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벅참과 가슴 답답함이 교차한 전국노동자대회
지난 2월 24일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다녀왔다.
노동시간 단축을 빙자해 노동법을 개악하고 공기업을 사유화하려는 총자본의 음모에 맞서 전국의 노동자가 총파업을 결의하는 자리였다.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순간 정말 누가 봐도 파업대오임이 분명한 동지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두툼한 잠바 위에 투쟁조끼를 걸치고 커다란 베낭에 침낭을 달랑달랑 달고 모자를 눌러쓴 긴장된 눈빛들을 만났다. 정말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이었다. 깃발을 앞세우고 당당하게 대오를 유지하며 걸어가는 동지들은 바로 기간산업 사유화 저지를 위해 25일 총파업을 결의한 철도, 발전, 가스 동지들이었다. 정말 공공 3사 공동파업 성사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었다.
그러나 대회장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집회내용은 투쟁을 결의한 공공 3사 동지들의 긴장감과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총파업을 결의하는 결연함과 반드시 총파업을 조직하겠다는 총연맹의 의지는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회장에 뿌려진 수많은 유인물은 쓰레기처럼 여의도 공원을 뒤덮었지만,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쟁의 선봉에 선 우리 금속 동지들은 총파업은 해야하지만 어려운 단사 상황을 토로한다. 공기업 사유화 저지를 위해 투쟁대오로 무장한 공공 3사의 투쟁은 여전히 남의 일이었고 금속은 노동법 개악 저지, 공공은 공기업 사유화 저지투쟁으로 분리돼 있었다. 아무도 없는 일요일 오후 노사정위 건물 앞에서 진행된 마무리 집회는 정말 가슴 답답함을 넘어선 분노를 일으켰다. 당장 내일 공기업 사유화 저지를 위해 공공동지들이 총파업에 돌입하고, 내일 모래 전국의 노동자가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돌입하는데 이를 결의하고 조직해야 할 총연맹과 우리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했다.
그러나 공공동지들이 거점에 무사히 진입했다는 소식에 이어 25일 역사적인 공공 3사 공동파업이 성사됐었다. 신문과 방송은 기간산업의 예상을 깨고 파업에 돌입했다고 야단법석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 노동자들이 일손을 멈추는 날 세상은 멈추는 법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아래 구조조정이다, 정리해고다 하루도 편한 날이 없던 우리들에게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다. 지금 서울대와 건국대에서는 철도와 발전의 동지들이 새우잠을 자면서도 투쟁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단사를 넘어, 현안문제를 넘어, 총파업 투쟁을 조직하고 실행하는 과정 속에서 현장의 막힌 숨통을 조금씩 틔워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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