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전 세계에 전쟁 선포하다
[주간녹색좌파] 2002/2/13 노암 닉슨
1월 29일 연두 국정연설에서 2002-2003년 전쟁예산으로 3천 960억 달러를 제안한다는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의 발언은 유럽에 있는 워싱턴의 제국주의 동맹들과 제3세계의 미국 협력자들을 포함하여 전 세계 민중과 정부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부시의 극단적이고 기독교 근본주의적인 암시를 담은 연설은 미국이 세계에 대한 그들의 지배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지구상의 어떠한 지역과도 전쟁을 할 것이라는 것, 그리고 동맹이든 적이든 그들의 관점과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명백한 메시지이다.
(유사점이 공포스럽지만 않다면, 부시의 연설이 스탠리 큐브릭의 블랙 코미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Dr. Strange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3년 작 영화로 60년대 초 냉전시대에서 냉전이라는 정치적 상황과 핵무기가 가져올 수 있는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지 이야기하는 블랙 코미디 영화-옮긴이) 개봉 38주년 기념일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그냥 재미있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연설의 근본적인 목적은 9.11이라는 특정 사건으로부터 워싱턴의 "대테러 전쟁" 다음 단계를 공식적으로 분리시켜내는 데에 있다. 부시가 연설에서 오사마 빈 라덴 혹은 알 카에다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부시가 워싱턴의 일차 타격 대상을 지목한 세 나라 -이라크, 이란과 북한- 는 알 카에다, 오사마 빈 라덴 혹은 9.11 공격과 연결시킬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다. 그리고 부시가 '테러리스트 지하조직'의 일부라 주장한 네 개 조직 중 세 개 -하마스, 이슬람 지하드 그리고 헤즈볼라-는 알 카에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들의 죄는 그들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법 점유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거의 6개월 가량 벌여온 부시의 "대테러전쟁"은 9.11 대중학살의 가해자와 후원자에 대한 행동에서 미국의 지구적 패권(부시 행정부의 통치 이념과 가까운 미국 지배계급의 두뇌집단과 저널들에 의해 추진되는 "신 아메리카 세기"와 관련되어 있는) 목표에 심각한 도전이거나 장애물로 워싱턴이 고려 중인 제3세계 국가 혹은 정치 운동에 반대하는 전쟁으로 넘어갔다. 이 연설의 핵심적인 의도는 미국인들에게 엄청난 공포심을 심어줌으로써 워싱턴의 전쟁 계획에 대한 대중적인 지지, 더불어 거기에 수반되는 거대한 비용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다. "살인 방법을 훈련받고 때로는 불법세력의 지원을 받는 수 만 명의 위험한 킬러들은 경고 없이 터져 버리도록 장착한 시한폭탄의 째각거림과 같이 지금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라고 부시는 단언했다. (부시는 유용하게도 1996년 이후에 훈련을 받은 테러리스트들의 숫자만을 이용했다. 사실 1980년과 1992년 사이에 10만 명 이상의 종교적 광신자들 빈 라덴, 파키스탄의 비밀 정보부, CIA와 영국의 SAS로부터 테러리스트 전술을 훈련받았다. 이들은 주로 CIA에 의해 무장되었고,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재정적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 살인자들이 그때 아프가니스탄의 좌익정권과 싸웠기 때문에 워싱턴은 그들을 "자유의 전사들"이고 선언했다. CIA훈련을 받은 이 베테랑들은 오늘날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의 핵심을 이뤘다.) 또한 부시는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핵발전소와 공공 수도 설비 도표, 화학무기를 만들기 위한 상세한 설명서, 미국 도시에 대한 감시도표와 미국 및 전 세계 주요 표적물에 대한 상세한 묘사 등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1940년대 전쟁 시기의 선전 영화 각본 혹은 1950년대 공상과학 소설이나 냉전 시대 삼류 탐정 소설로부터 '오려 붙이기'한 것과 같은 이러한 발언 속에서 부시는 어이없게 "악의 축" -이라크, 이란 그리고 북한- 이라는 말을 생각해냈다. 이들은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기 위해 이용할 "대량학살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악의 삼총사는 이 무기를 극악한 테러리스트 '잠재 세포(sleeper cell)'들 -워싱턴이 40여 개국에 퍼져있다고 하는- 에게 팔아 넘길 음모를 꾸미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를 가장 많이 비축하고 있는 (그리고 전쟁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사용해본) 국가의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증거 제출과 같은 섬세한 외교적인 노력을 따르기보다는 사전적 군사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것이라 예고했다. "우리는 계획적으로 행동할 것이지만, 아직 때는 아니다. 나는 위험세력이 모일 때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점점 더 위험이 다가오는데 나는 가만히 서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고 부시는 선포했다. 