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연대투쟁, 너무나 절실하고 긴급한 과제다!

태광산업에 이어 효성마저 ‘민주노조 말살 위기’ 앞에 섰다는 사실은 울산 노동자들 모두를 너무나 착잡하게 만든다.

효성노조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지난해 현장 하청화 저지와 민주노조 사수를 내걸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철폐 투쟁의 선봉에 섬으로써, 제대로 된 반격조차 해보지 못한 채 자본에 끝없이 밀리기만 하던 모든 노동자들의 답답한 가슴 속에 한줄기 후련한 소낙비를 안겨주었던 그들이 아닌가?

효성노조는 지난해 5월 89년 이후 거듭된 무쟁의로 열악하기 짝이 없는 현장 조직력에도 불구하고 단호한 투쟁의지로 전면 파업을 벌여냈다.

6월 5일 6천명의 경찰병력에 파업 현장을 빼앗겨 가두로 밀려난 상태에서도 투쟁의 깃발을 놓지 않고 113일간의 처절한 파업투쟁을 이어갔다. 하지만 투쟁의 출발 시점에 울산 노동자들의 전례없는 강력한 연대투쟁으로 힘을 얻었던 것과 달리, 효성노조는 지속되지 못한 연대투쟁으로 고립된 가운데 모든 힘을 소진하고 9월 15일 쓸쓸히 현장에 복귀해야 했다.

40명의 해고를 비롯하여 무려 302명의 징계자를 낳으며, 파업은 뚜렷한 가시적 성과를 남기지 못하고 마무리되었지만, 효성노조의 장렬한 투쟁이 전체 노동자들에게 불어넣은 감동과 용기는 너무나 뜻깊은 것이었다.

지난 1월 SK노조가 40년의 어용노조 역사를 마감하고 민주노조 집행부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SK 조합원들이 바로 옆 사업장인 효성 노동자들의 투쟁을 보며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된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겠는가?

효성노조는 비록 자신들은 더욱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가시밭길을 걸어가게 되었지만, 그들의 헌신적인 투쟁은 또다른 수많은 노동자들이 새로운 의지와 자신감으로 민주노조를 세우고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효성노조가 이제 자본의 악랄한 탄압과 개입으로 민주노조가 말살될지도 모를 중대한 기로에 섰다. 민주노총 탈퇴, 집행부 불신임, 규약 개정. 이른바 45명 노조 대의원들이 연서명으로 대의원대회 소집을 요구하며 상정한 안건들이다.

형식은 노조 대의원들의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것이 효성자본에 의한 악랄한 노조탄압과 부당개입이라는 사실은 눈을 감고도 알 수 있는 뻔한 일이다. 구체적인 정황도 있다. 효성노조 집행부와 조합원들에 따르면, 1월 22~23일 대전의 모처에서 효성자본이 주관한 수련회가 열리고 여기에 참가한 어용 대의원들이 민주노조 말살과 구조조정 전면화에 대한 효성자본의 계획과 행동지침을 교육받고 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태광에서 민주노조가 무너지고 어용노조가 들어선 결과가 무엇인가? 바로 지난해 507명을 강제로 쫓아내고서 최근 또다시 460명을 강제퇴직 시키는 태광자본의 ‘광란’이다. 효성 또한 민주노조가 무너지고 어용노조로 대체된다면, 이와 똑같은 상황이 전개되리란 것은 불을 보듯 훤한 일이다.

그런데 태광에서 민주노조가 말살당하고 어용노조가 등장하기까지 우리는 부끄럽게도 태광 노동자들을 지켜내기 위한 연대투쟁을 만들지 못했다. 그런 잘못을 또다시 반복할 것인가?

효성에서 민주노조를 지켜내는 것이 누구보다 효성 노동자들 자신의 과제라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효성의 민주노조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자본의 기세등등한 탐욕은 또다른 민주노조를 박살내기 위해 거침없이 달려들 것이다. 효성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울산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이 너무나 긴급하고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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