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보 볼 수 있는 권리 이제야 인정

작년 6월 경찰청은 조금은 당황스러운(?) 요구를 받았다. 개인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정보공개청구였다. 하지만, 경찰청의 답변이 더 황당했다. 아무리 당사자라 할지라도, 현행법상 자신의 정보를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의 프라이버시를, 내 개인 정보를 내가 볼 수 없다니 이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에서는 가능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영화 '주민등록증을 찢어라'의 감독 이마리오씨(32세)는 작년 6월 경찰청이 가지고 있는 개인정보 등에 관한 정보공개 청구를 했으며, 경찰청은 형의실효등에관한법률을 근거로 이를 거부했다. 이마리오씨는 곧 경찰청의 공개거부처분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개인정보공개청구 행정 소송을 했다. 결국 지난달 30일 (2002년 1월 30일) 서울 행정법원 제2부 (판사 김치중 김성욱 정계선)은 이마리오씨의 소송에 대해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그동안 행정기관이 자신들의 관행상 공개하지 않았던 개인 정보에 대한 편의주의적 행태에 경종을 울린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민등록제도와 지문날인제도의 문제점을 알리고 해결해 나가기 위해 지난 8월 여러 네티즌 단체와 영상단체, 사회단체들이 함께 구성한 연대모임인 지문날인 반대연대(이하 반대연대)는 논평에서, “행정기관이 행정상의 필요에 의해 수집, 보관하고 있는 국민의 개인 정보를 당해 정보의 주체인 자신이 볼 수 있는 권리는 너무나도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기본적 프라이버시권이다. 그러나 프라이버시권에 대한 이해가 일천한 우리 사회에서는 지금까지 자신의 정보에 대한 기본적인 열람권조차 인정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정부의 잘못된 관행을 비판했다.

또한 반대연대는, “이번 법원의 결정이 기본적인 열람권 뿐 아니라 자기 정보에 대한 전반적인 통제권, 더 나아가 프라이버시권 일반에 대한 사회 전반의 문제의식을 상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관련 법률과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참세상 뉴스는 이마리오씨로부터, 이번 소송을 통해서 느낀 개인정보정책과 관련된 사회적 인식과 행정기관의 실태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질문1) 자신의 프라이버시에 대해서 소송을 건다는 것은 보통사람으로써는 힘든 일인데, 어떤 계기로 개인정보청구 소송을 하게 되었는가?
답변) 작년 주민등록증을 찢어라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행정자치부와 주민과와 경찰청 지문계 관련된 곳에 개인정보 관련해서 인터뷰를 요청하게 되었다. 하지만, 경찰청은 인터뷰를 거부 했다.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다가, 결국 내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정보공개를 청구하게 되었다. “내 정보를 보는 것이 가장 빠를 것이며, 내 정보이기 때문에 당연히 내가 다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답변이 첫 번째로 온 것이 “개인정보에 대한 항목과 지문 10개에 대한 사본는 다 보여주었는데 나머지는 안된다”라는 답변이 왔다. “형의실효에관한법률로 인해서 안된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대한 이의신청 및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보았지만 계속 거부당했으며, 결국 소송을 하게 된 것이다.

질문2) 재판 과정은 어떠했는가?
답변) 소송 과정에서 준비절차를 두 번정도 했다. “특히 중요한 자료로 전산화 되어 있는 수사자료표(전과조회)를 당시 재판 법정에서는 보여줄 수는 있지만, 공개를 할 수는 없다”라고 경찰측은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대부분의 자료들은 공개가 되었지만, 가장 핵심사항이었던 수사자료표는 “형의실효에관련한법률 때문에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 법률에 따르면, “수사자료표는 개인에게 상당히 민감한 사항이며, 이것이 외부로 누출되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가 많다. 따라서 수사자료표에 의한 범죄경력 조회 및 그 회보는 범죄수사와 재판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라며, 경찰청측은 타인 뿐 아니라 본인도 접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번 승소판결을 통해서, 경찰청의 주장에 대해서, 본인은 해당되지 않음을 명확히 해 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질문3) 현 행정관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도 많이 있는 것 같다
답변) 현 정보공개법에도 행정기관이 전과 조회 이외의 개인 정보에 대해서 최대한 알려줄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을 거의 하고 있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소송을 걸 당시, 내 정보를 확인하고 싶었고, 이것이 결국 그동안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 해온 행정적 기관과 싸우게 만들었으며, 나의 의지를 벗어나 법적 투쟁까지 가게 되었다. 내 정보를 내가 볼 수 없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으며, 이것은 돈이 얼마가 들어가든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직원들의 모습에서 이번 소송과 같은 사례를 처음 겪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질문4) 우리나라의 행정 기관의 개인정보관련정책은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되는가?
답변) 유럽 선진국의 경우는 개인 정보를 어떤 면에서 보자면, 더 많이 원하지만, 그것들을 결코 전산화를 못시키게 한다. 또한 절대 공유를 막고 있다. 그들은 전산화 및 개인정보 공유에 의한 위험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전자 정보식으로 모든 행정기관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전산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행정기관 및 관료들의 경우 아예 프라이버시에 대한 개념 자체가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
앞으로 행정기관에 있는 사람들의 마인드를 바꿀 수 있는 계기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일반 사람들도 자신들의 개인 정보가 어떻게 등록되어 있으며,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나의 정보에 대한 공개운동을 펼쳐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는 행정 기관들의 관행상 자신의 정보를 열람하는것 조차 상당히 힘들었다.
적어도 통합 프라이버시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행정 관료들과 많은 부분에서 싸워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대국민 서비스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권력기관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부차원에서 행정기관들의 관료들부터 프라이버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교육을 정책적으로 실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우혁 기자 patcha@patcha.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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