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개악저지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투쟁본부의 지역노조연대 대표자 7명은 지난 20일 중소·영세·비정규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주5일 노동제 도입을 반대하는 성명서와 공개질의서를 제출하기 위해 여의도 노사정위원회(이하 노사정위)를 항의 방문했다.
이날 노사정위를 방문한 지역노조연대회의 노조 대표자 7명은 ▲주5일 노동제 즉각 전면·동시 실시 ▲2월말 임시국회 '노동법 개악 기도' 중단 등을 요구했다.
지역노조 대표자들은 노사정위원회가 주5일제도입을 빌미로 ▲탄련적 근로시간제 확대 ▲초과노동한도 확대 및 할증률 인하 ▲연월차, 생리휴가 무급화 등 근로기준법 개악 움직임에 항의하고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노사정위 위원장은 이날 면담과 이후 면담도 거부했다.
노사정위, 중소·영세·비정규 노동자들에게 회의실조차 내줄 수 없어
12시 50분경, 노사정위를 방문한 지역노조 대표자들을 맞은 이는 노사정위 사무실 앞을 봉쇄한 경찰들이었다. 이날 방문한 지역노조 대표자들의 노사정위원장 면담, 질의서 전달 등을 요구하자 노사정위는 사전 '공식적 절차'가 없었다는 이유로 회의공간 조차 거부하며 "지하 1층 커피숍으로 가자"는 등의 상식이하의 발언을 해 지역노조 대표자들의 거센 항의를 샀다.
지역노조 연대회의의 김종태(건설일용노조 대표)위원장는 "중소, 영세, 비정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가져온 대표자들에게 노사정위에서 질의서를 전달하며 면담할 공간, 위원장 실은 물론 회의실조차 제공하지 않는 것은 노사정위가 중소, 영세, 비정규 노동자들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항의했다.
그러나 노사정위는 "점거농성의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며 2시간 30분여 동안 노사정위 사무실을 봉쇄하고 지역노조대표자들을 복도에 방치했다.
주5일제 전면·동시 실시 요구에 노사정위 "단계실시 불가피" 되풀이 해
3시 20분경 노사정위는 소 회의실을 개방하고 2시간 여의 노사정위의 상식 밖의 태도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역노조 대표자들은 정경연 기획의원, 근로시간단축 전문위원, 비정규특위 전문위원 등이 배석한 가운데 공개질의서와 성명서를 전달했다. 이후 노사정위와 가진 면담에서 지역노조연대는 현장 중소 영세 노동자의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노사정위를 비판하고 현장의 주5일제 도입을 통한 근로기준법 개악과 단계적 실시를 반대하는 현장조합원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지역노조연대회의는 "노사정위 공익안의 단계적 실시는 중소·영세·비정규 노동자의 희생을 담보로 진행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서 단계적 실시는 중소, 영세, 비정규노동자들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사정위는 '단계적 실시'는 지난해 10월 노·사·정 합의가 이미 이루어진 사항이므로 절대 번복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대표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한편 노사정위 측은 2월 임시국회 처리문제와 관련해 "2월 임시국회내 주5일 근무제 날치기 통과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노조 대표자들은 "98년 파견법 실시 등 노동관계법은 지금까지 계속해서 날치기 통과해왔다"고 일축하고 노사정위원장 등의 책임자의 확답을 요구했다. 노사정위 측은 이에 대해 "주5일제 합의는 노총에게 달렸다. 정부와 재계는 공익안에 일정 정도 합의했고, 한국노총의 합의가 있지 않아 2월내 입법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가진 면담에서 각 지역노조 대표자들은 "노사정위의 주5일제 공익안이 주5일제 도입으로 인한 대기업의 초기 도입비용을 중소영세사업장과 비정규 노동자에게 떠넘겨 노동시간단축의 본래의 취지를 왜곡하고 중소영세비정규직의 희생을 담보로 진행되고 있음"을 비판하고 규탄했으나 노사정위는 "주5일제 단계적 실시가 근로기준법 개악 소지가 있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해 더 이상의 깊은 논의는 진행되지 못했다.
지역노조대표자들은 이후 노사정위에 노사정위원장 면담을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요구했으나, 노사정위 측은 위원장 면담을 거부하고 차선책으로 상임위원장 면담을 오는 25일 오전 10시 30분에 갖는 것을 약속했다.
성명서 주5일 노동제 즉각 전면·동시 실시하라! 노동법 개악 기도 즉각 중단하라! 전국 1,300만 노동자 가운데 300인 이하 사업장에서 종사하는 1,100만에 달하는 중소영세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희생되고 노동조건이 후퇴된다면, 노동시간 단축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하는 것인가? 주5일 근무제 도입은 연간 2,474시간에 달하는 세계최장시간 노동을 2,000시간 이내로 줄여 노동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일자리창출로 심각한 실업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더군다나 중소영세 노동자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주당 70여시간, 적게 잡아도 연간 3,500시간의 엄청난 노동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영세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는 주5일 노동제를 규모에 따라 차등을 두어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초과근로 상한선을 12시간에서 16시간으로 늘리고 가산임금을 삭감하고 생리휴가를 무급화 하는가 하면 탄력적 근로시간의 단위시간까지 1년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은 실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는 주5일 근무제의 기본 취지를 허사로 돌리고 공무원과 대기업에의 초기 도입비용을 중소영세사업장과 비정규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이고 그로 인해 그러지 않아도 심각한 노동자 내부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게 된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주5일 근무제는 당연히 중소영세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에게 전면 적용되야 한다. 언제까지 차별하여 비인간적인 삶을 강요할 것인가? 또한 보험모집인과 레미콘 기사 등 명백하게 노사관계가 엄존하는 노동자들을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자로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결사의 자유인 노조의 하법성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들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즉각 인정하라. 32년전 전태일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내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며 산화하셨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은 장시간 노동, 저임금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근로기준을 정해 놓은 근로기준법이 준수되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들은 50여년 동안 최소한의 근로기준인 근로기준법에 대한 적용을 제대로 받지 못해 왔다. 전국 1,100만 중소영세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는 김대중 정권에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한다. 김대중 정권은 더 이상 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말라! 노동시간 단축의 대의를 짓밟는 근로기준법 개악기도를 걷어치우고 주5일 근무제를 즉각 전면·동시 실시하라! 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 - 근로기준법 개악기도 중단하고 주5일 근무제 전면·동시 실시하라! - 근로감독 강화하고 근로기준법 위반 사업주를 엄격하게 처벌하라! - 노동조합에도 사법권을 제외한 근로감독 권한을 부여하라! - 실질적인 노사관계에 있는 모든 노동자들을 노동자로 인정하라! - 4인이하 사업장 근로기준법 제한규정 철폐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 적용하라! 2002년 2월 20일 부산지역 일반노조, 서울 의류업노조, 서울지역 일반노조, 서울지역 건설일용노조, 서울지역 제화노조, 서울경인지역 평등노조, 서울지역 사무전문서비스노조, 언론노조 서울경인 인쇄지부, 마산창원 일반노조, 마창지역 건설공공일용노조, 서울경기지역 설계노조, 평등노조 이주지부, 안양지역 금속노조, 전국 애니메이션노조, 전국 보험모집인노조, 금속노조 마창지역금속지회, 진주지역 일반노조, 충난지역 일반노조, 금속노조 서울남부금속지회, 금속노조 서울동부금속지회 |
이진숙기자 kokoree@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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