그는 만일 필요성을 느낀다면 미국은 어느 국가에서든 "테러리스트"에 대한 군사 행동에 일방적으로 착수할 것이라며 "그러나 어떤 정부들은 테러 앞에서 머뭇거릴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하건데, 만약 자신들이 대응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할 것이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그는 적어도 "열 몇 개 국가"에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가 있으며 "외딴 정글과 사막, 그리고 큰 도시의 중심지 은밀한 곳에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 지하조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적들은 전 세계를 전쟁터로 본다. 우리는 그들이 어디에 있든 그들을 추적하야만 한다.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가 지속되는 한, 국가들이 테러리스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한, 자유는 위험에 처해있다. 미국과 우리 동맹들은 결코 그것을 허용해서도, 허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부시는 세계를 향한 미국의 복수에 지리적 제한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줬다.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우리의 군부대는 미국의 모든 적들에게 이제는 명확해졌을 메시지를 전달했다. 7,000마일 멀리 떨어져 있어도, 대양과 대륙을 넘어서도, 높은 산악지대와 협곡에도 불구하고 너희는 우리나라의 정의의 심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전쟁예산
부시의 연설문을 작성한 사람은 '악의 축'이라는 말을 창안해낸 이유는 미국 지배계급이 수 십억 달러 이상을 '방위'에 써야 한다고 미국 국민들에게 설득해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패망하기 일보직전의 종교적 테러리스트들의 느슨한 네트워크보다 더욱 위협적인 적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 동안, 워싱턴은 빈 라덴과 그의 알 카에다 네트워크가 세계의 모든 틈새에 뻗치는 촉수를 가지고 있다는 말로 미국 국민들을 설득시켜 낼 수 있다. 이는 콜롬비아와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억압적인 제3세계 정권들을 후원해주고 무장해주고 훈련시켜준 데에 대한 유용한 정당화였으며, 혹은 필리핀과 같이 직접적인 미국 군사개입을 정당화해주는 구실이었다. 또한 "본토 방위"라는 이름으로 미국 사회의 군사주의화를 위한 대규모 지출을 정당화해줄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지배자들은 재래식 무기를 대대적으로 확충하자는 제안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 권력을 갖은 적들을 여전히 필요로 한다. 부시 일당은 2002-2003년에 480억 달러 또는 13.5%를 증가시킨 3천 793억 달러의 군비 지출 인상을 추진하려고 한다. 이것은 대통령이 국회의 승인이 없이 군사작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100억 달러 기금을 포함한 것이다. 국방성이 아닌 기관이 사용할 군비 지출 168억 달러 -대부분 미국 핵무기 프로그램을 위해 에너지부가 사용할 것이다- 를 더하면 총 군사비용은 3천 961억 달러에 달하게 된다. 그리고 380억 달러 이상을 '본토 방어' - 아마도 미국 치안당국의 과도한 확충으로 사용할 것이다. 워싱턴은 전쟁예산을 2007년까지 30% 증가된 4천 510억 달러 이상으로 꾸준히 증가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라크와 이란
부시의 연설은 이라크를 다음 목표로 할 것인가에 관한 미국 정부 내 논쟁에서 '강경파(hawks)'가 우세했을 나타냈다. 9.11 직후, 미국 정부 내 한 분파- 폴 월포위츠 국방부 차관과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강경파'- 는 9.11이 선사한 기회를 움켜잡고 사담 후세인 정권에게 죽음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워싱턴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부시의 공격 리스트에 이란이 포함된 데에 많은 시사전문가들이 놀랬다. 이란은 9.11 공격을 비난했고, 1996년(워싱턴이 탈레반 정권과 몰래 거래했을 때) 이후로 탈레반 정권에 반대해 왔으며, 북부동맹군을 지원했으며, 이란이 아프가니스탄 전쟁 동안 미국과 협력한 것에 대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건설적'이라고까지 묘사했다. 게다가, 이란은 다양한 아프간 분파들에 영향력을 이용해 하미드 카자이 친미 아프간 정부의 순조로운 건립을 보장해줬다. 부시의 연설 전까지, 미 국무부는 미국, 유럽과 긴밀한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선호하는 이란 정권의 한 분파(언론에 의해 '온건파라 불리는)를 양성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월포위츠 음모'의 등장은 이라크와 이란에 대한 '이중견제'에 기반을 둔 워싱턴의 장기적 전략이 더욱 더 큰 활력을 찾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미국은 석유가 풍부한 전략적 요충지인 페르시안 걸프지역에서 미국 헤게모니에 도전할 수도 있는 신흥세력의 등장을 막기로 결정했다. 강경파의 제국주의적 원칙의 주요 정강은 중동에서 워싱턴의 주요 전략적 파트너인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인 군사적 그리고 정치적 원조이다.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이란을 가장 큰 안전 위협세력으로 간주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팔레스타인에서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에게 재정과 무기를 공급했으며, 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를 지원했다는 혐의를 가지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은 팔레스타인 민중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정부에 대한 전면전을 명백히 지지했다. 