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정책 투쟁만이 고칠 수 있다"
발전노조 투쟁 의미 승패 떠나 노동운동 새로운 전망 열어
노동운동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고 있다. 민주노조로 결합한 새내기에 가까운 발전산업 조합원들은 보름이 넘는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 투쟁의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IMF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정부의 '막가파'식 사유화 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투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명동성당을 맞교대 하듯 들락거리면서 한국통신 등 수많은 저항이 있어왔다.
그러나 일정한 파급력을 가진 공공3사가 동시에 파업을 시작하고, 발전노동자들이 완강하게 버팀으로서 국가의 사유화 정책에 대한 전 국민적인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민주노조운동의 힘을 구체적으로 확인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원회'를 무기로 '교섭력'을 인정받아왔다. 민주노총 내에서도 "투쟁만 하면 뭐하냐? 실리는 한국노총이 모두 챙기는데.."라는 식의 비판이 있어왔다.
그러나 교섭에 의해 일찍 타결된 가스노조와 철도노조는 민주노총으로의 결합을 지향하게 되었다. 이 참에 다시 한번 '교섭력'의 위력을 보이고자 했던 한국노총은 거꾸로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비타협적 투쟁을 무기로 한 민주노조운동의 힘이 대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셋째, 금속산업연맹과 사회보험노조의 연대 총파업은 노동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투쟁이었다. 기업별 노조를 넘어선 동맹파업은 85년 구로지역 연대파업투쟁의 맥을 이어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파업 이외에도 발전노동자에 대한 연대와 지지는 끝이 안보이게 확산되고 있다. 국제적인 지지, 산개투쟁 중인 조합원에 대한 잠재워주기 운동의 확산, 가족대책위원회의 활발한 활동,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한 지원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새로운 양식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투쟁의 전망을 말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공기업 역사상 유래 없는 장기파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투쟁은 승리와 패배를 넘어서 노동운동의 새로운 전망을 열어나갈 단초가 되리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전력대란이라는 국가적 사안을 배수진으로 부딪치고 있는 정부와 노동조합의 맞대결은 항상 그렇듯이 정부의 승리(?)로 끝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가기간산업을 해외자본과 독점재벌에 일방적으로 팔아치우려는 김대중 정권의 기도는 많은 타격을 받게될 것이다.
또한 투쟁의 자신감이 대중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자칫 '힘쓰기 좋아하는 정부' 가 물리적인 방법에 의한 진압을 택한다면, 월드컵에도 많은 차질을 주게 될 것이다.
새내기 조합원에 의해 불러 일으켜지고 있는 노동운동의 새로운 도약은 IMF 이후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던 무력감을 일거에 깨우기 시작하고 있다. 한국사회가 가지는 드라마틱한 역동성은 새로운 출발을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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