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국유화를 준비하라!
- 한때 사유화를 열렬히 주창했던 서방국가들, 이제 탈규제에 등을 돌리고 있다
[가디언] 2001/2/14 조나단 프리드랜드
그들은 자유시장 천국으로 향한 길을 전세계에 제시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 길에 대해 제고하고 있다. 우리(영국-옮긴이)로부터 바다 건너 멀리 떨어진 두 곳에서, 그들은 사유화된 세상을 향한 새로운 길을 개척해갔다. 그들 두 곳은 정부의 권력이 축소되고 민간기업이 이를 대체하는 세상을 재촉하는 새로운 시대의 모델을 제시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서쪽을 향해 먼저 캘리포니아에 가보자. 태생적으로 개척자 성향이 강한 그들은 여기에서 80년대에 자유시장 혁명을 시작했다. 레이건이 1980년 대통령직에 오르기 전에 주지사로서 예행연습한 곳이 캘리포니아이며, 1978년 부동산 세율을 대폭 낮춘 수정헌법 제 13조를 통과시킨 것도 또한 캘리포니아였다. 캘리포니아가 선두에 서서 나감에 따라, 미국 전체가 낮은 세금과 자유시장 원칙을 도입했고 이는 마침내 전세계적인 규범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 캘리포니아를 보라. 일찍이 고삐 풀린 말처럼 질주하던 자본주의와 동의어가 된 이 주는 이제 급격히 좌측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전력공급 단축을 초래한 최근의 전력위기 사태로 황금의 주 캘리포니아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암흑의 시간을 경험하였으며 캘리포니아 정치인들은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논의를 하게 되었다. 매각한지 채 5년도 안된 전송시스템을 재매입하려 하므로써 주의 전력 공급을 엉터리로 사유화해 발생한 엉망 진창의 상황을 정리하고자 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캘리포니아는 이제 전력망을 "재국유화"하려는 것이다.
이 뉴스로부터 돌아서서 LA 공항으로 향하자. 그리고 여기에서 12시간 걸리는 오클랜드로 가자. 뉴질랜드는 시장 근본주의를 향해 지구적 행진을 이끌었던 또 하나의 개척사회 이다. 대처보다 더 빨리 대처주의를, 레이건보다 더 빨리 레이건주의를 실현했다. 전세계의 우파 경제학자들은 세계의 어떤 나라보다 사유화를 더 빠르고 맹렬히 추진한 뉴질랜드의 지혜를 따르기위해 남태평양으로 몰려들었다.
80년대 중반 아주 짧은 기간동안 그들은 모든 것-탈규제, 세금 감축, 국유의 '귀중품'(기간산업-옮긴이)을 헐값에 팔아치우는 것-을 해버렸다. "엄청나고 철저한 시장 권력의 행사였다"고 당시 장관직을 맡았던 한 관료가 말한다. 그러나 오늘날 그 장면에 한번 조명을 비춰보자. 지금 뉴질랜드에는 작은 좌파 동맹당(Alliance party)과 연합한 새로운 형태의 노동당 정부가 집권하고 있다.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정부는 고소득자의 소득세 상한선을 높이고, 연금을 올리고, 학생부채를 감소시키고, 노조의 권리를 상승시켰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사유화를 향한 전지구적인 경향을 감히 멈추게 했다.
