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2002년 집단교섭의 쟁점
"노사가 어려운 현실을 이해하려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라는 김창근금속노조위원장의 인사말로 2002년 집단교섭 노사토론회는 시작되었다.
노와 사가 함께 모여서 우호적인(?) 자리를 연출하고 서로의 처지를 호소하는 광경은 보기드문 현상이었다. 이날 노측은 사측에게 '교섭파트너로서 금속노조를 인정하고 산별조직으로서 최소한 조합활동이 보장될 수 있는 사용자측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사측은 '노조가 먼저 사용자에게 기업별 교섭이 지닌 기존의 관행을 타파하고 투쟁중심에서 대화와 타협의 교섭문화로 전환하고자 하는 성숙한 자세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날 노사는 노사간의 계급적 이해는 달라도 win-win 실현을 얘기하는 동반자관계로 서로를 규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이렇게 2002년 임단투준비는 시작되었다
금속노조는 2002년 임단투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준비위원장 심상정사무처장) 내년에 산별적 집단교섭형태를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임단투준비위원회는 '금속노조 2002년 집단교섭 노사토론회'를 12월 12일에 개최하였다. 이를 위해 지부별로 노사간담회를 열고 중앙차원의 노사토론회를 조직하였다. 이날 열린 '노사토론회'의 목적은 '①2002년 집단교섭을 성사시키기 위한 분위기 조성 ②2002년 금속노조 요구와 집단교섭의 상에 대한 의견조율 ③금속노조 내부는 물론 사용자들에게도 산별교섭의 전망을 열어나가는 자리로 만든다'였다. 금속노조는 토론회 이후 9차 중앙위에서 임단투방침(안)을 결정하고 1월 임시대대에서 임단투방침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2002년 임단투 목표와 방향으로 ①통일요구, 통일투쟁을 통한 임단투·고용안정 투쟁 승리 ②집단교섭 성사를 통한 산별교섭 정책적·조직력 토대 마련 ③현장조직력 강화로 잡고 있다.
이를위해 임단투준비위는 1차와 2차에 걸쳐 토론자료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1차 토론자료를 보면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안정보장'을 내용으로 '산별교섭'을 그 형식으로 요구하기 위해 고용협약위원회의 구성을 제안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고용협약위원회는 고용안정보장을 위해 고용안정 기금 조성을 노사가 공동분담하는 것으로 되어있다.(노조 총임금의 0.5% 사용자 1.0%) 이 기금은 정리해고 조합원에 대한 보상금과 새로운 일자리를 찾거나, 창업하는데 사용한다는 것이다.(이 자료는 임단투준비위 4차회의에서 일부 지부의 문제제기로 폐기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방안의 근거로 채택한 자료는 여전히 폐기되지 않고 있다. 이 자료는 1999년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서 실태 조사한 자료의 설문결과(금속산업 노동조건·노동조합활동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근거한다. 이 보고서의 응답결과를 토대로 금속노조 임단투준비위는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응답결과를 토대로 고용정책 방향을 생각해 본다면 정리해고 규제하기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불합리한 정리해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기울이는 것과 함께 실질적인 실업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구미지부 오리온지회는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정리해고를 강제로 실시하지 않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는 무급순환휴직에 합의했다는 잠정합의안이 문제가 되었고 급기야 조합원총회에서 부결되었다. 정리해고 철폐와 규제은 엄청난 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다. 투쟁하는 조합원들에게는 정리해고 반대를 외치면서, 교섭은 그 반대로 하는 지도부의 오류가 드러난 것이다. 금속노조는 '한다면 한다'라는 목표로 조합원들의 투쟁을 조직해왔다. 하지만 정리해고에 대해 철저하지 못한 이러한 인식은 이미 내년 집단교섭을 준비하는 가운데 벌써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전국적 통일투쟁을 … 유연하게 투쟁을 구사할 것이다(?)
임단투준비위는 투쟁방침으로 '기본협약, 임금요구, 단협요구, 사회개혁'의 네가지 요구를 중심으로 전국전선을 치고 지부별 동시다발 집단교섭 실시와 통일투쟁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제출하고 있다. 그런데 노사토론회 발제문에는 "2002년에는 금속노조와의 교섭과 요구에 대한 사용자의 태도에 따라 투쟁을 유연하게 구사할 예정이다. 전향적인 사용자들에게는 무조건 일정에만 맞추어 투쟁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지만…'이라고 상반된 계획을 제출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서 조직을 건설하고 강화해 왔다. 산별노조 건설은 더욱 말할 나위 없는 것이다. 충남지부 세원테크의 용역깡패에 맞서 1일 총파업을 벌인 것을 보라. 그런데 올해 있었던 경주지부 교섭 평가를 두고 사측 발제자로 나온 발레오만도 상무는 왜 타 사업장문제로 파업을 벌이는 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세광문제에 대해 자본은 '타사업장'문제이지만, 노동자는 '같은 동지'의 문제인 것이다.
자본은 이러한 인식을 바꾸라고 설득한다.
과연 금속노조는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투쟁의 조직을 통한 집단교섭의 성사로 갈 것인지, 집단교섭에 모든 것을 희생하는 임단투로 갈 것인지는 자본의 표현대로 금속노조가 결정한 몫으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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