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표는 의회가 의결한 국가의 중요정책, 헌법개정안 등 일정한 중요사항을 국민이 직접투표로서 최종 확정하는 레퍼렌덤(referendum)과, 헌법상 제도화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영토병합 변경문제 또는 집권자에 대한 신임 여부 등을 국민에게 직접 묻는 플레비시트(plebiscite)로 대별되며, 우리 나라 국민투표법도 양자를 포괄하고 있다.
플레비시트는 독재국가에서 권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있으나,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국가 중요 정책에 대한 유용한 의사결정 수단으로 보편화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까지 6차례에 걸친 국민투표가 있었으나 모두 헌법개정과 박정희 정권의 의도적 신임투표의 사례가 전부였고, 국가정책에 관한 국민투표는 실시된 적이 없다.
유럽 각국이 유로화 가입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한 것을 비롯, 1994년 이탈리아는 국민투표로 마약의 개인적 사용을 합법화했고, 아일랜드 정부의 낙태금지법안은 지난 달 국민투표에서 부결되기도 했다.
스위스 등에서는 유전자조작 실험에 대한 국민투표가 실시되었고, 지금 이탈리아에서는 베를루스코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해고유연화 등을 규정한 통과된 악법을 무효화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거세게 요구하는 중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스웨덴의 사례이다. 전력 생산의 50% 이상을 핵 발전에 의존하던 스웨덴은 1980년에 국민투표를 통해 "2010년까지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에너지 효율성제고, 대체 에너지 개발 등을 통해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수급구조를 확립한다"는 국민적 합의를 도출했다.
지난해 대만에서도 집권 민진당이 핵발전소 공사 재개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요구한 바 있었다. 이는 전력 생산과 같은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정책이 충분히 국민투표 사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82호] 4.8 ~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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