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오후 2시 30분부터 울산, 분당, 보령, 당진 등 발전노조 조합원 1300여명은 동국대학교 만해 광장에서 기습 집회를 가졌다. 13일의 오랜 산개 투쟁 끝에 만나서 서로간의 동지애 및 투쟁의 열기를 몸소 체험한 발전노조 조합원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미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조합원들은 사회자의 구호에 따라서 질서 정연하게 줄을 맞추어 결의대회를 위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곧이어 “파업투쟁 승리하여 발전소 매각 저지하자. 파업투쟁 승리 투쟁!”의 함성과 함께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파업! 파업! 총파업!”
조합원들은 파업가를 부르면서 본 결의대회를 시작했다. 열흘이 넘게 산개 투쟁을 진행한 조합원들에게 발전노조 이호동 위원장의 핸드폰 격려사가 스피커를 통해서 전달되었다.
“우리는 동지들의 힘찬 함성과 의지들을 모아서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의 파업 투쟁이 정부와 사측의 회유를 물리치고, 우리의 요구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다. 발전노조 조합원들의 어린 자식들이, 아내들이 가대위를 통해서 힘차게 투쟁 전선에 나섰다. 또한 각계 각층 지도자들의 시국선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아직도 발전소 매각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며 추진하려 하고 있다. 발전소 매각과 관련된 이슈를 사회적으로 공론화 시키는데 우리 발전 노동자들은 성공을 했으며, 발전소 매각 철회 / 단협쟁취 / 해고자 복직 등 우리의 요구를 쟁취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다. 승리하는 그날까지 건강에 유의하시고 끝까지 투쟁!” 이호동 위원장은 이번 핸드폰 격려사에서도 처음과 변함없이 발전소 매각 철회 없이는 절대로 파업을 끝낼 수 없다는 강고한 의지를 밝혔다. 이호동 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영화 철회 / 발전소 해외 매각 포기”만이 투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길임 조합원들도 가슴깊이 되새기고 있는 듯 했다. 이런 의지에 1300여 조합원들은 이호동 위원장의 격려사에 “투쟁!”으로서 답했다.
질긴 놈이 승리한다 끝까지 투쟁한다!
지부 대표자들의 결의발언이 이어졌다. 한 지부 총무부장은, “13 일동안 지도부를 믿고 많은 힘든 투쟁을 이어왔다. 어떤 사람들을 집에도 가고 싶고 빨리 끝나고 원상태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파업 대오가 흔들리면,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함께 승리할때까지 투쟁했으면 좋겠다.”라며 이번 파업을 끝까지 지켜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또 다른 지부 대표자는, “산개투쟁을 하느라고 심신이 많이 지쳤을 것이다. 우리가 끝까지 투쟁하여 민영화를 저지하지 않는다면, 남는 것이 없을 것이다. 조합원들도 위원장을 믿고 지도부도 조합원들을 믿고 끝까지 투쟁해야 할 것이다. 이번 투쟁은 질긴 놈이 승리한다. 서로서로를 믿고 끝까지 뭉쳐서 투쟁해 나가자.” 조합원들의 의지 또한 강고함을 보여주는 발언이었다.
곧이어 공공연맹 이혜선 부위원장의 투쟁발언이 이어졌다. “어느 누구도 이렇게 14일이 넘게 파업투쟁을 전개할지 예상하지 못했다. 철도사측은 지금 교섭 중에 맺었던 노사 합의문을 걸레짝으로 만들고, 2000명이 넘는 조합원들에게 중징계를 내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노동조합 탄압이며 노동자 탄압이다.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은 이땅에 들어와서 노동조합을 말살하고 있다. 이제는 가스, 철도, 발전과 같은 국가기간산업들을 해외에 매각하려하고 있다. 정부는 보다 많은 공갈 협박과, 회유를 강요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것들을 물리치고 강고한 투쟁을 진행하고 있으며, 승리가 멀지 않았다.” 명분이 명확한 우리의 투쟁
집회 중에 울산의 최모 조합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조합원은 집을 나온지 15일째 2월 23일부터 계속 파업에 참여해 왔다. “조합원들이 이렇게 강고한 투쟁을 유지하는 것은, 각자 일개 조합원이지만 명분이 확실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IMF를 위시한 미국에 팔아먹으려는 한국정부의 의도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라며 정부의 발전소 매각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 어제 있었던 KBS 심야 토론회에 대해서 그는, “제작년 KBS에서 똑같은 토론회가 있었다. 그때도 길종섭이 사회를 보았다. 한전노조 정책국장에게는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거의 안주고 사측의 입장만 보여주는 토론회였다. 어제도 좀 불안했지만, 우리가 요구하는 것을 박소장이 충분히 대변해 주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대체적으로 발전소 노조원들의 요구가 방송을 통해서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만족을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민영화는 “미칫짓”
최조합원은 이어서, “어제 박소장이 방송에서 정부가 추진하려는 민영화는 ‘미친짓’이라고 했다. 맞다. 이건 완전히 미친짓이다. 과거에 태안 연수원에 교육을 들어갔다. 민영화에 대한 교육이 있었는데, 그때 강사로 나온 부장이 이야기하길 ‘발전소가 민영화된다면, 역사는 매국노짓이라 판단할 것이다. 민영화 계획에 발을 들여놓은 한전은 매국노가 될 것이다.’과 같은 양심선언을 했다. 발전소를 짓는데는 7년 정도 소요된다. 발전소를 짓고 10-15년 운영을 해야 투자한 돈의 흑자를 뽑게 된다. 실제로 20년 이상의 기반을 가지고 발전소를 운영해야 이익을 볼 수 있다. 국민들의 세금을 통해서 20년 동안 해 온 것을 해외에 매각하려는 것이다. 정부가 지금 하려는 것은 완전히 미친짓이다.”라고 말하면서, 정부의 발전소매각 정책이 매국노 짓임을 분명히 했다.
