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철도·발전·가스 공동 총파업
“민영화 저지! 공공부문 구조조정 중단!” 사활을 건 한판싸움

철도, 가스, 화력발전 등 국민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담당해온 국가기간산업 노동자들이 오는 25일 일제히 일손을 놓는다.

민영화 저지 공동총파업 선언

지난 15일, ‘국가기간산업 민영화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산하 철도노조(위원장 김재길), 가스공사노조(위원장 박상욱), 발전산업노조(위원장 이호동)는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민영화 관련법안 및 민영화 추진 방침 철회 등 3사 노조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25일 무기한 공동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이들 3사 노조는 공동요구로 △국가기간산업 민영화(사유화) 및 해외매각 방침 철회 △공공부문 인력감축 중단 및 인력증원, 노동조건개선 △공투본 교섭단과 즉각 노정교섭 실시 △국가기간산업 민영화에 대한 대국민 TV공개토론 실시를 내걸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전폭적인 지원 결정에 따라 민주노총 허영구 위원장 직무대행,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이 대정부 공동교섭대표를 맡기로 했다.

조합원들 총파업 열기 드높아

철도노조는 △민영화 저지 △노동조건 개선 △해고자 복직 등 3대 요구를 내걸고 철도청과 특별단체교섭을 해왔으나, “아무것도 들어줄 수 없다”는 철도청의 태도에 교섭결렬선언을 하고 25일 총파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투쟁기금 마련 위한 조합비 0.5% 인상’ 건으로 조합원 총회를 진행한 결과 70.5% 찬성으로 가결, 총파업 승리를 위해 실탄을 장전했다.

지난 4일부터 진행한 1차 준법투쟁은 오는 18일부터 열차내 노동가요 방송, 사측의 각종 교육거부 등 2차 준법투쟁으로 이어지며, 21일부터는 전 조합원 철야농성에 들어가 오는 25일 새벽 5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
철도노조는 만일 정부가 25일 이전에 민영화 법안을 처리하거나 노조 지도부를 침탈할 경우 즉각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발전산업노조는 2월 8일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비상중앙위원회에서 총파업을 결의한 후, 2월 9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하며 총파업 투쟁의 첫여정을 시작했다.17일 열린 전국 권역별 집회에는 수도권, 서부권, 중부권, 동남권(울산,강릉), 남부권(순천,창원) 등에서 3천 조합원이 모여 총파업 열기를 후끈 데웠다.

가스공사노조는 지난달 29일 중앙위원회에서 총파업을 결의하고, 파업형식은 △조합원 집결 △교대근무자까지 포함한 전면파업 △무기한 파업으로 결정했다. 노조는 필수요원까지 모두 파업에 참여할 경우 1∼2일 이내에 가스공급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영화 열차를 정지시켜라!
국가기간산업 노동자들이 공동총파업이라는 극한투쟁을 결의한 것은 민영화가 가져올 끔찍한 재앙을 막기 위해서다.

김대중 정부는 “파업은 교통대란? 전력대란을 부를 것”이라며 “불법파업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협박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파업이 아니라 민영화가 교통대란?전력대란을 불러왔다.
영국의 철도 민영화가 시민의 발을 묶었고 끔찍한 열차충돌사고로 이어졌으며(하단 박스기사 참조) 미국의 전력산업 민영화가 캘리포니아 전력대란을 가져왔고 한때 잘나가던 미국 가스회사 엔론은 엄청난 부채로 파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들조차 “민영화는 결국 민간 사
업자가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전력?철도 요금을 큰 폭으로 인상하거나, 오히려 이면계약 등 부패가 만연할 가능성이 높다”며 민영화의 후유증을 경고하고 나섰다.

민영화는 또한 인력감축으로 이어져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이미 94년 이후 민영화 사전정지작업으로 7,000여명의 철도 노동자를 퇴직시킨 결과 엄청난 노동강도 강화로 작년 한해에만 31명의 철도 노동자들이 열차에 치이거나 과로사로 죽어갔다.

민영화가 낳을 파국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정부와 국회는 민영화를 강행할 방침이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는 오는 19일 가스공사 민영화 관련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산업자원부는 지난달 30일, 화력발전회사 5개 중 2개를 먼저 매각하는 단계별 추진일정을 담은 ‘발전회사 민영화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총파업을 부르는 정부의 민영화 방침! 국가기간산업 노동자들이 민영화 저지와 생존권 사수를 위해 정부와 일전을 벌일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영국 철도 민영화가 낳은 끔찍한 결과를 보라!

런던 시민들은 지하철이나 철도를 이용하기 전에 아침뉴스를 꼭 본다. 오늘은 어느 지하철역이 폐쇄되었는지, 어느 노선이 언제까지 운행을 중단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하철역이 폐쇄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나서 전체 역을 폐쇄하는 경우다. 영국 정부가 최근 런던 지하철 민영화를 위해 무리한 인력감축을 강행한 결과, 에스컬레이터 고장을 고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 전도사 대처 수상이 밀어붙인 철도 민영화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영국 철도는 25개 철도운영회사와 1개 신호통제회사, 75개 차량 및 철로보수유지회사가 운영을 맡고 있다. 이들 100여개 민간회사들은 업무에 따라 하청, 재하청을 주고 있어 철도산업 관련 민간업자는 300~400여개가 넘는다.

민영화를 추진하기 1~2년 전부터 실시한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25,000여명의 철도노동자가 실직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민간기업들은 이윤을 늘리기 위해 최소한의 인원만 고용하고 시설투자 및 서비스 향상은 뒷전이었다. 시설 재투자에는 신경쓰지 않고 시설보수를 소홀히 하여 사고위험도 높았다.

잦은 연착과 사고, 그리고 노조와 승객들의 불만은 불을 보듯 뻔한 결과였다. 민영화 이후 철도 요금이 무려 44%나 폭등한 것은, 민간기업의 이윤 논리에 비추어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2000년 10월 4명이 죽고 30명 이상이 다친 열차 탈선사고 이후 크리스마스 직전에는 철도운송이 거의 마비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민영화가 완료된 94년 이후 빈번하게 터지는 열차 충돌과 탈선 등 대형사고로 지난 7년 동안 수십명이 죽고 수백명이 크게 다쳤다.
사고 때마다 원인은 같다. 철로 시설을 운영하는 회사와 차량 운영회사 사이에 제어시스템이 서로 맞지 않아서이다.
빈번한 충돌사고와 관리부실로 철도산업이 붕괴 직전 상황까지 이르자 결국 영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철도산업을 다시 공기업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폭탄의 안전장치를 제거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민영화 열차, 반드시 정지시켜야 한다.

태그

철도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편집실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