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국민보다 열배 넓은 집 세금없이 산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 1-5호 경남빌라. 항간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이 곳, 이회창의 ‘가족타운’을 찾은 것은 지난 13일(수) 오전 10시쯤이었다. 안국역에서 차로 이동한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서울 도심이라고 믿기 어려운 한적한 길이 나타났다. 그 길 끝자락,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저 바로 옆에 위치한 빌라는 대리석 담에 둘러싸인 현관을 위시로 뒤는 대나무와 돌계단 등으로 꾸며진 정원을 갖춘 채 솟아 있었다. 그 길로 곧장 100m정도만 올라가면 삼청동(청와대 뒷길)과 이어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경남빌라를 마주보고 그 길가에 한화그룹 김승현 회장 집과 삼한기업 회장 집이 있다.

문짝은 단풍나무, 주방기구는 독일제, 방마다 욕실 딸려

마침 그 앞을 지나가던 할머니 두 분을 만날 수 있었다. “이 곳이 이회창 씨 집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몰렀지. 텔레비전에서 그래서 알았지” 할머니들은 “딴 세상 사람들”일이라 잘 모른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경비실로 가려는 데 입구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나온다. 빌라 안은 어떤지, 아들은 얼마나 자주 오는지, 이런 질문들에 대해 아주머니의 대답은 한결같이 “나는 바깥만 청소하기 때문에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나중에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놀라운 사실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근방의 ㅈ부동산 중개업자에 따르면 경남빌라는 119평짜리 최고급 빌라로, 고급주택가로 꼽히는 가회동 일대에서도 알아준다고 한다. 전체 2개동 8채로 되어 있는데 이 중 202, 302, 402호 총 세 채에 이회창 씨와 그의 아들, 딸들이 산다. 가족 1명당 평균 주거면적은 52평. 국민 1인당 평균 6.2평의 10배에 달한다.

“아휴, 왓따죠. 얼마나 초호화판인데요. 재목은 소나무인데 문짝 같은 것은 다 단풍나무를 썼어요. 다 수입이죠 뭐. 주방기구만 하더라도 모조리 독일제고. 방이 4갠데, 방마다 욕실이 다 있어요”

경남빌라 옆 골목에도 한창 공사중인 건물이 있었는데, 현장 인부의 말에 따르면 실평수가 4,50평 정도 되는 고급빌라다. 그런데 이 동네에서는 별로 큰 편이 못 된다고.

경비실 들른지 10분도 안 돼 종로서 출동

일단 경비실 문을 두드렸다. “신문에 난 그대로예요” 경비의 첫 마디는 “아무것도 묻지말라”는 것이었다. “아, 글쎄, 물어보지 말라니까요. 난 여기온 지 3일밖에 안 됐어요.” 그는 주차장 입구조차 못 가게 막아섰다.

그리고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경남빌라와는 한참 멀어져서 안국동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경찰차가 싸이렌까지 울리며 쫓아왔다. 보니 종로경찰서 소속이다. “이미 언론에 다 났는데 왜 이럽니까, 당신들 그러는 것도 사생활 침해요” 한 명이 다짜고짜 언성을 높이자 다른 한 명이 사정하듯 말을 한다. “지금 이게 민감한 부분이라 그래요. 계속 언론사에서 오는데 우리보고는 야당 총재니깐 제대로 안해 준다고 그러니 우리도 난처해요”

경찰과의 설전을 뒤로 한 채 가다가 집배원을 만났다. “실제로 총재님 말고 아들 앞으로 오는 우편물도 있어요. 딸도 두어 달 전에 이사왔다 하대요” 이런 식으로 인적이 드문 이 동네에서 만난 사람은 모두 7명. 운이 꽤 좋았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들의 공통된 대답은 한결 같았다. “잘 몰라요”

가회동 ㅈ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들었다

한 채 18억 “물건 없냐”는 전화 빗발
이종찬 전 국정원장도 몇 개월 살아

ㅈ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에 따르면 경남빌라는 최근에 “떴다”“그 빌라 요즘 떴어요. 이회창이 살고 있다고 하니 물건 난 거 없냐는 전화 계속 와요. 그런데 있어야 말이지” “시가가 얼마나 되는데 그럽니까? 언론에서는 12, 3억 정도라 하던데” “훨씬 더 되죠. IMF때 17, 18억 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경남빌라는 97년 대우에서 지었다. 그런데 지어놓자마자 외환위기가 닥쳤다.

“IMF터지고, 김우중이 폭탄 맞으면서 집 값이 조금씩 내렸죠” 지금은 평당 천 만원이 훨씬 더 된다는 것이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도 몇 개월 살다가 나갔다고 했다. “그 사람도 몇 개월 살았는데 좀 된 일이라 화살을 피했겠죠” 그는 말을 이었다.

“우리나라에 돈 많은 사람들 참 많아요. 그죠” “하기야 그 집 전망도 좋아요. 남산이 한 눈에 보이지. 풍수지리학적으로 자양도 좋다고 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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