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논리 교육망친다

최근 진념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필두로 교육계에 시장 경제논리를 도입해야 된다는 의견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달 14일 ‘비전 2011’을 통하여, ‘지식정보시대의 인적자원 양성’을 위하여 △고교평준화 폐지 및 학교간 등급제 인정 △자립형 사립고 도입 △대학 기부금 입학제 허용 △사립고와 민간학원의 통합 등을 발표하였다.
이에 편승한 일부 언론들도 평준화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교육시장화 논리를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한마디로 교육에 대한 자본의 전면적인 공격이 아니라 할 수 없다.

5·31 교육개혁안, ‘교육소비자 중심의 교육’ 등장


이는 이미 김영삼 정부 시절인 95년 교육개혁위원회(교개위)가 마련한 ‘5·31 교육개혁안’에서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5·31 교육개혁안’은 현재 진행중인 교육환경의 변화를 ‘정보화·지식사회’와 ‘세계화시대’로 파악하면서, 이에 대한 교육목표로 ‘창의력 있는 인간 육성’과 ‘교육의 질적 수월성’을 설정했다.

이 과정에서 교개위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호하기 위해 수요자 중심의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면서 ‘교육 소비자의 권리와 의무 및 보호’ 조항을 들고 나왔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시장경제 논리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교육소비자의 권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교육공급자간 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함으로써 종전의 권위적인 교육체제를 해소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교육서비스’의 선택권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교육불평들을 심화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교육인적자원부 출범, 시장경제에 필요한 인적자원 개발 목표
5·31 교육개혁안은 현 정부들어서 그대로 계승된다. 김대중 정부는 21세기 국가발전의 핵심전략은 인적자원개발에 있다고 보고, 국가 전체의 인적자원 개발을 총괄·조정할 교육인적자원부를 출범시켰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개혁’이 필수적이며, 교육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체제와 교육내용을 토대로 국가 인적자원의 효율적인 개발과 활용을 극대화시킨다는 것이었다.

작년 12월 정부는 국가인적자원개발기본계획 '사람, 지식, 그리고 도약'이라는 보고서를 내왔는데 국민을 순전히 자원으로만 보는 경제 논리가 짙게 풍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는 국가수준의 최소 성취기준을 설정하고, 학생이 이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학교의 책임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정부가 규제하고 있던 교육 및 인적자원 관련 법령 및 제도를 탈규제화·자율화 시대에 맞도록 재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장기적 계획, ‘교육시장화’
이 보고서에서 한가지 흥미를 끄는 부분은 합리적 경제관 정립이란 부분이다. 정부는 시민 개개인의 합리적 경제관 정립을 위해 시장경제의 원리 및 생활현장중심의 경제활동 이해에 관한 교육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모든 정책에 시장 경제 원리를 도입하고 아예 국민들까지도 시장 경제 원리에 순응하는 인적자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경제논리가 장기적인 국가정책으로 입안되고 있기 때문에 작년부터 자립형 사립고 도입, 교원 성과급 차등지급, 영재교육확대,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진념 부총리와 한국개발연구원으로 대표되고 있는 교육의 '시장경제논리 도입' 주장자들은 이들만이 아니다. 이 나라 정부정책 자체가 국민들을 노동력만 제공하는 인적자원 자체로 평가하고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교육에 대한 시장화를 획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국민은 없다, 오로지 인적자원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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