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울산본부가 6월 지방선거에 내보낼 후보들을 6만 5천 조합원의 총투표로 선출하기로 방침을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도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방침을 수용한다는 기본 방향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애초 다음달에 치를 예정이었던 당내 예비선거 일정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합원의 총투표로 선출할 후보의 범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견차이가 있으나, 어쨌든 지방선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울산광역시장 후보에 대해서는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로 선출하자는 것에 의견이 집약되는 듯하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울산광역시장 후보를 선출해 내는 방법에 대해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후보를 선출해 내는 방법’의 문제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가 있다. 노동자들은 지방선거, 특히 울산광역시장 선거를 어떤 관점에서 맞이하고 대응해야 할 것인가 하는 ‘선거에 임하는 기본 관점’에 대한 것이다.
울산광역시장 선거는 무엇보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반대와 노동자의 권리 쟁취라는 기치를 핵심쟁점으로 내걸어 울산의 36만 노동자를 묶어세우는 투쟁의 장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러한 관점을 명확히 할 때에만, 시장 선거 참여가 노동운동 발전과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실질적인 의미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것은 노동계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가장 높일 수 있는 필승의 전략이기도 하다.
현재 울산의 총 임금노동자 수는 36만명 정도 된다. 이 가운데 민주노총 6만 5천명을 비롯하여 약 8만명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울산 노동자들의 78%에 해당하는 28만명 정도가 노동조합조차 갖지 못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이거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시장 선거 공간에서 바로 이들 미조직 노동자들이 현실에서 겪고 있는 가장 고통스런 문제들과 그 극복방안들을 전면적으로 쟁점화시켜 내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울산의 노동운동은 그동안 조합원에 대한 사업에 갇혀 왔던 한계를 벗어나 전체 노동자를 대표하여 투쟁하는 강력하고 차원 높은 운동으로 질적 발전을 이루는 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정책을 개발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쉽게 보이는 것들도 있다. 이를테면,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거나 갖가지 강제퇴직을 시행하는 사업주에 대해 지방행정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불이익을 주는 것, 미조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건설 지원에 시의 행정력을 집중하는 것, 노동자들의 주거환경 개선이나 탁아시설 확충에 예산의 우선순위를 두는 것 등등...
나아가 정리해고제 폐지, 비정규직 철폐,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의료·교육의 공공성 강화 등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반대와 노동자 권리 쟁취의 기치로써 조합원을 포함한 전체 노동자의 요구를 쟁점화 하는 것 또한 당연히 해야 할 것이다.
지난 98년에 심완구 후보는 전체 66만 유권자 가운데 16만표를 얻어 시장에 당선되었다. 36만에 이르는 노동자는 울산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후보가 울산의 모든 노동자들의 가슴 속에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 열기를 이끌어 낼 수만 있다면 시장 선거의 승리는 필연적인 것이다.
그러나 만일 노동자들이 고통스럽게 겪고 있는 실질적인 삶의 문제를 정면으로 쟁점화하여 가슴이 울렁거릴 정도의 충격으로 다가서지 않는다면, 지역감정의 광풍은 아무리 어리석은 것이라고 하나 다수의 노동자들 또한 휩쓸어 버리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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