미국은 잠재적 공격 목록에 이란을 추가했고, 팔레스타인에게 잔인한 이스라엘이라는 제국주의 정권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이제 하마스, 이슬람 지하드와 헤즈볼라를 알 카에다와 같은 급으로 놓고 있다. 도 그 목록에 올라가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 지배자들과 그들의 동맹 파키스탄은 대다수 이란인과 종교 혹은 언어를 공유하는 서부 아프간에 대한 이란의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이 아프간에서의 미국 지배를 해칠 수 있다고 두려워한다. 북한에 대한 부시의 언급은 서울과 평양 사이의 긴장 완화 과정을 고의적으로 무산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만약 이러한 과정이 계속된다면 남한 96개의 곳에 37,000 명의 미군을 주둔시킬 워싱턴의 명분이 없어질 것이다. 또한 미국이 남한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북한을 "악의 축"의 일부로 규정한 것은 또한 워싱턴이 무슬림 세계에 대해 피의 보복을 하고 있다는 혐의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동맹국들의 반대
부시의 발언이 그가 타격하려는 대상 국가들에게 경종을 울린 반면에, "대테러 전쟁"에서 워싱턴과 긴밀히 동맹관계를 형성한 세력에게 거부당하기도 했다. 남한의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과의 접촉을 넓히려는 '햇볕' 정책에 대한 남한의 약속을 재확인함으로써 부시에게 온건하게 반대하였다. 필리핀에서는 법무장관 헤르난도 페레즈는 부시의 일방적 군사 개입의 위협에 반대를 표명하면서, "한 우방국의 대통령이 다른 우방국을 위협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장관 세르게이 이바노브는 2월 3일에 모스크바는 "대테러 전쟁"을 이라크로 확대시킬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많은 유럽국가들이 동일한 입장이다"라고 언급하였다. "나는 이 세 국가의 정부가 테러리즘을 후원한다는 어떠한 근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그는 말하였다. 중국의 외무부 차관 왕이는 미국이 "임의로" 전쟁을 확장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다. 독일 국방장관 루돌프 슈아핑은 이라크에 대한 어떠한 행동도 유엔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이라크를 침략하는 것은 "실수"라고 말하였다. 그는 이란, 이라크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월 4일, 독일의 외무부 차관은 "우리가 지난 몇 달 동안 논의해온 테러리즘에 이라크가 관련있다는 어떤 암시, 어떤 증거도 없다... 이 테러 주장은 오래된 증오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어서 안 된다." 워싱턴의 가장 충성스런 유럽 동맹국인 영국조차도, 부시의 "악의 축" 상상으로부터 거리를 두었다. 외무장관 젝 스트로는 2월 1일에 부시의 발언이 11월 중순 총선에서 공화당의 승리를 목표 속에서 나온 발언이라 말해 미국 관료들을 분노케 만들었다. 스트로는 또한 영국이 이란의 '온건주의자들'을 포섭하는 정책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럽연합 의장국이 된 스페인의 외무장관 조셉 피케는 1월 30일 유럽연합이 "부시 대통령의 입장과 무관하게 행동할 것이다... 유럽연합은 이란에 대해 이전 정책을 지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페인의 주 이란 대사 레오폴도 스탐파는 이란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미국의 의혹을 유럽인들은 공유하고 있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세계지배
유럽 지도자들의 동요는 부시의 발언이 워싱턴이 부끄러운줄 모르고 다시 세계지배를 추구하려는 공식 선언임을 인식한 데에 근거한다. 2월 1일 [뉴욕타임즈] 서평이 언급했듯이 "힘과 협박의 사용이 미국 외교정책의 최전선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는 부시가 연두교서에서 전달한 명백한 메시지이다... 미국이 25년 전 베트남에서 굴욕적으로 후퇴한 이후, 전세계에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외교정책이 이렇게까지 비핵무기 군사력에 의존한 적도 없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미국의 지배계급은 강력한 군사력의 지속, 경제적 및 정치적 지배와 미국의 지위에 도전할 수 있는 권력의 생성을 막기 위해 왜곡된 전략적 목표를 추구해왔다.
(월포위츠가 준비한) 1992년 국방부 방위계획 가이드라인의 초안은 미국이 반드시 "선진국들이 우리의 리더쉽에 도전하거나... 심지어 더욱 큰 지역적, 지구적 역할을 탐내는 것을 포기시켜야 한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 미국은] 우리의 이익뿐만 아니라 우리의 동맹과 우방국들을 위협하거나 혹은 국제관계를 심각하게 와해시키는 사악한 세력을 없앤다는 책임을 반드시 가져야만 한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1945년 이후 유럽, 아시아, 그리고 중동에 배치된 미국의 엄청난 군사력은 단지 소련을 견제하고, 제3세계의 혁명을 분쇄하고, 석유와 같은 천연 자원을 통제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물론 이것들이 미국의 이익에 중요하지만 말이다.
그것은 또한 미국의 잠재적인 자본주의 라이벌들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고 일본- 이 독자적인 군사력을 발전시키지 못하도록 이들을 미국 주도의 군사 동맹 속에 가두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2002-3년 미국의 군비 예산이 미국 다음으로 거대한 군사력을 가진, 모든 NATO회원국들을 포함한 15개 국가의 군비 예산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480억 달러라는 2002-3년도 증가액 자체가 러시아의 500억 달러를 제외하고는 어떤 국가의 전체 군비 예산보다 많은 액수이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