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파업 둘러싸고 노·정 가파른 대치



발전소 매각 철회를 요구하는 발전노조 파업투쟁이 강력한 파장을 일으키며 18일 현재 22일차를 지나가고 있다.

발전파업대오 조직력 “이상 없다”

발전노조의 파업대오는 여전히 바위처럼 단단하다. 17일 21시 현재 불참자는 311명. 여전히 전체 5,606명 조합원의 94.5%가 파업투쟁에 동참하고 있다. 이호동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퇴거 요구와 경찰력 투입 위협에도 아랑곳 않고 명동성당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조합원들 또한 500개조로 나뉜 산개투쟁을 계속하면서, 수도권 일대 전철역 등에서 수시로 가두 기습 선전전을 병행하고 있다.

어느덧 가족들도 투사가 되어

발전노조 가족대책위도 산개투쟁 중인 조합원의 빈틈을 메우며 전국 곳곳에서 눈물겨운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17일에는 6백여명의 가족들이 서울에 집결하여 제2차 발전노조 가족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울산에서도 울산화력 가족대책위와 영남화력 가족대책위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13일에는 현대백화점 성남점 앞에서, 16일에는 시청 남문 앞에서 민주노총과 함께 집회를 가졌다. 18일 새벽에는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이 연대파업투쟁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것에 맞추어 울산 인근의 월성원자력과 고리원자력 앞에서 출근선전활동을 펼쳤다.

정부 “민영화 재론 불가” 똥배짱

그러나 정부와 회사의 태도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다. 김대중 정부의 기본 입장은 “민영화에 대해서는 어떠한 형태로도 다시 논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발전노조를 힘으로 압박해서 파업을 무너뜨리면 사태는 해결된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까지 763명에 달하는 조합원을 고소고발했고, 미복귀 조합원 전원에 대해 손해배상 및 가압류 소송을 내겠다고 협박했다.

대검 공안부는 고소고발된 조합원 전원을 소환조사하겠다고 나섰고, 발전소 사측은 500명의 경력사원을 대체 채용하겠다고 발표하고 산자부는 발전소 운영요원으로 군 인력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면초가로 몰려가는 정부

하지만 정부의 똥배짱은 사면초가로 몰리고 있다. 최근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81%가 “발전소 매각에 반대”하는 등 여론의 흐름은 압도적으로 발전노조의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분당복합화력, 월성원자력, 울산화력 등 곳곳에서 발전기가 고장을 일으키는 등 전력대란 또한 임박해 오고 있다.

16일에는 박형규 목사, 이돈명 변호사, 백낙청 서울대 교수, 김윤환 경실련 전 대표, 박상증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 다소 친정부적인 입장에 서 있다고 평가받아 왔던 사회원로들마저 “발전소 매각을 유보하고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범국민적으로 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의 발전노조 강경탄압 중단도 요구했다.

17일에는 한나라당 안영근·이부영, 민주당 박인상 의원 등 26명의 국회의원들이 “발전소 매각에 대한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점에 노·사·정 인식을 같이 하고, 국민적 합의를 위한 국회 차원의 공청회·토론회 개최와 이에 대한 정부의 존중, 파업종결과 민형사 책임 최소화” 등을 골자로 하는 ‘발전산업 정상화를 위한 권고안’을 제시했다.

권고안에 대해 이호동 위원장은 긍정적인 의사를 밝히며 대화를 요구했으나, 산업자원부는 또다시 “민영화에 대해서는 일체의 논의 불가”라는 태도로 거부했다. 적어도 “발전소 매각에 대한 범국민적인 합의를 이룰 때까지는 민영화를 유보해야 한다”는 인식이 압도적 대세를 이루고 있으나 정부는 어떠한 대화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이호동 위원장의 “비장한 결단”
정부가 완강하게 힘의 논리로 밀고 나오지만, 발전노조 또한 비장한 결단으로 이에 맞서고 있다. 이호동 위원장은 16일 경찰력 투입으로 강제연행될 경우를 대비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내가 검거된다면 그 순간부터 내 말을 듣지 말고 2선 지도부의 명령을 따르라”면서 “위원장으로 앞장선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감옥행을 안방처럼 생각하고 가겠다”라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민주노총 비롯한 전체 민중진영, 총력투쟁 체제로 돌입
민주노총은 13일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 15일 산별대표자회의, 18일 중앙집행위 및 투본 대표자 회의를 잇달아 열어 “발전노조 투쟁을 중심으로 한 국가기간산업 사유화 저지 투쟁은 현 시기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 투쟁의 핵심”이라 규정하고 이에 따른 총력투쟁을 결의했다.

특히 오는 26일 긴급대의원대회를 소집하여 △발전소 매각 등 국가기간산업 사유화 중단 △노동운동탄압 중단 △노동조건 개악없는 주5일근무제 실시 △공무원 노동3권 보장 및 탄압중단을 요구하는 총파업 투쟁을 결의하기로 했다.

한편 18일 정오부터 민중진영 각계 대표들(권영길, 오종렬, 이수갑, 원용수, 김흥연, 허영구, 양경규)이 명동성당 앞에서 발전노조 투쟁을 지지하는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단식농성을 임원 및 산별대표자들까지 확대하고 23일에는 전국 동시다발 집회를 여는 등 총력투쟁 체제로 돌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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