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중심 흔들리는 울산지역 노동자 정치세력화


오는 17일부터 3일간 치러지는 ‘지방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 합동총회’와 관련,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가 3월 27일 긴급대의원대회를 열었으나 진보정당 운동의 원칙을 명확히 하지 못하는 결론을 내렸다.

송철호 변호사 ‘사실상 무소속 출마’ 표명에 기층 당원들 강력 반발

3월 22일 송철호 변호사는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합동총회에 시장 경선후보로 출마의사를 밝힌 기자회견 자리에서 “경선에서 선출되더라도 민주노동당으로 출마할지 무소속으로 출마할지는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겨레신문 등에서 송철호 변호사의 민주당 입당설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기자회견 내용이 알려지자, 민주노동당 기층 당원을 중심으로 “이것이 어떻게 진보진영 후보인가” 하는 의견이 확산되어 이날 대의원대회에까지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김창현 지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당은 현재 엄중한 위기 상황”이라며 “시지부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어떠한 정치적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장 대의원들 중심으로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힌 송철호 변호사는 진보진영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후보등록조차 받아주어선 안된다” “노동자의 힘이나 사회당처럼 진보진영으로 인정되는 경우면 몰라도, 총선 때 당을 떠난 사람을 어떻게 후보로 받아줄 수 있는가” “언론에 민주당 입당설이 파다한데, 우리가 왜 조합원 총회까지 해가며 자리 깔아줘야 하냐”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수정동의안 “진보정당 운동에 조직적으로 복무해야 후보 자격 준다”

결국 “노동자 정치세력화 및 진보정당 운동에 조직적으로 복무한다는 태도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후보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수정동의안이 제시되기에 이르렀다.
수정동의안은 이러한 원칙을 시지부 지도부가 민주노총과의 협의를 통해 관철시키기 위해 특단의 노력을 경주하되, 만일 관철시키지 못할 경우 이 결과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할 것을 내용으로 담고 있었다.

민주노동당 시지부 지도부가 총사퇴도 불사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이 사태를 돌파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열띤 논란 끝에 수정동의안은 부결되었다.

토론 과정에서 수정동의안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대의원 다수가 공감을 표명하였으나, 지도부 총사퇴의 배수진까지 치고서 반드시 ‘원칙’을 관철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재석 133명 대의원 중 11명의 찬성을 얻는 데 그친 것이다.

결국 이날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는 원안대로 “무소속 후보 출마 문제를 포함하여 합동총회가 성사되도록 노력한다”면서 “중앙당을 포함한 전 당적 차원에서 대처하여 당 후보가 경선에서 이기고, 당의 중심을 바로 세우는 방향으로 노력한다”고 결정했다.

“경선에 이겨 당의 중심을 바로잡겠다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다”

이날 수정동의안 측은 원안에 대해 “경선결과를 점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선에 이김으로써 당의 중심을 바로잡겠다는 것으로 도박이나 다름없다”며 비판했다.

또한 “경선이란 결과에 대한 승복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만일 진보정당 운동에 조직적으로 복무할 의지가 없는 무소속 후보가 선출될 경우 민주노동당은 시장 후보를 내지 못할 뿐 아니라 최소한의 원칙도 지켜내지 못한 책임 공방으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합동총회 “폭넓은 참여 이끌어내기 힘들 것” 우려의 목소리
한편 이번 합동총회가 조합원들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선거운동기간은 12일부터 16일까지인데, 주말이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운동할 수 있는 기간은 2~3일에 불과하다.

또한 선관위 측은 선거운동기간 중 △현수막, 피켓, 몸 벽보 등을 이용해 출퇴근 길 조합원에게 인사하는 행위 △홍보물·운동원 동원을 통한 후보 알리기 △현장조직의 홍보물을 통해 후보자를 알리는 행위 △조합원·노조간부에게 무작위로 전화홍보(문자메시지)하는 행위 등 후보자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적극적 선거운동 방식 모두를 금지해, 경선에 임하는 후보들은 공보물을 통한 선전과 개별 접촉에만 의존해야 한다.
6만5천 조합원 총회를 통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대의를 선전하고 조합원 참여를 유도한다는 취지가 퇴색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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