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민주노총 중앙위 결과]임원진 사퇴 임시대의원대회서 비상대책위 구성

오진아 dodani@kdlpnews.org
민주노총이 노정 잠정합의안을 폐기한 이후 허영구 위원장직무대행을 포함한 임원 8명이 사퇴, 오는 24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동반사퇴 여부로 논란이 됐던 단병호 위원장에 대한 거취문제는 '사퇴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임원진에 대한 보궐선거는 상반기 투쟁을 마무리 한 이후 실시키로 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8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지도부 사퇴에 따른 대책과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비대위는 대의원대회에서 출범, 비상대책위원과 집행부는 대의원대회에서 선출 △빠른 시일내에 대의원대회 소집 △대의원대회 때까지 중앙집행위원회가 임시비대위의 역할을 수행할 것 등을 결정했다.

중앙집행위원회는 이날 중앙위원회 직후 회의를 갖고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을 임시비대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임시비대위는 16∼17일 회의를 열어 임시대의원대회에 상정할 상반기 투쟁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중앙위원회에서는 잠정합의안과 총파업 유보 결정 등에 대해 중앙위원들로부터 "민주노총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거센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또 현재 구속 수감중인 단병호 위원장 거취 문제를 비롯 비대위 성격, 임원진 보궐선거 시기 등을 놓고 중앙위원들간에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단병호 위원장은 이날 아침 권두섭 법규차장(변호사)과의 접견을 통해 '임원 사퇴에 따른 본인의 거취 문제를 중앙위원들이 판단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중앙위원들은 "위원장으로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과 "구속중인 상태에서 이번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위원장은 사퇴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으로 나뉘어 결국 표결 끝에 '사퇴해서는 안된다'(대의원 124명중 69명/사퇴해야 한다 31명)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는 민주노총 위원장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고려할 때, 위원장까지 사퇴할 경우 지도력의 완전한 공백상태를 가져오게 될 것을 우려한 중앙위원들의 결정으로 풀이된다.

또한 비대위 구성과 임원진 보궐선거 시기를 놓고 일부 중앙위원들은 "즉각적인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 임원들을 선출한 뒤 상반기 투쟁을 조직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기 선거를 실시할 경우 상반기 투쟁에 힘을 싣기 어렵고 현장에 또한번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상반기 투쟁을 이끌 '투쟁지도부'로서 비대위를 구성하고 상반기 투쟁이 끝난 이후 임원 보궐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잠정합의안 사태 이후 혼란에 빠졌던 민주노총은 수습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그러나 비대위 구성과 상반기 투쟁의 상을 놓고 내부 진통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앙위원회에서는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과 백순환 금속산업연맹 위원장이 비대위 위원장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본인들의 고사로 결국 대의원대회에서 비대위가 구성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중앙집행위가 '임시비대위' 역할을 해나가기로 했다.

이수호 임시비대위 위원장은 "비대위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각 조직의 결의가 확인되지 않고서는 누구든 비대위 위원장을 맡기 어려울 것"이라며 "투쟁을 지도하는 비대위가 되기 위해서도 조직 전체의 결의가 모아져야 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금속산업연맹의 한 임원도 "비대위의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각 조직의 결의를 모아 비대위 위원장을 대의원대회에서 '합의추대'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상반기 투쟁의 상과 관련, 5월중순 '임단투 시기집중' 연대파업이냐 '공기업 사유화 저지'를 목표로 한 정치총파업이냐 하는 부분도 여전히 논란꺼리다.

공공연맹은 지난 10일 중앙위를 열고 발전, 가스, 철도 등이 가세하는 '국가기간산업 사유화 저지 총파업'을 결의했다. 그러나 대부분 사업장에서 5월 임단투가 집중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정치총파업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금속산업연맹의 김호규 사무처장은 "국가기간산업 사유화 저지, 노동탄압 저지, 노동법 개악 저지를 목표로 정치총파업을 조직해야 한다"며 "임단투 시기집중으로 그칠 경우 결국 개별 사업장들이 타결국면으로 흐르면서 민주노총 차원의 총력투쟁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금수 한국노동연구소 이사장은 "신자유주의, 자본의 신경영전략 등 외부의 도전은 거세지는데 반해 노동운동의 철저한 대응은 이뤄지지 못한 결과 민주노총이 위기 국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사태를 통해 노동운동이 부딪힌 도전과 과제를 고민하고 토론하는 계기로 만들려는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냉철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간부와 조합원들이 고민을 모으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83호] 4.15 ~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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