핸드폰에 남겨진 아내의 메시지
“가대위의 부인들이 이해해주고 함께 투쟁해 주는 것이 많이 힘이 된다. 그동안 그렇게 열심히 대모하는 이유를 알았다는 아내의 말을 들었을 때 힘이 많이 났다.”라면서 핸드폰에 찍혀진 아내의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그 메시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자기야, 꿈에서 자기 얼굴보았다. 많이 보고 싶고, 너무 사랑해. 하지만 끝까지 투쟁이다.”최조합원은 전력대란에 대해서도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우리 조합원들은 전기가 끊기는 것은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 전기가 끊기면 당장 우리들도 많이 불편할텐데 왜 우리가 그것을 원하겠는가. 우리는 분명히 발전소라는 이 나라의 재산을 지키려 하는 것이다. 우리는 범법자가 아니며, 우리의 발전소를 팔려고 하는 정부가 바로 범법자이다.”
| 산개투쟁 ok 산속에 터잡고, 겨울잠자는 개구리 깨워 구워먹고, 칡케먹고, 가끔은 이렇게 PC방 나와 세상동정 살피고 민영화 포기없는 복기명령은 사양합니다. 차라리 계속 개구리나 잡아먹고 살지 일주일 분량씩 쌀 사서 산속에 다람쥐하고 노는데, 왜 산속에도 계속 전기가 들어오는지 짜증나네, 투쟁 집행부에서 고생하는 동지들에겐 미안하시만, 우린 건강히 잘 지냅니다. 1년쯤 산개투쟁엔 문제없으니, 민영화 저지 없는 합의는 애당초 생각도 마시고, 조급하지도 마시고, 초지일관 바랍니다. 믿음으로 끝까지 투쟁합시다! 투~~~~쟁!! (발전노조홈페이지 게시판에서) |
여성조합원들도 남성과 다를 바 없이 똑같이 투쟁합니다.
투쟁 대오에는 대부분 남성 조합원들만 눈에 띄였다. 1300여명의 대오중에 손에 꼽힐 정도로 여성 조합원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여성 조합원을 만났다. “남성 조합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여성조합원이라서 뭐 다를게 있나요. 여성조합원도 남성들과 똑같이 고생하고 있고 똑같이 투쟁하고 있어요. ‘여성이라서 특별할 거다’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요. 이호동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에게 정말로 감사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조합원들에게 강한 믿음을 주고 끝까지 투쟁할 수 있게 해 주어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지도부에게 강한 신뢰와 투쟁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남편과 함께 산개투쟁을 벌이고 있는 사내커플 여성조합원을 만났다. “크게 힘든 거는 없어요. 원래는 남편하고 조가 틀렸는데 지금은 같은 조에서 함께 있어요. 숙박과 먹는 것은 같이 회비를 걷고 나머지는 각자 자신들의 돈으로 해결합니다. 산개 투쟁 중에 토의도 하고, 밖에 나가기도 하고 서로 지치지 않고 재미있게 보내려고 노력합니다.” 힘든 투쟁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여성조합원은 덧붙여서, “정말 대단한 건 가족 대책위의 활동들인 것 같아요. 가대위 아주머니들의 활동들이 지금 이 투쟁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가족대책위의 어린 아이들이 투쟁에서 함께하고 있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그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고 뭘 알까라는 생각도 하게됩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이 나중에 발전 조합원들이 뭘 했는지 알 때는 자랑스러워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약 1시간 여동안의 결의대회를 마친 발전 노조 조합원들은 다시 산개투쟁으로 들어갔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은 없었지만, 동지들을 만난 조합원들의 발걸음은 한층 가벼워보였다. 1시간 30분동안 1300여 발전 노동자들이 만해광장을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하는 동안 동국대학교 주변에는 단 한명의 경찰도 눈에띄지 않았다.
정우혁기자, patcha@patcha.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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