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호/해외시각] 한반도에 전쟁 위험이 증대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 간 입장 차이 문제에 관해 유럽연합 대 외관계위원회 대변인 군나르 비어간트는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 고 있지만, 우리에게 이것은 단지 이전부터 있어왔던 정책을 실행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언론에게 말했다. 3월 16일, 영국 외

한반도에 전쟁 위험이 증대하고 있다

[세계사회주의자웹사이트」2002/03/27 제임스 코나키

미국과 북한 간 긴장이 1994년 클린턴 행정부가 핵발전소를 폐쇄하지
않으면 평양에 군사 공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한 이래 최악의 상황에 치
닫고 있다. 1월 31일, 부시는 북한을 그의 '악의 축'에 포함시켰으며 2월
동아시아 순방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혐의를 추
가했다. 이번 달,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을 제안하
는 한 보고서가 펜타곤으로부터 유출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북한 역
시 위협 태세를 취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위협은 평양이 자기방어를 위
해 1994년과 1998년에 체결한 무기 통제 협약들을 폐기할 수도 있다는,
다소 노골적인 경고이다. 3월 13일, 북한 외무성은 "백악관에 핵 미치광
이들이 들어서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모든 합의를 전면 재
검토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계획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조선인민민주주
의공화국(북한)은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과 미국 간 어떤 합의에도 구
속받지 않고 실질적인 대응 조치를 마련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
다"라고 선언했다.

1994년, 미국의 공격위협에 직면하자 평양 체제는 미국, 일본과 남한
이 경수로 건설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주고 그 동안에는 대안 연료를 공
급해준다는 조건으로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했던 원자로를 폐쇄하는 데
동의했다. 1998년 말, 역시 군사적 압력 하에 북한은 미국 서부 해안을
닿을 수 있다고 알려진 장거리 미사일의 실험을 취소시키기로 했다.
워싱턴의 요구에 북한이 이렇게 항복한 기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
시의 백악관은 경제적 불구가 된 2천3백만 명 남짓한 인구의 북한이 미
국에게 최대의 군사적 도전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협상을 하겠다는
암시를 구두로 하면서도 부시 행정부는 평양이 재래식 무기의 규모 축
소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군사 및 연구 시설 출입 허용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미국의 이런 요구는 공개적인 도발이다. 평양 체제의 일방적인 무장해
제를 주장하는 한편, 워싱턴은 핵무기로 (북한을) 위협하고 남한에 3만7
천 명의 군대를 영구적으로 주둔시키고 있으며 첨단 하드웨어를 남한
군대에 제공하고 있다. 3월 21일, 일본 주둔 군대의 일부까지 포함한
미군 5만 명과 한국 군대 대부분인 65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한반도 사
상 최대 규모의 군사 훈련이 진행되었다. 훈련의 시나리오는 북한과의
전쟁이었다. 평양은 이 훈련을 '핵 홀로코스트(holocaust)'를 위한 리허설
이라 칭했다.

부시 행정부의 목표는 북한이 방어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넣는 것
이며, (이러한 방어 조치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배치하고 있다는
증거이자 군사 공격의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기반
은 이미 형성되었다. 3월 19일, 펜타곤 보고서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관
해 백악관은 더 이상 평양이 1994년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미국 의회
에서 보증해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합의 사항을 모니터하고 있는 한 관료는 [워싱턴포
스트]에게 "우리가 보기에 합의 사항은 충족됐다. 북한이 협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 모두 나와 보라고 해라"라고 말했다. 남한 주둔
미군 총사령관 토마스 슈워츠는 이번 달 초 미 상원에서 북한이 1998년
미사일 협의를 준수했다고 증언하면서 평양이 "어떠한 형태로든" 테러
리스트 활동에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indicators)가 없다"라고 말했다.
부시의 한반도 정책을 추동하는 것은 남한 정부의 '햇볕 정책' -특히
중국이 장려한 것으로, 지난 3년 간 북한과의 정치적 화해를 향한 일련
의 단계적 과정- 에 대한 무언의 반대이다.

