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호[남은 문제들 그리고 길찾기]부분급여로 방치된 빈곤층 보호해야

허선/순천향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법에 규정되어 있는 바에 따르면 기초보장제도는 최저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가족과 함께 최소한도로 먹고 살 수 있게 하고, 몸이 아플 때 치료해 주고, 고등학교 교육까지를 정부가 책임지는 제도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기술, 자본, 지식, 정보가 없어 절망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자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제도이기도 하다.

그런데 기초법이 시행된 지 1년6개월이 지난 현재 수급자로 선정된 사람은 총 1백51만명으로 기존 생보자(한시생보자 포함)와 거의 차이가 없는 상황으로 법 제정의 목적과 상당한 거리를 둔 채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현행 기초보장제도와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고인 최옥란씨의 사례와 같이, 수급자가 되어도 삶의 절망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과 많은 빈민층(수급권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채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더 심각한 것은 방치된 사람들의 상당수가 노인.장애인과 같은 근로무능력자들이라는 점이다. 가장 보수적인 통계를 보더라도 대략 2백만명이 최저생활을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

이러한 결과는 불합리한 수급자 자격요건에 기인하는데, 정부의 문제해결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들을 시급히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즉 여러 가지 자격요건을 완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정부는 대상자간의 형평성과 소득파악 인프라와 같은 여타 제도의 미비 때문에 속히 기준을 완화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많은 수급권자들을 계속해서 방치해 둘 만큼의 충분한 사유로 인정받을 수 없다.

정부가 최소한의 의지가 있다고 한다면 소득이 아닌 여타 기준(재산.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가구에 대해서는 최소한 의료비.교육비 지원과 같은 부분급여만이라도 시급히 시행해야 할 것이다.

현실 여건을 감안할 때, 전 국민 기초생활의 진정한 보장을 위해서는 3단계의 기초보장을 위한 안전망이 필요하다. 제1단계는 현행 기초보장제도이고, 제2단계는 방치된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부분급여를 시행하는 것이고, 제3단계는 빈곤함정의 예방을 위한 장치로 차상위 빈곤계층이 수급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여러가지 조치를 말한다.
[82호] 4.8 ~ 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