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이 아니라 전문책임경영이 대안"


발전소 매각은 아니다>
발전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발전소를 국내외 독점자본에 팔 경우 전기요금이 크게 오르며, 시설투자 회피와 인원감축으로 대규모 정전사태 등 전력공급이 불안정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또한 발전산업 사유화는 의견수렴이 부족한 가운데 강행되는 데다 결국 미국자본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매각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공공참여형 전문책임경영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 3월5일 명동 향린교회에서 열린 '발전소 매각의 문제점과 대안'을 주제로 한 긴급토론회에서 김윤자 교수(한신대·국제경제학과)가 내놓은 것이다.

김 교수는 우선 발전소 매각의 졸속처리를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은행의 1993년 연구결과나 1996년 산업경제연구원 연구결과에서도 발전소의 조속한 민영화는 제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1998년 7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사항에 공기업민영화 계획이 갑자기 들어갔다. 이어 1999년 1월 '전력산업구조개편 기본계획'이 마련되고 2∼3년 만에 법제화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비춰 각계의견을 수렴했다는 정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사유화 방침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정부와 그 대변자들은 '기간산업 민영화는 세계적 추세'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겨우 10년 안팎의 일이라는 지적이다. 영국처럼 민간부문의 경영투명성이나 경영효율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나라에서조차 성패를 둘러싼 논란이 분분하고, 멕시코·칠레·아르헨티나 등 개발도상국가들은 그 폐해와 후유증이 심각한 상태다.

둘째, 한국의 발전산업(한국전력)은 해마다 1조1천억∼7천억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다. 결코 당장 팔아치워야 할 부실기업이 아니다. 또한 '공기업은 비효율적이다'는 논리는 사유화를 위해 과대포장된 안선전에 지나지 않는다.

셋째, 에너지 수급상황이 세계적으로 불안정할 뿐더러 특히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통일에 대비해 북한의 전력사정까지 고려해야 할 처지에 놓여 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수익성 위주로 진출과 퇴출을 결정하는 초국적자본에게 기간산업을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넷째, 선·후진국 사이의 통상분쟁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규모가 거대해진 현대자본주의에서 시장논리는 심지어 미국에서조차 국민경제 전체의 발전이라는 사회적 고려를 우선해 배치되고 있다.

김 교수는 이어 대안으로 민영화가 아닌 지배구조개선을 위해 공공참여적 전문책임경영을 제안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낙하산인사와 거수기 사외이사로는 경영개선을 이룰 수 없다"고 지적하며 "노조의 경영참여, 비리고발센터 운영, 환경친화적 기간산업발전을 위해 환경단체와 연대하는 일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간산업의 공공성 확보는 전력·철도와 같은 필수공익재의 질 높은 안정적 공급,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면서 "정부와 발전노조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파업국면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의 조정과 중재역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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