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 민주노총, 비상대책위 체제로

노정교섭 의견접근과 이에 따른 총파업유보에서 빚어진 민주노총의 위기상황이 수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임원진 총사퇴에 따른 지도부 공백을 메우면서 전열을 가다듬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해 오는 4월24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한편 상반기 투쟁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대의원대회 전까지는 중앙집행위가 임시로 비상대책위 구실을 하며, 임시비대위원장에는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이 선임됐다. 이에 따라 발전소 매각을 비롯한 민영화 저지투쟁과 상반기투쟁은 24일 꾸려지는 비대위가 이끌게 됐으며, 임원진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는 상반기 이후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8일 오후 2시 여의도 대한투자신탁 대강당에서 임시(3차)중앙위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수습방안을 마련했다.

이날 회의는 엄중한 상황을 반영해 90%의 참석률(전체 159명 중 142명 참석)을 보인 가운데 8시간 동안 진지하면서도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 3일 사퇴를 표명했던 총연맹 임원진이 이를 거듭 확인함에 따라 임시의장으로 뽑힌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이 이날 회의를 주재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단병호 위원장은 이날 '중앙위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4월2일 사태로 실망과 분노, 혼란과 좌절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투쟁에 동참했던 조합원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단 위원장은 이어 임원진 총사퇴와 관련해 "저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현상황에 대해 종합적으로 알고 있지 못한 상태이므로)저의 거취문제를 포함한 수습대책을 중앙위원들이 판단하면 존중하고 따르겠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중앙위원들은 단 위원장의 진퇴문제를 첫번째 안건으로 격론을 벌이다 재석과반수(124명 중 69명) 찬성으로 "위원장직을 사퇴하지 말 것"을 결정했다. 반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은 31명이었다.

중앙위원들은 이어 두 번째 안건인 '지도부 사퇴에 따른 대책'에서 비상대책위 구성방안과 성격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다 재석과반수(111명 중 82명) 찬성으로 양경규 중앙위원(공공연맹)이 낸 수정안을 채택했다. 이 수정안은 △빠른 시일 안에 당면투쟁을 책임지는 비대위 구성 △비대위원과 집행부는 대의원대회에서 선출 △대의원대회까지는 중앙집행위가 임시로 비대위 임무수행 △임시비대위가 당면투쟁 수행하면서 대의원대회에 투쟁계획 제출 등을 담고 있다. 임시비대위원장으로는 전교조 이수호 위원장이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임시비대위는 중앙위가 끝난 뒤 그 자리에서 첫 회의를 열어 오는 24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하고, 그에 앞선 16~17일 임시비대위 회의를 열어 대의원대회에 제출할 투쟁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한편 중앙위원들은 안건토의에 앞서 오랜 시간 이번 사태에 대해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따가운 질책과 자성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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