다.
많은 의문들이 해답을 못 찾은 채 남아있다. 이러한 새로운 운동들이 전국적
정치 세력으로 단결해 국가 권력을 바꿀 수 있을까? 도시의 고용 산업노동자,
피고용자, 하향이동하는 중산층 등과 동맹을 형성해 경제를 변혁시킬 블록이
될 수 있을까? 지역 의회가 의회 중심의 새로운 사회주의의 기반이 될 수 있
을까?
아르헨티나 실업노동자 운동의 성공은 장기화되고 심화되는 불황 속에서 투쟁
을 전진시키는 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다.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이와 비
슷한 직접행동 운동들이 발달함에 따라, 이러한 "주변적" 계급들이 합류해 미
제국과 국내 협력자들에 대한 강한 도전을 하는 것을 상상하기란 그다지 어렵
지 않다.
태그

남미 , 아르헨티나 , 금융위기 , 실업노동자운동 , 제임스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picis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