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전후 미군의 이리폭격에 의한 450명의 사망이 미군에 의한 고의적 학살임이 증명되고 있다.
한국전쟁당시 미군의이리폭격에의한희생자 유족회(익산유족회, 회장 이창근)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갖고 "1950년 7월의 이리역 폭격은 미군에 의한 고의적인 양민학살이었다"며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정부와 미국 측에 촉구했다.
미국이 계획한 무고한 양민학살
전북민중연대회의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주최한 익산유족회 이창근 회장은 "한국전쟁 전후 학살된 전북지역 민간인의 숫자는 국방연구원 자료에 근거하면 고창 800명, 임실 800명, 남원 700명, 순창 7230명 등 익산역 폭격 당시 사망한 450명을 합하면 1만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창근 회장은 "그동안 미대사관이나 우리 국방부 관계자와 만나봤지만 누구도 답변을 주지 않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며 "이번 영국 BBC방송에서 방영된 '다죽여버려'는 미국이 그동안 인정하지 않았지만 집단학살의 범죄자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익산유족회 조광수 사무국장은 "그동안 전쟁 전후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 무고한 양민의 죽음이 미국의 주장대로 오폭이거나 전혀 알지 못하는 사실이 아닌 미군에 의해 계획된 학살극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오폭 주장 터무니 없어
이창근 회장은 "익산역이 폭격당했을 때는 수원과 평택 부근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는데도 지난 2000년 국방부 장관을 만나 항의했을 때에는 익산이 수원인줄 알고 폭격을 했다는 게 미국의 주장이라고 들었다"며 탄식했다.
전북민중연대회의 문규현 대표는 "200㎞가량 떨어진 지역을 당시 전쟁에 처음 참가해 폭격을 했으니 오폭이라는 주장을 믿을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학살 사실 드러날까 '벌벌 떠는 정부'
지난 1999년 11월 구성된 익산유족회는 그동안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미군의 폭격명령문서 공개'를 촉구해왔으며 지난 2000년 7월에는 폭격 희생자를 위로하는 해원제를 지냈고 같은 달 '위령탑'을 익산역 광장에 세우면서 본격적인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조광수 사무국장은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익산시의회 특별위원회 활동을 견제하고 2월말까지 마무리함으로써 2월 임시국회에서 양민학살문제해결을 위한 통합특별법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익산유족회 이창근 회장은 "미군에 의해 계획적으로 학살되었음이 천하에 알려졌는데도 한국정부만이 침묵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국가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며 규탄했다.
전국 100만명의 무고한 희생 보상할 길은
한편 이창근 회장에 따르면 "2000년 7월 국방부 항의방문 당시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이 지난 99년 7월14일 한국전쟁 관련 양민학살사건을 연구하는 국방군사연구소에 사건을 축소하라는 지시를 내려 익산역 폭격사건도 함께 묻혀졌다"는 것이다.
당시 사건축소와 관련된 보도중에 문화일보가 고발한 내용은 ▷ 제주도·문경·함평·영동·나주사건 등은 군이 보유한 자료를 섭렵하고 차후 쟁점화 가능성이 있는 남원·임실·고창·순창 사건은 손도 대지 말 것(현장출장은 금지,자료는 정리) ▷참전자의 증언을 청취, 사실여부를 확인하되 주민과의 접촉은 안되며 현지조사는 뇌관을 건드리고 불난 곳에 기름 붓는 격이니 하지 말 것 등이다.
이에 앞서 익산, 강화, 문경유족회 등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범국민위원회(범국민위원회)는 영국 BBC방송의 '다죽여버려' 방영에 "100만명에 가까운 민간인의 대량학살은 전쟁 초기 미군이 저지른 명백한 전쟁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범국민위원회는 "BBC프로그램은 최근 기밀해제된 미군 문서들과 참전 미군들의 증언을 근거로 제시해 미국의 주장과 달리 명령에 따른 계획적 학살이었음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야만의 전쟁범죄 반드시 규명돼야
BBC방송 프로그램에 따르면 당시 미군 지휘관들이 '피난민들을 모두 쏴 죽여라, 모든 피난민은 합법적 사냥감(fair game)'이라는 등 민간인에 대한 발포명령을 반복해서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 25사단의 지휘관이 "작전지역 인근에 있는 모든 민간인을 적으로 간주하라"고 명령을 내린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미 국방부가 발표한 노근리 사건 조사 보고서가 의도된 거짓임이 드러났다.
범국민위원회는 성명에서 "이같은 야만의땅, 거짓과 위선의 땅에서 어떻게 감히 인권을 논하며, 진실과 정의와 역사를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지난해 1월 국회에 김원웅 의원 등 국회의원 47명의 공동발의로 제출된 "'진상규명희생자명예회복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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