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울산총력투쟁의 핵심동력이었던 효성·태광·고합에서 전면파업 후 일자리를 빼앗긴 노동자는 무려 672명.
이중 150여명의 징계·정리해고자들은 자본의 혹독한 탄압과 연대투쟁의 침체라는 사면초가의 힘겨운 상황에서도 완강한 복직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그중에 13년 무쟁의 역사를 뚫고 113일간 전면파업을 벌인 효성노조는 징계해고만 40명이며 총 징계자 수가 무려 302명에 이른다.
파업 관련 구속노동자는 26명으로 파업 전 구속된 박현정 위원장은 항소심에서 실형 10개월, 위원장 구속 후 공동직무대행을 맡아 전면파업을 이끌었던 최만식 사무국장과 정기애 교육선전부장도 항소심에서 모두 1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돼 차가운 감방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해고자들은 지난해 10월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매일 2회의 출근투쟁과 부산지노위 규탄집회 등을 전개하며 복직투쟁의 강도를 차츰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복직투쟁이 왕성해지는 만큼 효성자본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다. 우선 파업 와중에 직권조인으로 합의된 바 있는 수십억원의 손해배상·가압류 해제 약속을 무시하면서 복직투쟁의 발목을 잡으려 시도하고 있다.
파업참가를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들이기에 당연하게도 전원이 손배·가압류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또 대의원대회에 두 차례나 상정된 해고자 생계기금 마련을 위한 조합비 인상 결의가 잇따라 부결된 것도 어용 대의원들이 사측의 명령을 충실히 따른 결과라는 것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어용대의원들, 9일 대의원대회 소집공고 - 안건은 ‘민주노총 탈퇴’
효성자본은 지난달 17일 열린 대의원 선거에도 어용대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 1월 29일 대의원 28명이 연서명으로 △민주노총 탈퇴 △임원 불신임 △규약개정을 안건으로 하는 정기대의원대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당시 개입이 민주노조 말살을 위한 치밀한 계획 하에 진행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총대의원 62명 중 어용대의원으로 분류되는 45명은 지난달 22일과 23일 양일간 감쪽같이 사라졌다 나타났는데 당시 사라진 대의원들은 대전에서 사측의 주관 아래 모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장에서는 어용 대의원들이 민주노조말살과 구조조정 전면화를 위한 사측의 계획과 행동지침을 교육받고 왔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이들의 대의원대회 소집요구는 소문이 막연한 추측이 아님을 입증했다.
노조는 정기대의원대회 소집요구에 대해 지난 대의원선거에서 언양지부의 경우 선거관리위원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대의원을 선출해 신임대의원들의 자격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있어야 하고, 임원불신임 안건의 경우 조합원총회 결정사항이라는 등의 이유로 소집요구를 반려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어용대의원들은 45명 전원의 발의로 소집권자를 지명하고 오는 9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겠다고 공고문을 붙였다. 62명의 대의원 중 45명으로 재적대의원의 2/3 이상을 장악한 어용대의원들은 대의원대회가 열리기만 하면 이들이 상정한 안건을 통과시키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노조는 이에 맞서 대의원대회 하루 전날인 8일 조합원총회를 갖는다. 조합원총회에 어용대의원들이 통과시키고자 하는 안건을 그대로 올려 부결시킴으로써 대의원대회에서의 안건통과를 봉쇄하고자 하는 것이다.
효성 해복투, 4일 ‘노조말살 분쇄를 위한 텐트농성’ 돌입
사측의 사주를 받은 어용대의원들의 전면적인 도발에 맞서 해복투는 4일 오후부터 울산공장과 언양공장 정문 앞에서 동시에 ‘노조말살과 인원감축계획 분쇄를 위한 텐트농성’에 돌입한다.
사측의 의도대로 민주노조가 말살될 경우 최근 사측이 “직물업체 수주 급감, 재고 폭증, 창고부족 길거리 야적” 등을 아우성치고 있는 것에서 보듯 대대적인 강제감원에 곧바로 맞닥뜨리게 될 것이 뻔하다는 게 효성 노동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결코 무릎꿇지 않는다” 화섬3사 해고자들 처절한 투쟁
효성자본이 시도하고 있는 민주노조 말살 책동은 지난해 악몽이나 다름없었던 태광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83일간 파업을 벌이다 지난해 9월 2일 정리해고 ‘철회’가 아닌 ‘유보’에 합의한 채 현장으로 복귀했던 태광 노동자들은 무려 507명에 달하는 인원이 징계·정리해고와 강제 희망퇴직으로 회사에서 내쫓겼다.
파업과 관련해 구속된 노동자는 19명에 이르며 지금도 6명의 노동자가 수감돼 있는 상태다. 생존권을 박탈당한 507명의 노동자는 전원이 노조간부와 현장활동가 또는 파업에 열성적으로 참여한 조합원들로, 강제감원 단행과 동시에 현장은 사측의 감시·통제가 횡행하게 되어 지난해 11월 노조임원선거에서 해고자를 비롯한 민주세력은 큰 표차로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으며 12월 대의원선거에서는 예상했던 바대로 출마한 10명 전원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지난 1월 대의원대회를 개최한 어용노조와 대의원들은 만장일치로 민주노총 탈퇴, 임원 선출 간선제 전환, 임원과 대의원 임기 각각 3년과 2년으로 연장, 해고자 신분보장 조항 삭제 등을 통과시켰다.
징계·정리해고자 중 희망퇴직자를 제외한 85명은 해고 직후 ‘정리해고저지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매일 2회 출근투쟁을 전개하고 있으며, 수련회와 총회 등을 거쳐 조직정비를 마무리하고 보다 공세적인 복직투쟁을 전개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워크아웃 사업장인 고합에서는 지난해 10월 채권단이 화섬부문(울산 1·2공장)을 단계적으로 매각 또는 청산하기로 결정한 후 울산공장 조합원 320명 중 126명이 강제감원 당했다.
126명 중 희망퇴직 또는 신설법인으로의 전환배치를 선택하지 않은 조합원은 19명으로 지난달 22일 정리해고 대상자로 통보를 받은 직후 징계해고자 3명과 함께 ‘고합 정리·징계해고자 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복직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효성·태광·고합 해고자들은 지난달 24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각 사업장을 순회하며 공동출근투쟁(사진)을 갖고 있으며 최근엔 설날맞이 재정사업을 공동으로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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