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 더 벌자?” -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한 ‘과로’는 결코 답이 아니다

과로로 인한 심장질환·협심증, 산재 인정받은 현중 노동자

최근에 과로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 현대자동차에서는 3명의 조합원이 며칠 간격으로 쓰러져 사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다, 특근을 마치고 와서 자다가, 새벽녘에 집에서 갑자기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과로사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고용불안 속에서 급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반적인 노동기본권의 후퇴와 노동강도의 강화, 잦은 업무의 변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에는 산재보상보험법에서 뇌, 심장질환으로 분류되는 협심증과 관련한 상담내용을 소개할까 합니다.

<상담사례>
지난 1월중에 현대중공업 조합원 한 분이 저희 울산 산추련을 방문하였습니다.
현중 노조의 도움을 얻어 근로복지공단에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불안하고 지금이라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얘기하셨습니다.

우선 이미 제출했다는 진정서를 보았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상담하신 분의 경우 2000년 1월부터 10월까지 프랜트 사업부에서 MADERO(마대로)공사를 진행했는데 국내에선 처음으로 제작되는 까다롭고 어려운 난공사였는데 이 기간 동안 보통 500~600시간을 일하셨습니다. (현대중공업 기본 노동시간은 월 240시간)
각종 화학물질이 생기고 각종 가스가 가득 찬 탱크 안에서 잔업, 철야, 특근을 가리지 않고 10개월을 혹사했던 것입니다.

특히 이 분의 경우는 국제적으로 인체에 해롭다고 인정되는 가우징 작업을 물량이 나올 때마다 밤새도록 해왔다는 것입니다. 본래 용접사이지만 절단, 사상작업도 수시로 했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이 공사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정작 몸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다음해 2001년 4월 경이였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갑자기 가슴이 아프고 숨이 차서 병원을 찾았더니 병원에서는 심장협심증이란 진단을 했습니다.

급히 입원을 하고 심혈관 조영수술과 스텐트 확장시술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간의 입원치료와 통원치료를 한 후 회사에 복귀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년차, 월차를 쓰고 휴직도 하고 복귀도 하는 과정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몸 상태가 악화되었습니다.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고 일반병실로 옮기고 나서 산재를 신청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노동조합에서 작업내용과 작업조건을 중심으로 진정서를 작성하고 동료진술과 월급명세서와 건강검진표를 모아 근로복지공단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울산 산추련과 상담과정에서는 뇌, 심장질환에 대한 자료를 모아보고 다른 대학병원에서 의사의 소견을 받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금방 숨이 차는 몸을 이끌고 노력하는 가운데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과로로 인한 심장질환을 인정하여 산재로 인정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덧붙이며>
상담하신 분의 담당 주치의는 이분의 요양기간을 ‘평생’이라고 기입하셨습니다.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고 상담하신 분은 앞으로 현장에 복귀하기는 거의 어려운 상황입니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이후 현장에서는 고용불안에 대한 심리로 ‘젊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벌어 놓자’라는 심리가 상당히 팽배해져 있고 잔업, 특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얘기들이 들려옵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들려오는 과로사 소식이나 근골격계 질환 같은 직업병 소식들을 접하면서 과연 우리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이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지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진정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고용불안 속에서 우리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방안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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