남한은 북한과의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중국과 소련의 옛 영토에서 시
장과 자원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더욱 증대시키려고 한다. 남한에서 시
작해 북한과 중국을 뚫고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연결되는 교
통 루트는 (남한을) 동북아시아와 유럽연합 사이에 위치한 엄청난 규모
의 무역 중심지로 만들 수 있다. 러시아는 해상보다 10일이나 더 빠르게
화물을 유라시아를 건너 운송할 수 있는 철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대
대적인 투자를 했다.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에서 중국과 남한으로 이어지
는 파이프를 통해 운송된 석유와 가스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 중
하나인 일본에 수출해 이윤을 챙길 수 있게 된다.

런던의 [파이낸셜타임즈] 특파원이 3월 18일에 지적했듯이, "서울은
세계 경제 2위를 차지하는 일본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사이에 끼어있는 자신의 위치로 동북아시아에서 중추적인 역
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15억 명의 인구를 가지고 세계 국내총생산
의 20%를 이미 생산하고 있으며, 앞으로 북미와 유럽의 지배에 도전장
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 지역의 중심부에서 말이다." 보다 일반적
으로 아시아 및 유럽 지배층 일부는 미국 경쟁자들의 지구적 영향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경제적 통합을 발전시키
고자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지리적 위치와 더불어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정치적 권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 증대로 중국은 이와 같은 야망에서 핵심을 이루고 있다. 미국
지배엘리트에서 가장 호전적인 분파를 대변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는 중
국의 개발이 이와 같은 국제 관계의 극적인 재배치로 이어질 모든 가능
성을 차단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줄곧 행사해온 헤게모니를 감소시
킬 만한 어떠한 변화도 쉽게 받아드릴 의도가 없다.

부시의 정책은 현 북한 체제를 정치적 강제로, 또는 필요할 경우 폭격
으로 없애버리고 친미 꼭두각시 정권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베이징의 경
제적 야심을 방해하는 것과 함께 평양의 몰락은 백악관이 중국에 가하
고 있는 정치적, 군사적 압력을 강화시킬 것이다. 중국이 "전략적 경쟁
자"라는 부시의 선언은 중국이 미국에 군사적으로 저항하거나 이 지역
의 다른 권력들과의 동맹을 강화하기 전에 대 중국 전쟁을 일으키자는
제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하고 있는 공화당 우파의 태도를 함축적으
로 보여준다.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반대

북한에 대한 부시의 수사학에 지지를 표명하고 있는 유일한 주요 강
대국은 일본이다. 경제 위기에 봉착해 불안정해진 주니치로 고이즈미 정
부는 '대테러 전쟁'과 북한에게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을 이용해 사회적
갈등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고 일본 군대의 증강과 사용을 정당화하고자
한다. 언론 일부의 지지를 얻으면서 그는 대 평양 군사 공격을 위한 분
위기 형성을 위해 워싱턴과의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3월 12일 (고이즈
미에게) 유리하게도 일본의 한 '적군파' 테러리스트의 부인은 1983년 일
본 여성을 납치하는 데 북한 스파이를 지원해줬다는 증언을 했다. 우익
언론인 [요미우리신분] 은 다음날 사설에서 일본 해상에 북한 공작선이
침입했다는 주장과 함께 그 납치 혐의는 "북한이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국가임"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곳에서는 부시의 호전적 입장이 공개적인 반대를 야기했다. 남한
에서는 기업 엘리트의 핵심 부분 간 경제적 이해관계가 분열되고 있으
며, 한반도를 파괴할 파국적인 전쟁에 대한 불안이 일고 있다. 남한 지
배계급은 1948년 국가 설립 이후 미국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한편, 지
금 지배층과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한층 고조된 반미 감정이 형성되고
있다. 제도 정치권에서 가장 친미 성향이 강한 여당인 한나라당조차 부
시의 핵태세 검토(NPR) 보고서에 대해 정부가 반대입장을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

전 통일부 장관이자 여전히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 보좌관인 임동원은
지난 3월 18일, 남북한이 미국과 상관없이 '햇볕정책'을 강행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일년 이내 군사적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서울대학교에서의 한 학생 강연회 관중에게 그는 "북한의 '대
량살상무기'를 파괴하기 위해 (미국이) 군사 행동을 취하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경고했다.