이전의 행정부가 산업재해에 대한 보상 지출을 개인화했는데 비해 이번 정부는 그것을 즉각적으로 재국유화했다. 그들은 이제 영국처럼 지난 10년 동안 팔아치웠던 철도 노선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트렌즈 레일(Tranz Rail)로 사유화된 서비스에 대해 안전
기준의 후퇴, 농촌지역 서비스 방치 등, 영국에서 나왔던 것과 같은 비판들이 쇄도했다. 신문들은 그것을 트렌즈 페일(Tranz Fail- 실패라는 뜻-옮긴이)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뉴질랜드 노동당과 동맹은 임기웅변적 개선에 대한 요구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그들은 철도선로가 깔린 땅을 아직도 정부가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사업을 정부가 받아 안겠다는 점을 트렌즈 레일-뉴질랜드 소유의 회사도 아니고 저 멀리 있는 위스콘신 회사이다-에 상기시켜주고 있다. 이것을 해석하면 : 노동당은 이 살찐 고양이(트렌즈 레일-옮긴이)들을 한쪽으로 밀어내고 철도의 상당부분을 재국유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것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듯, 뉴질랜드는 실패한 사유화를 돌이키는 것에 멈추지 않고 한 발자국 더 나아가려하고 있다. 공공부문이 전적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새로운 진취적인 사업 결정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다. 뉴질랜드의 모든 주요 은행들을 외국인 손에 쥐어준-심지어 뉴질랜드 중앙은행마저- 매각 열풍을 치유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연립정부는 저렴한 서비스와 저리대출을 제공하는 새로운 은행을 설립하려 한다. 이 새 은행은 정부가 소유하고 (지난 행정부가 개각하지 않은 유일한 서비스인)우체국들의 연계망을 이용해 운영할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사회주의적 여운이 물씬 풍기는 '민중은행(People's Bank)'이라는 이름을 붙이려 한다. 이 모든 것은 주목할만한 변환이다. 한때 뉴질랜드는 공공부문을 심각한 수준으로까지 축소하는 정책을 펼쳐왔는데 이제는 새로운 자원을 대대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이는 헬렌 클라크 수상에게 힘겨운 하지만 매우 중대한 일이었다. 뉴질랜드의 시장 근본주의 실험은 '실패'했다고 그녀는 오클랜드에 있는 자신의 선거구 사무실에서 나에게 말했다. 서방세계 어디보다도 성장이 더뎠고, 기업 성과는 바닥을 치고 있다.
왜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 중요한가? 캘리포니아와 마찬가지로 뉴질랜드도 영국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이지 않은가? 클라크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녀의 당은 의도적으로 영국의 새노동당을 모델로 삼고 있다. 게다가 뉴질랜드는 전지구적 경향
을 세운 오래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여성들에게 가장 최초로 투표권을 주었고, 가장 최초로 복지국가를 세웠고 최초로 핵발전을 멈추게 했고 또한 시장의 이익을 위해 최초로 국가권력을 해체했다. 만일 뉴질랜드가 이제 반대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면 우리
는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이전에도 우리는 그들을 따르지 않았는가.
토니 블레어와 노동당은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민간 부문에서 우익들의 신뢰를 얻어냈고 보수당만큼이나 여기게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런던지하철 공공-민간부문 협력(public-private partnership, PPP)을 가지고 켄 리빙스턴을 계속 공격하고 있으며, 공항 관제탑의 사유화 계획으로 대중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바로 지난 주, 블레어는 "이런 것을 훨씬 더 많이 보기를 원한다"라고 주장하므로써 PPP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그런데 우리의 유명하게 현대 수상이 뒤떨어지는 것이라면? 로스 앤젤레스에서 웰링턴으로 이어지는 교훈이 사적 부문에 대한 맹목적 신뢰에서 벗어나 부문에 대한 새로운 신뢰를 향해 반대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라면? 아이러니는 이러한 경향이 블레어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 동맹당의 '노동당스러운' 옛 대표이자 뉴질랜드 부수상이었던 짐 앤더튼의 말을 들어보아라. "나는 로저노믹스에 반대하는 이데올로기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뉴질랜드의 80년대 재정장관이었던 로저 더글라스로부터 나온 우파 철학에 대해 말한다. "나는 단지 그것이 좋은 생각이 아니냐고 말하는 것 뿐이다." 앤더튼에 의하면 탈이데올로기 세계에서는 대중들
의 선택이 가장 현명할 수 있다. 원리보다 실용주의, 즉 신조에 비해 실제적인 효과 창출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블레어주의가 아닌가? 그러니까 선거가 끝나면 블레어 수상은 휴가를 지내기 위해 서쪽으로 향하는 것이 어떨까? 거기서 목격하는 것에 호감을 갖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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