북한 체제가 직면한 좁은 선택의 폭을 지적하면서 임동원 보좌관은
또한 평양이 남한에서 미군을 몰아내기 위해 "전부 아니면 전무(全無)
식의 자살 공격"을 명령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수많은 논평가와 단체들
은 1950-53년 한국전쟁에서 죽은 4백만 명을 기억하라고 호소했다.
김대중 정부는 또 한 번의 전쟁 위험을 경시하고, 미국과의 군사 동맹과
'햇볕 정책' 양쪽 모두에 충실하고자 함으로써 부시 행정부의 입장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취하려 노력해왔다. 3월 25일, 남한은 작년 이후 최고위급
남북 회담을 위해 임동원 보좌관을 4월 초 평양에 파견하는 데 북한과 합
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워싱턴에 대한 공개적 저항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증가하고
있다. [중앙일보]의 한 칼럼니스트는 3월 14일 오피니언란에서 "정부는
미국의 핵전략 전환의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필요하면 분명한 이의를 제
기해야 하고, 국회와 재야에서는 강력한 반대의 소리가 나와야 한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꿀먹은 벙어리 같고, 정치하는 사람들은 게이트
논쟁과 여당의 경선과 야당의 집안 싸움에 정신이 팔려 핵전쟁의 그림자
가 덮쳐올지도 모르는 사태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그리고 "북한과
이라크가 테러 이후 미국에 대한 자세를 신중히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대
화의사를 비치는데도 불구하고 핵의 축으로 악의 축을 다스리겠다는 것
은 한반도문제나 중동문제 해결에 역기능을 하는 것이다. 미국의 핵전략
에 반대를 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은 패배주의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핵무
기가 작렬하는 전략에 반대하는 것은 우리의 원초적인 생존권의 행사다.
나라의 안전을 지키는 전략은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출발한다
는 것을 잊지 말자"(1)라고 주장했다.

지속적인 '햇볕 정책'에 대한 남한 내 요구는 중국과 유럽연합으로부터
의 지지를 얻고 있다. 양측 모두 상당한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남북한 간의 데탕트를 부시 행정부가 방해하지 못
하도록 고심 중이다.

3월 중순, 중국은 남북한이 경제 협력에 관한 회담 재개를 촉구하기 위
해 남한에 고위급 외교관을 파견했고 북한 외무성 차관 김용일의 베이징
방문을 주도했다. 3월 4일부터 18일까지 2주 동안 유럽연합은 북한 고위
급 관료들의 유럽 4개국 순방을 주최했다. 이를 기회로 삼아 유럽연합 집
행위원회는 북한을 해외 투자에 개방시킨다는 목표와 남북한 간 데탕트에
대한 지지를 강조한 대 한반도 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주한 유럽연합
상공회의소(EUCCK)는 영국, 독일, 프랑스 및 이탈리아와 함께 평양 국제
무역박람회 참가를 (북한 측과) 합의했다. 또한 EUCCK는 9월에 개최되는
제1회 평양 기술전람회 참가를 초청받았는데, 이는 [코리아헤럴드]에 의
하면 "접근하기 어려우면서도 동시에 가장 수익성있는 사업 전망을 가
진 시장에 유럽 기업들이 진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하려
는 목적이다. EUCCK가 발행한 한 보도자료는 "북한이 성공적인 개발도
상국 대열에 끼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새로운 국제 환경에 적응해나
가고 있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 간 입장 차이 문제에 관해 유럽연합 대
외관계위원회 대변인 군나르 비어간트는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
고 있지만, 우리에게 이것은 단지 이전부터 있어왔던 정책을 실행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언론에게 말했다. 3월 16일, 영국 외교부는 한국 전쟁
초기에 외교 관계를 끊은 후 처음으로 북한에 대사를 파견할 것이라 발
표했는데, 이는 아마도 부시에 대한 가장 명확한 거부일 것이다.
북한과의 직접적인 갈등을 향한 미국의 모든 행동은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 긴장을 심화시킬 뿐이다. 부시는 한반도 뿐 아니라 중국 및 유럽
연합과도 갈등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 후주

1) (옮긴이 주) 이 글의 저자 제임스 코나키는 중앙일보 (3월 14일이 아닌)
12일 자 오피니언란에 실린 글 "핵의 축을 경계한다"를 요약·영역하면서
원문과 표현을 약간 달리한 부분들이 있다. [인터내셔널뉴스]에서는 코나키의
요약을 재번역하는 대신 해당 한글 원문을 그대로 싣는다.
태그

북한 , 전쟁 , 한반도 , 부시 , 악의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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